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픈데 아무리 검사받아도 문제가 없대요.
나도 모르게 꾀병을 부리는 건가요?
병원만 가면 그냥 신경성이래요..
나는 정말 아프고 힘든데, 아무리 검사를 받아도 문제를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신경성이니 일상생활 규칙적으로 하라는 말을 들으면 나를 꾀병이라고 생각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되려 더 스트레스를 받고 오기도 합니다. 이런 나, 진짜 꾀병인 건가요?
DSM-5에 따르면 이러한 증상을 통해 신체증상장애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 감염이나 질병 등의 병인이 있는 것이 아닌데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심리적 요인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타나는 증상을 몸으로 발현된다하여 신체화 증상이라고 합니다. 신체화 증상, 즉 정신 활동, 심리 상태와 관련되어 발생하게 되는 신체 증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증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호소하는 증상에 합당한 신체적인 이상이 없거나, 신체적 이상이 있더라도 환자가 호소하는 정도만큼의 고통을 유발할 정도는 아닐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환자가 증상을 의식적으로 꾸며내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런 관점으로 표현하는 환자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과 의심은 환자의 고통을 가중하고, 우울증상도 유발하는 등 악순환에 빠지게 만듭니다.
신체증상장애의 특징
· 한 개 이상의 신체적 증상을 고통스럽게 호소하거나 그로 인해 일상생활이 현저하게 방해받는 경우.
· 신체 증상에 대한 과도한 사고, 감정 또는 행동이나 증상과 관련된 과도한 건강염려를 다음 세가지 중 하나 이상의 방식으로 6개월 이상 나타냄.
① 자신이 지닌 증상의 심각성에 대해 과도한 생각을 지속적으로 지님
② 건강이나 증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불안을 나타냄
③ 이러한 증상과 건강염려에 대해 과도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여
신체화 장애, 즉 신체증상장애가 무엇인가요?
신체증상장애는 신체적 원인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 많은 신체적 증상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이 신체 증상은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나 물질의 직접적인 효과, 다른 정신장애 등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30세 이전부터 나타난 이들 증상은 만성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많은 수에서 일생동안 아픈 상태로 살아왔다고 호소하곤 합니다. 증상 표현은 애매하고 극적으로 표현하며 과장되어 보입니다. 이러한 증상은 사회적, 직업적, 또는 기타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장해를 일으킵니다. 이는 기질적 병리나 증상을 충분히 설명할 만한 객관적인 소견이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들은 정신과 진료보다는 일차 의료기관을 먼저 내원하는 경우가 보통인데, 신체화장애 환자들 중 일부에서는 이런 과정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적인 경과를 밟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만성 신체화의 결과로 부적절한 증상의 호소, 치료자 및 의료서비스에 대한 많은 요구, 계속적인 비효과적 치료에 대한 추구와 그로 인한 치료의 혼선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신경성은 다 신체증상장애인가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신체증상장애로 진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체적인 통증 호소는 전체 인구의 10%, 건강염려증적 경향은 4% 가량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통이 상당 기간 이상 지속되고, 이로 인해서 일상에 큰 영향을 줄 때 주로 신체증상장애라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만성화된 신체증상장애는 대개 우울,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회복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체적인 이상이 동반될 수 있는 항목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지 않고 처음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만을 받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습니다. 처음 대면한 의사로부터 진단과 검사를 받은 후, 원인이 발견되지 않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추천받을 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체화장애 환자들을 치료할 때에는 증상에 대한 세부적 평가 및 심리적 특성의 이해에 따른 구체적인 치료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상당수의 신체화장애 환자들은 주요우울장애, 불안장애, 감정표현불능증 및 건강염려증적 믿음이나 공포 등과 같은 정서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기존의 연구가 많습니다. 이는 신체화의 기전에 정서장애가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환자들은 이러한 정서장애 이면의 심리적 문제나 갈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신사회적인 요소를 부정하고 정신과적 접근을 피하려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신체화장애 환자들의 공존 정신병리를 평가하고 조절하는 것은 신체화장애환자의 치료에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점입니다.
신체증상장애, 원인이 뭔가요?
‘신체증상장애’는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문화적인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심리적 측면에서 신체증상장애의 원인은 마음속의 불만이나 스트레스가 ‘우울’이나 ‘불안’등의 감정으로 적절히 표현되지 못하거나, 긍정적으로 해소되지 못한 불만과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부정적인 정서를 가진 사람은 외부적인 사건보다 자신의 내부에 더 주의를 기울이므로 자신의 신체적인 상태에 더욱 민감하며 애매한 정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나친 자기 통제와 절제를 하여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의 경우 신경성 신체증상이 비교적 더 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체증상장애의 생물학적, 신체적 원인을 따져보면, 통증을 받아들이는 신경계가 너무 예민하지 않고 적절한 자극에 적절한 반응을 보일 수 있도록 조절되어야 하는데, 신체증상장애 환자분들은 자극이 매우 적거나 심지어 자극이 없는 경우에도 예민한 신경계가 통증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장근, 골격근 등의 비정상적인 수축 등도 이에 관여하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증상과 관련 있는 신경전달물질이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이기에,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을 대상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요?
신체증상장애를 다룰 때에 가장 중요한 점은 나 스스로든, 주변 사람이든 늘 일정한 관점에서 편안하게 수용하고 공감해주는 것입니다. 증상에 대해 과도하게 집중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도록 연습하며,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증상이 심할 때에는 스티커 붙이기, 글씨 쓰기나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등 나의 모든 관심이 신체 증상에만 쏠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챙김(Mindfullness, 명상)
통증 외의 신체감각, 열감, 피부 감각 등은 평소에는 우리가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에 집중해보는 것도 내가 고통받는 증상 외에도 여러 가지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는 기억과 느낌을 되살려줍니다.
영화, 게임, 운동 등 내가 즐겁고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해보기
어떠한 활동도 좋습니다. 신체증상이 있는 환자분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가 ‘이상하게 몰입을 해서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 통증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지냈던 것 같다’입니다. 꼭 증상을 잊어버리기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즐거운 활동을 하는 것,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우리 치료의 목표, 나아가서는 삶의 목표와 연관된 일입니다. 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한 활동을 찾는 것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하기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사는 늘 강조되는 부분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관된 수면 시간표를 가지고 있으면 우울증과 수면 장애 증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매일 최소한 30분의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 조깅 또는 체육관 방문 등을 습관화하는 것도 좋은 일이며,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것입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운동도 즐거움이 아니라 숙제로 느껴진다면, 즐거운 활동보다 증상 호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치료 계획을 지키기
증상이 좋아진다고 해서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약제를 중단하면 신체 증상이 언제 나타날지 모를 뿐만 아니라,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증상이 호전되는 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검사 자주하지 않기
신체증상장애 환자분들의 경우 질병에 대한 불안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검사를 통해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해도 반복적으로 병원을 찾아 신체 검진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잦은 신체검진은 검사를 진행할 때마다 불안해지고,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줄어들어 증상을 악화시키게 됩니다. 큰 질환이 없는 것을 이전의 진료 및 검사로 확인하였다면, 의사가 권유하는 일정 간격을 지켜 규칙적으로만 진료를 보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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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고유라. (2017). 신체증상장애의 이해와 접근. 스트레스연구, 25(4), 213-219.
이주연, 은성종, 이무석, 윤진상, 양종철, 문지웅 and 정해원. (2006). 신체화장애 환자의 스트레스 대처방식 및 심리적 특성. 신경정신의학, 45(6), 534-540.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 신체증상장애
(https://www.mentalhealth.go.kr/portal/disease/diseaseDetail.do?dissId=8)
Charles Wenar, Patricia Kerig (2011), 『 발달정신병리학 』, 박학사
사진출처: pixabay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