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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트테이프(Cassette Tape)
필립스에서 규격을 만든 소형 자기 테이프 저장매체. 긴 테이프에 자기를 띄게 하여 음원을 비롯한 각종 데이터를 저장한다. 대부분은 아날로그 신호를 기록하지만 디지털 데이터를 기록하는 카세트테이프도 있다.
그 전에 주 저장 매체였던 LP는 부피가 크고, 재생 매체마다 음질의 차가 많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기에 개발되었다. 개발 후에 필립스의 '표준 매체' 정책이 효과를 거두어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게 됐다. 그 뒤로 테이프 자성체 개선 노력 및 소니에서 낸 워크맨 덕분에 80~90년대를 대표하는 음반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나중에 나온 미니 디스크, CD보다 훨씬 일반화되었던, 즉 당시로서의 첨단기술이 필요 없었던 제작공정과 재생 단말기가 비교적 싼 덕분에 80~90년대의 대중음악 시장의 급속 팽창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80년대의 LP는 가격도 비쌌고 부피가 커서 재생에 한계가 있는데, 카세트테이프가 등장하면서 수천 원 전후의 가격으로 LP보다 엄청나게 작은 크기에 힘입은 좋은 휴대성까지 갖춘 덕에 음반시장 발달에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되었다.
무엇보다 포터블 데크와 워크맨의 등장으로 길거리에서도 쉽사리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점이 컸다. 운동복 허리에 워크맨을 차고 조깅하는 모습이나, 80년대 비보이들이 커다란 포터블 데크를 짊어지고 다니는 모습은 당시 미국의 풍물 같은 모습이었다. 그보다 조금 전에는 해변이나 공원 같은 데에서 초소형 턴테이블로 LP를 재생하는 광경도 보였지만, 싸구려 부품을 썼기 때문에 '판 긁어먹기' 딱 좋았다.
카세트테이프는 나중에 등장한 CD가 더 좋은 음질임에도 작은 사이즈로 인한 용이한 휴대성, 그리고 CD의 높은 판매가격으로 여전히 경쟁력이 있어 음원만 좋으면 얼마든지 많이 팔 수 있었다. 90년대 중반에 활동했던 가수들이 웬만큼 잘 팔리면 100만 장이었던 이유는 바로 카세트테이프의 싼 가격.
그래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던 저장 매체였다. 그러나 그보다 더 작고 가벼운 MP3 플레이어의 등장과 인터넷 음원 다운로드의 활성화로 경쟁력을 잃어 사실상 사장되었다. 이제는 공테이프를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으며, 카세트테이프 자체가 생소하거나 아예 쓰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 그리고 최후의 사용층인 노년층마저도 SD카드 재생 기능이 탑재된 휴대용 라디오를 점점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필립스에서는 이후 카세트테이프의 디지털판인 디지털 콤팩트 카세트(DCC)라는 것을 만들었지만 완벽하게 묻혔다. DAT와는 다른 것. 일반 카세트와도 하위 호환성이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미디어가 전혀 보급되지 못하였다. 한때 미니 디스크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듯했으나, 미니 디스크가 MP3 시대가 오기 직전에 일본에서 반짝 유행을 탔던 것과 달리 DCC는 그야말로 듣보잡으로 묻혀버렸다. 보통 이렇게 묻힌 저장 매체는 산업 일각에서 잠시 부활하는 경우가 흔한 반면, DCC는 여기에서도 완벽히 외면당했다.
워크맨, 찍찍이 등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재생/녹음 장치의 주된 고장 원인은 노후화된 고무벨트 파손이다. 붐박스나 거치형 데크는 워크맨보다 고무벨트가 두꺼워 그런 걱정이 다소 적은 편이지만(아예 고무벨트가 아니라 스프링과 끈 종류를 사용한 것도 있다), 포터블 기기보다 헤드가 민감하고 메커니즘이 노출될 일이 많아서 클리닝을 열심히 해 줄 필요가 있다.
한 번에 기록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다.
제작 단가가 싸다.
변조가 어렵다. 따라서 2020년 현재에도 민형사 소송과 관련된 녹음에서 카세트테이프가 아직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증거 능력도 카세트테이프의 경우가 훨씬 강력하게 인정된다.
다루기가 쉽다.
손상된 부분의 물리적 수리가 가능하다.
재생 중 진동과 충격에 강하다. - 카 오디오로 오랜 기간 쓰인 이유이기도 하다. 재생 중 진동을 주면 튀어버리는 LP, CD와 달리 아무리 흔들어도 잘 나온다. 다만 재생 중 그렇다는 것이지, 테이프 자체는 충격에 그리 강한 물건은 아니었다. 긁혀서 음질이 손상될 염려는 없었지만, 밟거나 깔고 앉으면 내부 부품이 잘 부러진다. (그런 경우에도 다른 카세트테이프 케이스로 테이프만 옮겨 넣으면 되긴 하였다.)
카세트테이프의 단점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렵다.
자기, 열에 의해 훼손되기 쉽다.
물에 닿으면 망가진다.
반복 재생되는 특성상 테이프의 길이가 조금씩 늘어나 열화가 온다.
장기간 방치 시 테이프의 앞·뒷면의 소리와 중첩되어 음질에 열화가 온다(자기장의 영향).
기기의 성능에 따라 음질의 차이가 크다.
기기와 테이프의 궁합(전문용어로 애지무스, azimuth)을 많이 가린다. 재생 기계마다 헤드와 트랙의 위치/각도가 미세하게 다른데, 최적의 위치로 헤드를 움직여 주는 오토 애지무스 기능이 있는 기계는 매우 비쌌다. 웬만한 컴포넌트 시스템에 달린 데크는 헤드 위치를 보정할 수 없거나, 나사를 돌려 보정할 수 있도록 시계드라이버를 넣을 수 있는 구멍을 내주는 정도였다.
재생기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재생음에 노이즈 및 와우 플러터가 심해진다. 단 이는 턴테이블을 비롯하여 모터를 사용하는 모든 아날로그 재생기에 공통된 문제.
크롬, 메탈 테이프의 하위 호환성이 떨어진다. 다만 그래도 음악이 아주 안 나오는 것은 아니었고, 녹음도 상위 데크에서 지운 후 하위 데크에서 사용하면 된다. 현장감이 느껴지는 착각을 불러서 일부러 크롬 공테이프로 녹음한 다음 노말 모드로 듣기도 했다.
자기 테이프의 특성상 일부 질이 안 좋은 물건은 세월이 오래 지나면 자성체가 잘 떨어져 나간다. 단, 이것은 보관 환경 탓이 더 크다. 80년대에 문방구에서 팔던 가장 싸구려 공테이프도 이런 것은 드물었다.
테이프 감김 상태 혹은 데크의 품질 등으로 테이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되는(소위 씹히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국내 기업으로 SK그룹(당시는 선경그룹) 산하 선경매그네틱(SKM), 금성(LG) 같은 기업들과 새한미디어가 있다. 이들 기업은 비디오 테이프와 같이 카세트테이프를 만들어냈는데 SK(정확히 말하면 SKM이라는 회사로 아예 분리시킨 것. SKC는 VHS 아날로그 테이프 생산을 중단한 지 몇 년이 되었다)와 LG전자가 이 분야를 정리하던 것과 달리 새한미디어는 자기 디스크 등으로의 시대 변화를 못 읽고 1997년 외환 위기 당시에 무너져 일본 도레이사에 팔리는 처지가 되었다가 여러 소유주를 번갈아 만난 끝에 LG에서 분리된 GS계열인 코스모 그룹 계열로 편입되어 최근까지 비디오 테이프를 만들었었다. LG전자와 새한미디어는 미니 디스크도 생산했다.
'스매트(SMAT)'로 알려진 SKM은 2012년 말경에 회사 자체가 아예 폐업했다. 코스모신소재(구 새한미디어)는 마지막까지 생산했었지만 2015년 현재는 아예 생산이 종료된 상태이다.(전화 통화로 확인)
국내의 마지막 공테이프 완제품 공장은 경기도 화성시에 있다. 자재 수급 문제 때문에 60분짜리만 판매한다고 한다.
해외 기업 중 여전히 공카세트테이프를 발매하는 곳은 소니와 Maxell 정도이다. 현재는 태국에서 저가형 제품만 생산하는 등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 한때 고급 공테이프로 이름을 떨쳤던 일본의 TDK는 이미 카세트 공테이프 출시를 중단한 상태. 크롬테이프와 메탈테이프 등 고급형 제품은 이미 단종된 상태. 카세트테이프가 많이 쓰였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TDK제 공테이프는 히스잡음이 적고 녹음 품질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1980년대 일본 카세트테이프 광고. 시대가 시대인 만큼 쓸데없이 고퀄리티다.
카세트테이프의 특성상 드롭아웃 현상이라든지, 와우앤플러터(wow-and-flutter) 현상, 테이프가 늘어지는 현상 등으로 불안정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MP3의 대중화 이후에는 본격적인 음악 감상목적으로는 거의 퇴출되었다. 다만, 정품 음반의 매체로는 별로 나오지 않지만 노인층이 주로 듣는 트로트 메들리 음반이나 B급(...) 음반으로는 계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쪽도 결국 USB 메모리 음원으로 대체되었다. 주로 한국에서는 짧은 구간을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어학용 기기 및 카 오디오용으로 사용된다.
아직도 사장되지 않은 표현인 '믹스테이프(mix tape)'는 CD나 LP, 심지어 라디오 방송에서 재생되는 다양한 곡을 테이프에 녹음한 짜깁기 음악 테이프로, 20세기 청소년이라면 대부분 자기만의 믹스테이프를 제작해 워크맨으로 들으며 다녔다. 친구의 믹스테이프가 마음에 들 경우 테이프를 빌려 소위 "더블데크"(카세트 데크가 두 개 달린 오디오 장비)를 이용해 테이프를 복사하기도 하였으며,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곡들을 엄선하여 제작한 믹스테이프를 남친/여친에게 선물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풍습은 이후 CD롬 라이터가 등장하며 믹스 CD로 이어지게 되며, DRM 관리 기술이 엄격화되기 전까지는 MP3 음원으로도 이런 믹스를 공유하는 일이 많았다.
라디오 방송용으로는 스튜디오급에서는 거의 활용된 바가 없지만, 90년대 중반까지는 라디오 방송용 취재 녹음 매체로 쓰였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신문기자들 취재용 매체로 쓰였었다.
3.3. 라디오 방송 녹음용
카세트테이프는 가정에서 라디오 방송을 녹음하는 목적으로 많이 쓰였다. 1990년대까지는 방송에서 나오는 음악만을 따로 녹음하는 것도 일반적이었다. 심지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DJ가 녹음 큐를 주기도 했을 정도.
어학용인 경우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카세트테이프가 꽤 많이 쓰였었는데, 2010년대에 들어선 지금은 부록 CD나 인터넷 MP3 파일 다운로드로 대체되었다. 과거에는 EBS 토익교재에 부록 테이프가 딸려 나왔지만 지금은 MP3 파일이 들어있는 부록 CD로 대신 나온다. 그리고 테이프 세트가 시중에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아직도 나오는 어학교재는 해X스의 토익, 토플 교재나 오래전에 출판되어 지금까지 쇄를 거듭한 일부 듣보잡 교재밖에 없었는데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든 지금은 거의 전멸했다고 봐야 한다. 다만 구식의 카세트 설비를 갖춘 곳에선 CD 안 쓰고 따로 사서 쓰기도 한다. 학교 영어듣기평가 연습시키는 게 대표적. 다만 요즘에는 테이프 대신에 노트북을 이용하여 MP3 파일을 틀어주는 경우가 더 많다. 일부 학원은 2000년대 중반까지도 테이프 리코더와 공테이프를 학생들의 영어 말하기 숙제와 시험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와는 별도로 재생기 액정 디스플레이에 어학 스크립트 캡션을 출력할 수 있는 파생규격도 있다. 스테레오 채널 중 한 채널을 디지털 캡션 정보를 저장하는 데 돌려쓴 것이다. 즉 초창기 데이터 저장용 카세트의 원리를 응용한 셈. 이 카세트를 전용 플레이어에 재생하면 음성이 모노로 출력되고, 대신 스크립트가 재생기의 디스플레이에 출력된다. 일반 카세트에 재생하면 한쪽 귀에만 음성이 들리고 나머지 귀에는 딱따구리 쪼는 것과 비슷한 소리가 난다(...). 국내에서는 95년경 LG미니카세트 아하 시리즈에서 2가지의 모델이 발매되었다. 그러나 당시 기술로 대형 액정 도트 디스플레이 창을 쓰는 것 때문에 부피가 훨씬 늘어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쌌기 때문에 보급이 활발하지 못했고, 결국 몇 년 못가 MP3의 보급으로 제대로 묻혔다(...). 다음 사진은 LG에서 나온 유이한 모델 중 고급형에 속하는 것.
그냥 틀어 놓고 있어도 되고, 특히 차 안에서 이동 중에 듣기 좋다는 특성 덕에 개신교 쪽에서는 교회 목사, 인기 있는 전도사의 설교, 신앙 간증, 성경 낭독 등 많은 테이프가 나왔으며, 찬송가도 많았다. 불교 쪽에서는 독경 테이프가 여러 종류 있었는데 불교 신자라면 반야심경 테이프는 안 가진 집이 없을 정도. 찬불가도 테이프로 많이 나왔다. 가톨릭 쪽도 강론, 영성 강좌, 교리, 성가 테이프가 여러 종류 나왔다. 나중에는 CD로 많이 대체되긴 했지만. 테이프가 MP3플레이어가 대중화된 후에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쓰인 쪽이 또 있는데, 다단계 판매 업체의 회원 정신교육 및 제품 판촉을 위한 것이었다. 자기계발서의 내용을 테이프로 옮긴 것도 많았다. 일부 성공했다는 다단계 사업자는 다단계 판매 자체로 돈을 버는 것만 아니라 사업 경험담과 판매 전략을 담은 카세트 교재 판매로 돈을 번다고 할 정도.
문서의 가장 위쪽 사진 중 마이크로카세트와 미니카세트가 여기에 주로 쓰였다. 바텔 전화기 등의 자동응답기에 쓰이다가 크기가 작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이점을 살려 전사용 녹음자료로 쓰이거나 녹취용 매체로, 고용량 플래시 메모리가 대중화되기 전까지 자주 쓰였다.
그중 마이크로카세트는 가로세로 길이가 일반 카세트테이프의 딱 절반씩인 아주 작은 저장장치로, 면당 30분 분량의 음성을 녹음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작은 물건에 30분 정도의 녹음이 가능하다면 EP 정도 음반은 이것으로 발매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겠지만, 소형화를 하며 테이프 재생 속도를 느리게 하여 약 80~8000Hz라는 주파수 반응률을 보였다. 테이프의 폭 (카트리지 폭이 아닌 자기 테이프 자체의 폭) 자체는 일반 테이프와 동일하게 했다고 하니 저 사이즈에 30분 음성을 담으려면 오히려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재생 속도를 빠르게 하면 음질은 나아지겠지만 이러면 당연히 재생 시간이 짧아진다. 테이프 길이를 더 늘이자니, 물리적으로 카트리지 안에 테이프가 감길 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테이프 두께를 더 줄이자니 이미 얇은 테이프를 사용 중이라 더 줄이기 어렵고, 고급 자성체를 써서 기록밀도를 높이는 방법도 있겠지만 너무 비쌀 것이다. 결국 비교적 음질에 구애를 덜 받는 음성 및 통화 녹음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AUX 단자가 없는 차에 오디오 기기를 연결하여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장치로, 일반적인 모습은 위와 같다. 카팩 문서 참조.
자성체의 성분에 따라 노말, 크롬(또는 하이), 메탈 포지션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후자일수록 품질이 좋아지며 가격 또한 올라간다(...). 크롬테이프는 하이포지션 테이프라고도 하는데, 처음에는 자성체로 크롬을 사용했으나 제조공정상 환경문제 때문에 일본업체에서 대체 자성체를 쓰게되면서 이런 명칭이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예전에 발매된 카세트 장치 중에 고급인 것은 크롬이나 메탈 테이프까지 지원했으며 보급형은 노말테이프 전용이었다. 요즘에 나오는 것은 전부 노말테이프 전용. 이미 녹음된 크롬, 메탈테이프를 노말테이프 전용 싸구려기기로 재녹음하면 전에 있던 녹음내용이 말끔하게 지워지지 않아 겹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크롬, 메탈테이프를 동네 레코드 가게에서도 구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용산, 남대문의 얼마 안 되는 전문 판매점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노말테이프도 음악 녹음용, 다목적용(일반 녹음용), 어학용/강좌 녹음용의 식으로 종류가 나누어졌었다. 예를 들어, 지금은 폐업한 SKM의 노말 공테이프의 경우 최고급형은 CD-1, 고급 음악 녹음용은 SK, 일반 음악 녹음용은 SD, 경음악 및 강좌 녹음용은 SH/SH-X라는 식으로 제품이 나누어져 판매되었다. 2014년 현재는 어학용이나 일반 녹음용만 남았다.
노말테이프와 크롬, 메탈테이프는 바이어스 값이 다르다. 노말테이프는 120us이지만, 크롬, 메탈테이프는 70us이다. 따라서 바이어스 설정값이 다른 채로 재생할 경우 고역부에서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노말테이프는 일반적으로 MP3급인 21kHz마저 제대로 구현하기 힘들 정도로 음질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며, 크롬테이프는 22~23.5kHz 정도까지의 음성주파수 재생이 가능하다. 고급 기기를 사용할 경우 메탈테이프는 CD급에 근접한 26kHz까지 구현이 가능하다. 다만 이게 디지털 포맷이 아닌 아날로그 포맷이기에 일부러 필터를 달아놓지 않는 이상 특정 주파수 대역 이상을 칼같이 잘라내는 것은 아니며 기기의 특성을 많이 탄다.
시중에 판매되는 테이프 중 어학용/판촉용/강의/설교 테이프와 리어카/휴게소 테이프는 99% 이상 노말테이프이며 일반 대중가요 정식음반의 경우도 대부분 노말테이프다. 하지만 클래식 테이프는 상당한 수가 크롬테이프로 발매되기도 했다. 이 중에는 성음사에서 발매하였고, 크롬테이프이지만 (그래서 녹음은 70us로 하고) 재생을 120us의 바이어스로 하도록 하여 고음을 좀 더 샤프하게 재생하도록 발매된 테이프들이 유명했었다. 도이체 그라모폰이나 데카의 수입반에도 돌비 B가 적용된 크롬 테이프가 많았다.
TDK제 공테이프의 경우, 고급형으로는 MA(메탈포지션), SA(하이포지션), AR(노멀포지션) 시리즈, 보급형 크롬테이프로는 CDing 시리즈가 유명했다.
잡음 해결
아날로그의 특성상 잡음이 꽤 끼기 때문에(특히 히스잡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나왔다. 많이 알려진 것이 돌비 B. 현재 디지털 방송이나 DVD, 블루레이에 널리 이용되는 돌비 디지털의 그 돌비연구소에서 나온 기술이다. 이 돌비 B는 전성기 당시의 워크맨의 재생회로에 많이 채택되었으며 고급 카세트덱용으로 나온 돌비 C, S도 있었다. 그 밖에도 노말테이프의 고역 감쇄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고역부를 인위적으로 증폭하여 녹음하는 기법도 있었으며, 음반으로 발매된 카세트테이프에 많이 채택되었다.
카세트테이프는 앞뒷면이 있다. 한 면을 다 듣고 나면 꺼내서 뒤집어 넣어 주어야 하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프를 꺼내지 않고도 양면을 들을 수 있는 오토 리버스 데크가 나오기 시작했다. 원리는 간단하여 테이프가 끝나면 모터는 자동으로 역회전으로 들어가고, 헤드는 일단 테이프에서 떨어졌다가 180도 회전하여 다시 테이프에 붙어 읽기를 시작한다. 테이프 맨 앞과 맨 뒤에는 대개 음악이 녹음되지 않는(=자성체가 없는) 블랭크 부분이 몇 초 분량 있기 때문에 음악이 잠깐 끊어지기는 한다. 헤드에 네 트랙이 들어가 있고, 주행 방향에 따라 신호를 읽는 부분이 달라지는 방식이 구조가 더 간단하기 때문에 휴대용 데크와 보급형 데크에 많이 쓰였고 헤드 회전식은 녹음 및 재생 겸용 고급 기종에 주로 쓰였다.
1980년대 초반 CD가 등장하면서 카세트테이프가 쇠퇴하는 게 아닌가는 의견이 대두되었지만, 1990년대까지는 나름대로 잘 나갔던 물건이었다. CD A/V를 갖출 여건이 안되는 환경에서 CD보다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녹음 매체였기 때문. 보통 테이프반이 얼추 CD반의 1/2에서 2/3 정도로 저렴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MP3 플레이어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카세트테이프는 어르신들 경음악용을 제외하고는 본격적인 음악 감상용의 목적에서 도태되었고, 2000년대 후반까지는 고시 강의용, 어학용, 중노년층 경음악용, 설교용 등으로 명맥을 이어갔다. 하지만 2010년대 극 초반 들어서면서 MP3 플레이어 가격이(초창기에는 20~30만 원대였던 것을 고려하자면) 거의 똥값인 5만 원대로 떨어졌고, 2010년대 이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어학용, 고시 강의용 등의 목적에서 카세트테이프는 그 명맥을 상실하였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카세트테이프 수요가 늦게나마 남아있었던 나라였다. 이유는 어학용. MP3 같은 디지털 매체에 비해 복사가 불편하다는 이유 때문에 카세트테이프만을 고집했던 어학용 미디어 제조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법복제 비중이 높았던 국내 현실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영국과 같은 서유럽은 2000년대 중반에 유명 가전제품 유통업체들이 카세트테이프 재생 장치의 판매를 중지하는 등 카세트테이프가 그 시기에 사실상 사장되었다. 미국은 오디오 북 시장이 많이 발달한 것 때문인지 생각보다는 카세트테이프가 한국과 비슷하게 2010년대 초반까지 존속했었다.
이마저도 소니가 2010년에 카세트 워크맨을 단종, 2013년에 찍찍이 카세트를 단종하면서 카세트테이프는 점차 멸종 단계로 들어섰다. 한때 세계 점유율 20%를 자랑했던 공테이프 제조업체인 SKM은 2012년 말에 폐업했다. 2015년 기준으로 대형마트에서 공테이프가 사라진 지 5년 정도 되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재고도 일부 문구점이나 오픈마켓 셀러한테나 있을 정도다. 그것도 공테이프가 없는 문구점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국내에서 마지막까지 카세트테이프를 생산하던 코스모신소재(구 새한미디어)마저도 얼마 전에 카세트테이프 생산을 아예 종료하였고,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서도 카세트테이프 소개 내용은 아예 삭제된 상태다. 또한 카오디오도 역시 시대를 피해갈 수 없었는데, 승용차는 2010년을 마지막으로, 상용차는 2011년을 마지막으로 오디오 데크에서 삭제되었다. 이제 대세는 CD도, 3.5mm AUX 잭도 넘어선 블루투스가 돼버린지 오래.
2010년대 이후 시점에서 카세트 공테이프는 오프라인에서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원하는 시간과 품질에 맞는 것을 쉽게 찾기는 어렵다. 소니와 중소기업이 중국 OEM으로 발매하고 있는 몇몇 탁상용 카세트들이 카세트테이프의 마지막 인공호흡기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카세트 공테이프는 온라인 매장에서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재고가 별로 남아있지 않은 상황. 얼마나 심각하냐면 2010년 이후 출생자들은 아예 카세트테이프가 뭔지도 모르며 2005년 이후 출생자도 모습만 알고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모른다. 카세트테이프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스타로드 뿐.
하지만 아직 수요는 남아 있다. 비록 이것도 인공호흡기급으로 연명 중이긴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꽤 쏠쏠히 판매되고 있다. 이유는 카 오디오 특징에서 기인한다. 자동차 특히 버스와 트럭 같은 상용차는 근 20년 굴리는 제품(트럭의 경우)이거나 모델 체인지 주기가 20년을 넘기기도 할 정도로 길어서 기술 변화가 늦고 수명이 길기 때문이며, 운전사들이 사용하기 익숙한 점, 운전 중에 조작이 간편하다는 점도 변화의 물결을 막는 데 한몫을 한다. 게다가 관광버스용 사제 카오디오의 경우는 그 특성상 현재도 카세트테이프 데크를 사용하기도 하며,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지도 않아 가격이 싸다는 점도 CD 플레이어(충격 방지)와 MP3 플레이어를 제치고 살아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큰 차는 카세트테이프 수납할 공간이 아주 넉넉하다는 점도 덤. 비주류 트로트 가수는 카세트테이프로도 앨범을 내므로 나름대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2010년 중반 이후로 이 쪽도 USB 메모리로 매체가 바뀌었다.
또한 디지털과는 달리 흔적 없이 변조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요한 육성기록을 남길 때는 여전히 카세트테이프를 사용하기도 한다. 카세트테이프를 이용해 녹취한 원본 테이프를 만들면 그 원본 테이프가 바꿔치기 당하지 않는 이상 그 원본 테이프 자체를 조작해서 흔적 없이 변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수요는 국가를 불문하고 남아 있어서 한국에서도 녹취할 때 카세트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이 법정에서 보다 높은 신뢰성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휴대용 카세트 녹음기가 이미 매장에서 사라진 지 오래이며 스마트폰이나 스파이형 디지털 녹음기(특히 볼펜으로 위장한 소형 녹음기) 등으로 디지털 녹취하는 것이 대세가 되어 앞으로도 이런 용도로 명맥을 이을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LP보다는 달리지만 LP처럼 아날로그 수요층의 소장용 음반이 발매되는 것과 비슷한 의미로 지금도 LP판들이 나오는 것처럼 카세트테이프로도 음반이 간간이 나오고 있다. 특히 몇몇 인디밴드나, 특정한 힙스터적 문화적 사상에 입각한 (ex. 베이퍼웨이브) 아티스트들은 간혹 음반을 낼 때 테이프본으로도 한정 출시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몇몇 좀 이름있는 메이저 가수도 테이프로 저러한 수요를 노린 테이프 음반을 발매하는 경우가 생겼다. 참고로 80-90년대 디스코 문화, 힙합/스트릿 음악과 궤를 같이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그 시대 음악의 상징 중 하나이다. 일부 스트릿 음악 가수들이 데크나 테이프를 장식으로 들고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디스코 음악을 하는 크레용팝의 소율이 데뷔곡 활동 때 카세트테이프를 목에 걸고 나왔었다.
하지만 카세트테이프 정비는 많이 어려워진 것 같다. 아무래도 아날로그 장비이고 꽤나 복잡한 장비에 속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꼭 손을 봐야 한다. 하지만 카세트 데크를 제대로 정비하고 일정한 재생 속도를 잡기 위해서는 모니터링 태입과 함께 고가의 장비를 요하기 때문에 시중 수리점 중 절대다수는 '제대로' 된 정비를 하지 않는다. 오래된 카세트 데크는 벨트, 80년대 말부터는 기어를 사용하는데 이미 오래된 데크의 벨트는 구하기 어려워진 지 오래고(대부분 대체품을 쓴다), 기어들은 닳거나 플라스틱이 경화되어 부러지고 있다. 메커니즘도 일정 기간 사용 후 교체해 주어야 하는데 메커니즘 재고도 거의 없다. 부품의 가짓수가 적고 상대적으로 정비가 쉬운 LP 턴테이블에 비해 정비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카세트 데크가 많이 그리고 빠르게 폐기되고 있다. 그래서 나카미치나 텐드버그의 고급 카세트 데크의 중고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 특히 사상 최고의 카세트 데크로 평가받는 나카미치 드래곤은 중고가만 약 300만 원(!) 정도 한다. 하지만 잘 정비된 고급 데크의 음질은 상당히 좋아서 매니아들이 꽤 있는 편. 단, 텐드버그 데크들은 나카미치에 비해 와우플러터가 매우 높은 편이고 (0.1% 전후) 기계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는 등으로 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성을 가진다 하겠다.
일부 오디오 메이커에서는 LP 플레이어나 카세트 데크가 CD 리코더와 결합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디지털로 옮겨 보존하라는 용도인 듯. 이의 발전형으로 USB포트가 내장된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가 2010년대 초반까지도 출시되었었다. 역시 카세트테이프의 내용을 USB메모리로 옮겨 보관할 수 있다.
몇몇 업체에서 카세트테이프에 있는 콘텐츠를 디지털 콘텐츠로 바꿔주는 일을 하고 있으며, 주 수요는 음악이 수록된 카세트테이프이다. 하지만 그 테이프가 온라인에는 없는 마이너 가수, 한정판 앨범 또는 어학용 테이프이거나, 테이프 상태가 상당히 깔끔해서 그냥 두기는 아깝다거나, 아니면 본인이 직접 파일을 추출해서 소장하고 싶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이미 동일한 음원이 유튜브에 디지털파일로 존재하기 때문에 굳이 음질이 훼손된 테이프의 음원을 따서 컴퓨터로 옮기는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을 듯. 아지무스부터 잘 맞춰주고 해야 하는데 테이프마다 아지무스값이 다르므로 그것을 일일이 세팅하고 옮기지 않을 것도 확실하므로 더 의미 없다. 그리고, 개인이 가정에서 직접 처리하기도 하는데, 오디오 카세트 데크를 PC에 연결하고 곰녹음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녹음하여 처리하는 식이다.
카세트테이프는 복고 유행을 타기에는 단점이 매우 많은 매체다.
일각에서는 카세트테이프의 복고 유행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지만, LP 복고 유행에 비하자면 턱도 없는 상황. 복각판 발매 및 플레이어 재발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LP와 다르게 카세트는 공테이프 신규생산은 씨가 거의 마른 상태이며, 휴대용 재생 장치는 이미 단종된 지 5년이 넘었으며, 그나마 발매가 이루어지는 재생 장치는 저가형 중국산밖에 안 남은 상황이다.
카세트테이프 복고풍의 결정적인 걸림돌은 다음과 같다.
1. 불안정한 매체. 카세트테이프에는 드롭아웃 잡음과 와우앤플러터라는 커다란 복병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애지무스'라 하는 헤드-테이프 궁합 역시 중요하다. 일반 대중들에게 카세트는 음질이 나쁜 구닥다리 매체로 인식되어 왔던 것도, MP3 플레이어 대중화로 카세트가 음악 감상용에서 일찍이 도태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 반복 재생 시 테이프 늘어짐 현상.
3. 재생 장치 관리의 까다로움. 매번 헤드, 캡스턴을 이소프로필 알코올로 청소해줘야 하며, 주행상태 및 헤드의 자화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줘야 한다. 정기적인 재생 및 점검 없이 수년 이상 그대로 보관하면 고무벨트가 늘어나거나 삭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크기나 보관성에선 LP보다 장점이 있다고 하지만, MP3라든지 음악 파일을 담아서 USB째로 음악 재생을 가능하게 하는 전자기기도 나온 만큼 이런 저장매체처럼 더 작은 것도 얼마든지 있다.
LP보다 더 다양한 틈새 음원이 있다. 어린이 만화영화 주제가, 노인들이 주요 청취자인 트로트 뽕짝 음원, 하다못해 염불, 설교, 찬송가, 상엿소리(...) 등 종교, 제례 의식 관련 음원에 관하여는 그 주 사용자나 용도에 따른 취급과 휴대의 용이성 때문에 LP보다 카세트테이프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막말로 상여를 메고 가는데 라디오 카세트에다 테이프를 넣고 틀면 틀었지 취급이 불편한 LP를 틀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17년 들어 미국에서 카세트테이프 복고 바람이 불면서 관련 매출이 급증했다. 대중문화 시장 조사 업체 닐슨 미디어 리서치는 '2017년 미국 음악 보고서'에서 미국 내 카세트테이프 판매량이 2016년보다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5년 7만 4천 장, 2016년에는 12만 9천 장이 팔렸으며, 2017년에는 17만 4천 장이 판매됐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영향이 크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LP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리코더를 통한 녹음이 손쉽기 때문인 듯. 국내에도 샤이니의 '1 of 1', 솔라의 '솔라감성' 등의 음반이 테이프로 제작 출시되었다. 국내에서도 홍대와 신촌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또한 21세기의 기술을 자기 테이프라는 매체에 접목시킨 새로운 음악 플레이어의 탄생도 가능하다. 21세기의 휴대용 미디어는 MP3 등의 손실 압축 음원이 대세인데, DAT의 강점인 "저렴한 대용량"을 살려 무압축 음원을 재생하는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가 나온다고 상상해보자. 160기가바이트의 용량을 자랑하는 DAT-320 테이프에 음반 하나(!)를 담는다면 FLAC 아니라 FLAC 할아버지가 와도 문제없이 저장과 재생이 가능할 것이다.
첫댓글 1988년 더블데크 카세트 라디오가 새로 나오면서 아주 인기가 좋았다. 당시 고등학생으로 카세트 라디오가 갖고 싶어서 서울에서 사업하시는 작은 할아버지에게 카세트 라디오 사게 돈보내 달라고 했다. 작은 할머니는 반대했지만 작은할아버지는 10만원을 보내줬다. 라디오는 8만원 밖에 안하므로 구입해서 한때 잘 사용했다. 1989년 일본에서 만든 워크맨이 대 인기가 있었다. 벌써 소니, 파나소니 제품이 나돌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카세트 라디오를 리듐이온 밧데리에 오토리버스 기능이 추가되고 컴팩트한 사이즈로 작게 만들 수 있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 해 겨울 공부는 못하지만 슬롯머신 협회에서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30만원 엄청 큰 돈이다. 그 중 10만원을 떼서 삼성 마이마이를 구입했다. 일제보다는 많이 부족하지만 휴대가 가능했다.
1988년 마음씨 착한 친구집에 잠시 얹쳐 살았다. 몇 개월 아주 잘 지냈는데 갑자기 기타가 배우고 싶어 졌다. 그래서 쌈지돈 모아서 세고비아 기타를 하나 구입했다. 그 후 친구집에서 쫓겨 났다. 기타 구입한 것이 쫓겨날 일인가? 작년에 고등학교에 방문했다. 교장선생님은 본인이 음악부 출신임을 알고 계셨고, 전교생이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음악시간에 통기타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실제 교장선생님과 둘이서 음악수업을 참관하기도 했다. 학생들도 매우 긍정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한다. 작년에 기타 하나를 새로 장만했다. 하지만 클라리넷, 피아노도 있어서 기타까지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본인은 고등학교 시절 처음 입학등록금을 빼면 3년동안 학교 장학금으로 다녔습니다. 공부는 매번 꼴등을 먹었지만 장학금은 중단없이 계속 나왔습니다. 1993년 서울시립청소년직업전문학교 정보처리학과를 서울시 예산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별 어려움 없이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1994년 성수대교가 붕괴되던 해 정보통신직업전문학교 선로공학을 정보통신공사협회와 국비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수료하였습니다. 매월 훈련수당 18만원이 지급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회사에 취업했는데.... 친구들은 대학을 다닌다면서 집안 기둥뿌리가 흔들릴 정도였지만 몇몇 친구들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소식은 있지만 사회에 어느정도 기여했는지 부모님에게 신세진거 다 갚아드렸는지 생각하면 답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