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옛날에는 치과병원도 흔치 않았을뿐더러 치료비 또한 서민들이 감당키 어려울 정도였지요.
그래서 우리 어버이 세대에서는 틀니 따위를 ‘야매’로 끼우는 일이 흔했습니다.
이 말은 정확히 표현하면 ‘야매’가 아니라 ‘야미’입니다.
‘야미(暗)’는 “정당하지 못한 거래”를 뜻하는 일본말인데,
국립국어원에서 우리말 ‘뒷거래’로 순화했습니다.
그런데 ‘야미’는 일본말이지만 ‘야매’는 우리식 한자말입니다.
보통 ‘야매하다’라고 하면 “촌스럽고 어리석다”는 뜻인데,
“그 곳 원주민의 생활은 아직도 곤궁하고 야매한 모양이었다.”처럼 사용합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기지’와 ‘기장’이 있습니다.
흔히 양복 옷감으로 만든 펄렁펄렁한 바지를 ‘기지바지’라고 하는데,
이때의 ‘기지(きじ)’는 “옷감”을 뜻하는 일본말입니다.
우리 국어사전에서는 이 ‘기지’를 ‘천’으로 순화하였습니다.
그러나 “바지 기장을 줄인다.”고 말할 때의 ‘기장’은
일본말이 아니라 “옷의 길이”를 뜻하는 순 우리말입니다.
이 말은 ‘옷기장’과 동의어로서만 쓰일 뿐,
머리 기장이니 허리 기장이니 하는 것처럼 신체의 길이를 나타내는 말로 쓰지는 않습니다.
일본말과 우리말이 비슷하게 발음되는 사례 가운데
‘도쿠리’와 ‘도꾸리’가 있습니다.
우리 어버이 세대에서는 목까지 올라오도록 털실로 짠 옷을 흔히 ‘도쿠리’라고 했는데,
이 말은 일본말 잔재가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말에도 이 ‘도쿠리’와 비슷한 말인 ‘도꾸리’가 있습니다.
‘도꾸리’는 ‘도토리’를 가리키는 경기도 방언이기도 합니다.
또 이와 발음이 비슷한 말 가운데 ‘도꼬마리’란 한해살이풀도 있습니다.
시골 들길을 걷다 보면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바지에 달라붙는데,
이것이 도꼬마리입니다. 이 도꼬마리도 순 우리말이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