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들이저자 : 너나들이
너나들이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경인지회에서 활동하는 소아암 경험자들의 모임. 이 책은 너나들이 회원인 조윤호, 임준현, 황인섭, 신희영, 강병준, 이진서, 윤태아, 김규민, 윤상희, 윤서영이 동화 쓰기를 공부한 후 공동으로 창작한 작품입니다. 완치 이후에 멋진 삶을 살고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투병 중인 소아암 환우들에게 암은 완치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소아암에 대한 인식을 개선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그림 : 안준석외
김지형, 구다현, 윤시흔, 도하, 이문주, 한세영, 김지아, 장현진, 조수희, 이정아, 박희영, 정경문. 이 책의 그림은 소아암을 겪은 개개인의 이야기에 맞게 쪽마다 다른 작가들이 그렸습니다. 그림 작가들은 완치인들의 아픔과 삶에 대한 굳은 의지를 표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친구들 모임에 감기에 걸려 마스크를 쓰고 온 친구가 자기 가까이에 오지 말라고 한다. 감기에 옮을 수도 있으니.
건강해 보이는 친구가 말한다.
“감기처럼 옮기진 않지만 나도 아픈 적이 있어”라고.
그 옆에 있는 친구가 말한다.
“너처럼 건강한 아이가 아픈 적이 있다고? 뻥이지?”
그 친구가 한 번도 아픈 걸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친구가 말한다. “나는 어렸을 적에 백혈병에 걸렸었어.”
친구는 화들짝 놀란다.
“정말? 백혈병에 걸린 적이 있다고? 너처럼 건강한 아이가?”
감기에 걸린 친구가 말한다.
“나는 늘 겨울만 되면 감기에 걸려. 이제 겨울은 나에게 감기를 의미해”라고. 너의 겨울은 뭐니? 라고 친구에게 묻는다.
또 다른 친구가 대답한다.
"나의 겨울은 암이었어. 속이 메슥거려 아무것도 먹지 못할 때야. 그런데 냉면 대장인 나는 물냉면은 먹을 수 있을 거 같더라. 의사 선생님이 냉면을 먹지 말라고 해서 몰래 먹었어. 조금 먹고 토하고, 토하고 나서 다시 먹었지. 그때 먹은 냉면은 롤러코스터 맛이었어. 토할 때 힘들지도 않았어. 레일에서 미끄러지듯 말이야."
친구들은 자신만의 아픔, 자신만의 고난이 있었던 자신의 겨울에 대해 이야기한다.
백혈병, 골수암 등 큰 병을 앓았던 친구들이 병을 앓으면서 느꼈던 아픔과 그 속에 찾은 작은 기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중 아팠던 한 아이가 말한다.
“아이 때 걸린 암은 아무것도 아니야. 감기보다 치료 기간이 길 뿐.
겨울에 잠시 지나가는 눈보라야. 겨울을 지내면서 알았어. 봄이 더 찬란하고 싱그럽다는 걸! 지금은 확실히 봄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도 야근하고 나서 막차를 향해 뛸 때, 그때 흐르는 땀이 살아 있는 나를 느끼게 해. 심지어 그럴 땐 아팠던 기억을 잊곤 해.”
주인공 친구들이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어 도저히 암에 걸렸던 적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소아암 경험자중 현재 의과대학원생이 있어요. 그런데 여자 친구 집에서 결혼을 반대해요. 어릴 때 암을 앓았다는 이유로요. 현재 완치해서 건강하게 공부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작가 겸 주인공들이 무엇보다도 원하는 것 중의 하나는 소아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회사에 입사하려고 면접을 봤는데 왜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봤냐고 묻더라고요. 치료하느라 수업을 다 듣지 못해 검정고시를 봤다고 했어요. 지금은 건강한데도 회사에서는 다시 암이 재발할 수 있으니 채용...(하략)
[예스24 제공]
추천평
우리 백혈병·소아암 완치 친구들의 동화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백혈병·소아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의 희망이요, 미래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과 추억 그리고 현재는 〈겨울 이야기〉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정리한 일기이자 지침서가 되고, 우리나라의 백혈병·소아암 환우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정영기(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경인지회 지회장)
어둡고 긴 터널을 외롭고 아프게 이겨내느라 수고했어요. 이제 밝고 넓은 세계가 기다리고 있으니 항상 희망을 품고서 씩씩하게 자신들의 꿈을 펼쳐보세요.
- 조선신(인하대병원 수간호사)
아주 추운 겨울 속에서, 가장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는 겨울 이야기. 이 책은 소아암 생존자 친구들이 치료 당시 아주 추웠을 겨울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삶의 경험으로 해석하여 다른 이들에게 따스함과 웃음을 선사하는 창작동화입니다. 같은 겨울을 겪었지만 각기 다른 모습과 감정을 담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아련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는 너나들이 친구들의 재치와 성숙함에,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깊은 감동의 박수를 보냅니다.
- 박아경(국립암센터 사회사업실장)
책이 나오면 병실 가족들에게 제일 먼저 보여주고 싶어요. 저도 딸과 함께 병실 겨울나기가 떠올라 잠시 추억에 잠겼어요. 항상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희망입니다. 파이팅!
- 김희선(가천대길병원 소아암부모회(천사사랑회) 회장)
아름다운 한 편의 동화를 완성할 수 있었던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꺼내놓기 어려운 이야기를 동화로 만들기까지 많은 생각과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용기를 내어준 친구들, 감사하고요. 지난 시간들이 바탕이 되어 언제, 어디서든 하고자 하는 일들을 훌륭히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친구들에게 늘 희망과 용기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 신정아(인하대병원 소아암부모회(수호천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