[편집자 주]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건강팀에서 의학·건강 담당기자로 보건, 의료, 스포츠, 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썼다. 팔팔해야 할 30대 초반의 나이지만 허약·골골해진 체력 때문에 2030세대의 건강정보에 늘 관심을 갖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데이트인서울', '서울, 여자가 걷기 좋은 길',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등이 있다.
노인성 안질환 젊은층에서 발병 ↑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사용 등이 원인
시력교정수술로 각막 얇아지면 녹내장 위험 요인
노인성 안질환으로 여겨졌던 녹내장과 백내장의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백내장은 40대 이후 중·장년층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눈 질환입니다. 한국인이 많이 받는 수술 중 하나입니다.
녹내장도 40세 이상 인구의 4~5%가 생길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안과 전문의들은 안전한 시력교정수술을 위해 사전 정밀검사가 필수라고 조언한다.(사진=뉴스1 DB)>
◆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사용이 눈 질환 키워
노인성 안질환으로 잘 알려진 녹내장과 백내장이 젊은층에서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안질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자신의 눈 건강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건강검진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시력교정술이 대중화되면서 수술 전 안과 정밀검사 때문에 녹내장과 백내장이 조기에 발견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와 스마트폰 사용 등에 자주 노출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백내장은 눈 속에 있는 수정체라는 구조물이 하얗게 변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전체적으로 뿌옇게 됩니다.
녹내장은 눈의 압력이 높아져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이 차단돼 시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시신경이 빛을 뇌로 전달하지 못해 시야의 외곽 부위부터 까맣게 보이다가 가운데 부위를 제외하고는 점차 보이지 않게 됩니다.
예컨대 탁구를 치는데 공이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 경우입니다. 시야에 이런 이상이 생겨 증상이 느껴질 정도면 이미 시신경이 상당히 손상됐다는 뜻입니다.
◆ 햇빛에 노출 많은 사람, 백내장 발병 확률 ↑
백내장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와 자외선 노출입니다.
80세가 지나면 거의 대부분 백내장이 생깁니다. 햇빛에 노출이 많은 사람은 훨씬 젊은 나이에 생기기도 합니다.
그 외에 염증 반응이나 외상, 약물,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미칩니다.
녹내장도 백내장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잘 생깁니다.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도 녹내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카페인과 흡연도 녹내장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한번 백내장이 생긴 수정체를 원래 상태로 돌리는 방법은 없습니다. 한번 구운 고기를 다시 생고기로 바꾸는 것처럼 불가능합니다.
백내장은 진행을 더디게 하는 약물 치료를 하다가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면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혼탁한 수정체가 맑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백내장이 생긴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로 바꿔 넣는 수술입니다. 초음파로 혼탁이 생긴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넣습니다.
수술하면 흐릿했던 시야가 밝게 보입니다. 인공 수정체는 영구적이기 때문에 제거하지 않아도 됩니다.
◆ 녹내장,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
녹내장으로 시신경이 한번 손상되면 시력이 다시 좋아지지 않습니다.
시력을 회복시키는 치료는 없습니다.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한 번의 치료로 회복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당뇨병·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일차적으로 약물 치료를 합니다.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넣거나, 레이저 치료를 합니다.
이렇게 해도 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수술 치료를 해야 합니다. 수술을 받아도 시신경이 복구되지는 않습니다.
녹내장은 한번 발생하면 거의 실명한다고 생각해 좌절하고 겁에 질려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해입니다. 녹내장을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평생을 문제 없이 살 수 있습니다.
꾸준한 약물 치료가 중요한 진행성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약물 치료를 받을 때 따가움과 충혈, 염증 반응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럴 땐 약물을 교체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시력 떨어지거나 시야 흐릿해 답답하다면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흐릿해 답답함을 느끼게 되면 병원을 찾아 백내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녹내장은 시야에 이상이 있다고 느껴질 정도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겁니다. 이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합니다.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각막 두께가 얇아집니다.
각막이 얇으면 안압계로 측정되는 안압이 실제 안압보다 낮게 측정됩니다. 정상보다 각막이 얇으면 녹내장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안압보다 측정된 안압의 값이 낮아 녹내장이 발생해도 녹내장이 아닌 것처럼 잘못 진단할 수 있습니다.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시력교정술을 받아서 안압이 낮게 측정되면 발견이 잘 안 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시력교정술을 받기 전에는 각막의 두께를 고려해서 가족력 등 녹내장 위험 요인이 있으면 수술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 넥타이 꽉 매는 것 피해야 녹내장 예방
백내장은 강한 자외선을 피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등산이나 골프 등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경우라면 꼭 선글라스 착용을 해야 합니다.
담배를 피하고 술과 커피를 과도하게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콜레스테롤·고지방 식품 섭취도 줄여야 합니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은 권할 만합니다.
녹내장은 안압을 상승시킬 염려가 크기 때문에 넥타이를 꽉 매지 않는 게 좋습니다.
트럼펫 등 금관 악기를 연주하거나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피해야 합니다.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장기·바둑·뜨개질 등 고개를 숙이고 가까운 것을 집중해 오랜 시간 보는 작업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달리기·자전거타기·등산·수영 같은 운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