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엄마들이 만든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
자식을 바다에 묻고, 가슴에 묻고
억울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 엄마들....
결국 그들을 힘들게 하고 상처를 주는 건 가까운 이웃들이라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사람은 때로 천사와 같은 면이 있지만 때로는 악마와 같은 면도 지닌 이중성의 물건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이 연극이 마냥 슬픈 것은 아닙니다.
객석과 함께 저도 때론 웃다가 때론 울다가
엄마들이 대사를 차마 입밖에 못 내 잠시 공연이 멈추기도 하고
그러면 모두들 서로의 등을 두들기며 격려하고 기다려주고...
세월호 가족들에게 험한 말을 던지고, 이상한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고!
슬픈 4월, 영원히 기억해야 할 4월 16일 그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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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늦은 저녁, KBS의 한 스튜디오. 관객들의 유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코믹극이 펼쳐졌다. 빗장을 걸어 잠근 빌라에 나타난 시골 노인 김영광이 이웃들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이야기의 연극이다.
비밀 많은 노인 김영광과 무늬만 예술가인 백수 청년, 성질머리 사나운 부녀, 그리고 이상하게 불편한 104호 여자까지. 코믹한 연기에 웃음으로 들썩이던 객석은 후반 10분을 남기고 눈물바다가 된다. “따뜻한 쌀밥 한 공기만 딱 멕이고 싶은디...” 슬픔을 꾹꾹 눌러 담아 대사를 전하는 배우가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엄마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누려야 될 것을 우리 엄마들이 KBS에 와서 이렇게... 그 아이들이 여기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 단원고 2학년 6반 故 이영만 엄마 -
“웃음으로 승화시켜서 같이 보듬어주고 안아주며 살아보자는 게 우울한 것보다는 사람들 마음에 더 스며들 것 같아서요.”
- 단원고 2학년 3반 故 정예진 엄마 -
참사 직후, KBS에 항의 방문했던 세월호 가족들. 당시 쫓겨나다시피 돌아섰던 그들이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를 공연하기 위해 4년 만에 KBS를 찾았다. 지난 4년간 단원고 2학년 엄마로 살아온 8명의 엄마 배우들. 그들의 치유를 위해 시작된 연극은 벌써 40회 넘는 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엄마들은 연극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여전히 무대 아래서 분장을 하는 것도, 웃는 것도 미안하기만 한 엄마들. 그들은 대사 하나에도 아이들이 떠올라 울컥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제는 “저 집 세월호래요”라는 시선을 견디며 “그만 좀 해라, 지겹다”라는 이웃들과 싸우고 있는 엄마들. 그녀들이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를 연기하며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 무대 위 엄마 배우들의 이야기
- 4년 만에 제대로 바라본 거울에서 아들 준영의 얼굴을 본 엄마. 그녀는 끝내 거울을 응시할 수 없었다.
- 팔다리가 길쭉하고 랩을 즐겨 했던 아들 영만이. 영만 엄마는 무대에서 아들이 좋아했던 랩 공연을 펼친다.
- 딸의 교복을 나눠 입고 무대에 함께 오른 생존자 학생의 엄마와 희생자 학생의 엄마들.
- 세월호 추모 플래시몹을 펼쳤던 홍성여고 학생들이 함께 하는 객석. 학생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세월호 엄마들에게 마음을 전한다.
출처 : http://www.sedaily.com/NewsView/1RYBGJ9G81
첫댓글 저는 세월호를 통해 인간에게 공감능력이 얼마나 굉장한 것인가를 생각했어요.
생각보다 이상한 사람들이 참 많더라고요. 학교에서도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사람이 어찌 저런 행동을,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놀란 적이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