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304770404
푸른곰팡이, 말 그대로 푸르딩딩한 곰팡이지만,
우리에겐 페니실린의 원천으로 유명한 곰팡이다.
그러나 문제는 푸른곰팡이=페니실린이 아니라
푸른곰팡이가 뿜어내는 화학물질 중 일부가 페니실린인데,
이 새끼가 페니실린을 쥐똥만큼 뽑아내는 바람에
푸른곰팡이를 아무리 배양해서 뽑아내도
수요에 비해 양이 턱없이 부족했다.
얼마나 부족했는지, 임상실험을 위해
환자들에게 페니실린을 투여한 후
다시 재활용해야 한다고 환자들의 오줌을 받아와서
거기에서 다시 페니실린을 추출할 정도였다.
(의외로 잘 됐다. 70% 정도?)
그렇다고 왜 대량생산을 못 했냐고 플레밍을 욕하진 말자.
그건 뉴턴에게 왜 중력자를 발견하지 못했냐고,
세종에게 왜 신조어를 포함한 해례본을 만들지 않았냐고
뜬금없이 따지는 것과 같다.
일단 플레밍이 대충 실험을 방치해 버린 덕분에
푸른곰팡이를 항생제로 쓰겠다는 생각을 한 것 아닌가?
그 대신, 옥스퍼드 대학의 플로리와 체인이라는 과학자가
페니실린의 대량생산을 위해 머리를 끙끙대며
일리노이에서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굳이 영국인들이 미국까지 가서 연구하는 이유는
미대 낙제생이 전쟁을 일으키는 바람에
영국이 연구를 지원할 정신이 없었기 떄문이다.
뭐 어쨌든, 플로리와 체인은
미국 농무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하기 시작하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자, 전략을 바꾼다.
우리가 (플레밍한테서 받은) 푸른곰팡이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페니실린이 애걔걔 만큼 나온다...
그럼 곰팡이를 뭐든지, 닥치는 대로 키운다.
그렇다. 플로리는 쉽핥 하나만 걸리라는 마인드로
미국 전역의 곰팡이를 수집하기 시작한다.
맛있는~ 과일~ 팝니다~
한편, 연구소가 있는 옆 마을에서는
존 스카우타리스라는 사람이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팔고 있었는데...
아저씨, 그거 곰팡이 핀 거죠?
연구소의 보조 연구원, 세균학자 메리 헌트는
이름값을 하듯 사냥꾼의 눈으로
자몽에 곰팡이가 생겼다는 걸 알아챈다.
아... 아뇨... 그게... (캯 ㅈ됐네)
전부 사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곰팡이가 핀 모든 과일은
제가 전부 살 테니까 버리지 마세요.
??
그렇게 운이 좋은 존 씨를 뒤로 하고,
메리는 모든 상한 과일을 연구소로 사들고 와
곰팡이를 추출해 내기 시작한다.
그럼 남은 과일은 어떡하지?
곰팡이가 핀 부분은 지극히 일부잖아.
먹어서 응원하세요.
그렇게 친환경적으로 음식물쓰레기까지 처리하던 어느 날,
메리는 푸른곰팡이가 있는 멜론을 사 오게 된다.
여지없이 곰팡이만 추출하고
나머지 멜론은 연구원들과 나눠먹었다.
꽤 맛있었는지 그들 중 한 명은 멜론을 먹고
'음 존맛'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오... 오오!!! 찾았어!!! 드디어 찾았어!!!
플레밍이 발견한 푸른곰팡이보다
200배 많은 페니실린을 만들어내는 곰팡이,
'페니실린 크리소게눔'이 발견된 것이다.
페니실린 크리소게눔을 발견하고 나서야,
비로소 인류는 페니실린을 대량으로 사용하여
박테리아와의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인류가 사용하는 모든 페니실린은
'페니실린 크리소게늄'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모든 페니실린의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상한 멜론 하나에 살던 곰팡이가 나오는 셈이다.
힝
그렇게 대량생산에 공을 세운 플로리와 체인은
플레밍과 함께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메리 헌트에 대해선 그 어떤 기록도 없이,
그녀일 것으로 추정되는 저 사진 하나만이 남았다.
-끝-
첫댓글 메리헌트 고마워요
미대떨어진애가 전쟁일으켜섵ㅋㅋㅋ 글 넘 재밌고 유익하다 고마워ㅠㅠㅠ 따봉메리님 고마워요ㅠㅠㅠ
따봉메리!!!! 고마와요!
미대 떨어진 앸ㅋㅋㅋㅋㅋㅋ에서 엄청 웃음 메리 헌트 고마워요 따봉!
아 신기한데 진짜...사후에 노벨상 안주는 게 이런 식으로 알고보면 상 수거하고 여성에게 줘야 할 경우가 너무 많아서 만든 룰 아닌가 싶을 정도네ㅋㅋㅋㅋ
여자 업적 지워버리기 좃되네...
따봉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