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여멍)
안녕 여시들,
내가 올해 4월부터 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있는 중이거든?
알다시피 토지는 구한 말 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오는 긴 세월의 이야기를 담은 대하소설이고.
아직도 천천히 읽는 중이라 이제 겨우 총21권 중 7권을 다 읽고 덮은 상태인데,
4권 19장 일부에서, 구한 말, 조선이 하필 일본따위에게 침략을 당하고, 합방(?)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연유를
통찰력있게 쓴 부분이 있어서 내 나름대로 해석해서 설명해보려고해.
조선,유교, 유교를 숭상했던 양반들, 그 아래를 버티고 있던 수많은 백성들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 총칼 이런것들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결론을 짓는 글이라 한번 읽고 이해하기가 어렵더라고
그래서 두세번 읽고, 필사도 하고, 필사한 걸 다시 읽어보니 대충 내 방식으로 해석(?)을 할 수 있게 되었어 ㅋㅋ
----글은 박경리의 글을 써다 붙이며 내 나름의 해석을 가져다 얹어버리고 뭐 이런 식으로 써질거야....----
문제 시, 여시들이 다 맞을거야 아마 ㅠㅠ
개명 이라는 물결은, 그 시기 거부할 수 없는 현상이었어.
이것은 500년 조선왕조를 지켜 온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고...
우리가 공부하고 넘겨 짚기에는
이 큰 역사적 굵은 뿌리가 뻗어나가는 와중에 외래문물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이든
혹은 진실한 우국충정의 개혁운동이든간에 밀물과 썰물처럼 개명에 대한 생각들이 오가며
조선의 백성들은 동트는 하늘을 바라보기 위해 새벽잠을 깨고 나온게 아닐까......? 싶었는데.
한데 그게 아니라는거야,
무거운 낮잠을 겨우 깨서 혼미한 얼굴이고, 한밤중 뇌성병력에 잠이 깬 경악의 얼굴이라는거지
밤낮 모르게 어디까지 왔는지도 모른채, 밀려오고 밀려가는 개명의 물결소리를 들으며 정신을
못차리는 상태라는겨!
ㄷㄷㄷㄷㄷ
중국의 정신문화, 그 중에서도 유교, 유교 중에서도 철학과 인륜 도덕의 정주학을 숭상하였던
조선 500년동안 그 이지적이며 귀족적인 사상을 뼈에 깊이 새긴 선비들과 왕실.
이 우아하고 고매한 조선의 명문 거족들의 정신적 가치가 참으로 부수기 어려운
거대하고 준엄한 조선의 산맥 그 자체였다는거지....
그러니 일본이 조선 땅에 들어와서 모든 것을 장악하려들고 장악을 해서
친일내각을 내세워 제도를 아무리 고치려 들어도 500년을 구석구석 배어든 사상이 졸지간에 무너지지를 않는거야.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일본이 아닌, 일부 조선인들이 단시일에 만들어진 민주주의라는 것을 미국에서 들여와
만민 공동회를 열고, 독립협회를 만들고 신물을 낸다해서
이 나라 백성들 몸에 맞는 옷이 되어질 리도 없었던거고....
조선의 산천을 이루는 요소는 결국 사람들이고, 그 산천의 큰 물줄기는 양반이,
물줄기를 둘러싸고 있는것은 들판이라고 비유하며 설명을 해......이제와서 500년 말단의 조선을
이루고 있는 그 두 지세를 보면,
저 정주학의 선비들과 왕실에 밀착된 명문 거족들이 조선의 거대한 두 지류가 되었는데
하나는,
실천에 청렴결백하고 인륜 도덕에 투철하기는 하나, 학식이 부족하여 성현군자가 차마 못 된 부류....
그러니까 몰락 양반
또 다른 하나는,
군자처럼 살아오나 불의나 위험에는 고슴도치처럼 제 한몸을 사리며 안빈낙도의 명예를 고수하기 위해
남의 재물의 냄새가 행여 의관에 배어들까봐 분뇨보듯 피하는 부류+
줄을 타고 지방관직에 앉아서 그 권위의식에 수반되는 수탈을 자행하면서 양반이라는 허명을 자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매관매직을 하는 부류들을 들 수 있대.
첫번째 몰락양반류는 존재감이 없고,
두번째 부류들은 종양처럼 왕실 붕괴, 국가 파탄의 촉진제가 되는 동시에 조선500년간 세워온 수구 사상의
정예 근위병이 되어주는거지.
그렇다고 무위하고 오만한 양반들만 있었느냐, 그건아니었어.
가령 햇볕 안드는 뒷방에서 반계 유형원을 시조로 하는 경제학파의 불우한 시류들이나
현실적인 중인 계급의 일부가 진실한 개화의 꿈을 기르고 있긴 했지....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일본을 업고 재주를 부리는 정치적 무대도 능력도 없었고, (아마도 갑신정변의 김옥균이나)
민주주의라는 낯선 장단에 춤을 추면서 백성들을 모아보는 주변도 없었어. (아마도 미국에서 세련된척 날아온 서재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일본에 패한 후 수구파들이 열어놓은 러시아에도 연이 닿지를 않는
조선의 '토종' 선비들이 있긴 했지만. 역부족이었지 뭐.....조선의 거대한 줄기를 만들지도
못하고 뒷방에서 그렇게 시들어 갔었던거......
이 두 줄기를 타고 뻗어난 들판, 들판을 메운 서민들은 어떠했을까....
헉헉
내가 역부족하여
서민들과
일본의 성향에 대해서는 2탄에서....이어서 써볼게.....
첫댓글 허 책읽고 이렇게 풀어주는거 너무너무좋아 진짜흥미돋이다 다음편 기다리고있을게💛💛💛
기다릴게!!프롤로그 넘 재밌다!!!🩵🩵🩵
우와 고마워여시야
오옹 이런거 넘 좋아 고마워 잘 읽었어!
오재밌다. 2편도 기대할게. 토지 만화책으로만 읽었었는데ㅋㅋㅋ 그 때 기억난다
오 너무 흥미돋!!
잘 읽었어 2편 보러 갈게!
와 토지 읽을 엄두가 안났는데 정말 읽어봐야겠다.... 이렇게 정성스러운 글 너무 고마워!!!
여시야 꼭 다음편 올려주ㅏ야해 🥹 예고 너무 웅장해서 심장 뛴다 진짜
다음편도 있어….근데 내가 중언부언해서 나도 먼말인지 이해못하는 중 ㅎㅎ ㅜㅜ
흥미돋.. 여샤 고마워💙💙
하 너무 재밋다 여시ㅠㅠㅠㅜㅜ고마워 담글 읽으러 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