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호랑이의 법문을 듣다
만산이 달려와 그 앞에 부복하는 형상의 벽송사를 다녀왔다. 과연 그 곳엔 산세에 걸맞은 지리산 호랑이 한 분이 계셨다. 우린 모두 그 분의 포효(咆哮) 소리에 놀라고 감탄하고 끝내는 경외심에 고개 숙이며, 이 다음 낙엽지는 계절을 기약하고 아쉬운 그러나 가슴에는 벅찬 법열(法悅)들을 안고 하산했다.
탐진치에 빠지지 않고 늘 한결같이 여여부동한 마음을 갖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그 작심이 그리 오래 가진 못한다. 마음의 찌꺼기는 매일매일 닦아야겠지만, 닦는 속도보다 때론 더 빠르게 쌓이는 것을 아직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 해 연말 해남 미황사 법회에 참가한 후, 바쁜 일정과 혼자서 운전을 해 장거리를 다녀와야 하는 부담 때문에 정진에 참여치 못한 까닭에 머리 속은 더 이상 물을 흡수할 수 없는 스폰지와 같았다. 4월 들어서는 모든 일정을 마지막 주 정진법회에 포인터를 맞추고 하루하루를 빡빡하게 보낸 덕분에 주말 시간을 내어 88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연신 "나무아미타불“ 과 「보리방편문」을 암송하다, 콧노래를 이어 가고 있었다. 모처럼 세상사로부터의 놓임이 허락된 것 같았고, 이는 곧 극락으로의 여행이었다.
인월IC를 빠져 나와 지리산의 품에 들자, 비로소 완전한 자유인이 되었다. 몇 해 전 이른 새벽 혼자서 달려가 몇 시간을 보냈던 실상사를 옆으로 하며, 계곡을 끼고 한참을 달리다 마천중학교(?) 앞에서 벽송사로 가는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서 나는 仙界로 접어들었다. 그 속에서 늘 살고 있는 사람들은 때론 자신의 주변환경에 대해 그리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복잡한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한 달에 한번 금강정진회에 참여키 위해 심산유곡에 있는 사찰을 찾는 그 순간이 바로 극락이다.
碧松寺! 그 이름만 들어도 사찰의 분위기와 그 곳에 계시는 스님들의 공부정도를 알 것만 같다. 유서깊은 고찰이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께서 주석하셨던 곳이란 안내를 보고, 세월을 뛰어 넘어 그 두 분을 뵙고 가기로 했다. 원통전 뒤에 묵묵히 서 계시는 도인송의 웅장함, 그 옆에 쓰러질 듯 날렵하신 미인송이 벽송사를 거쳐 간 많은 선승들과 그 역사를 증명해 주고 있는 듯하다.
우린 늘 세상사를 다 잘 아는 듯이 생각하고, 새로운 것에 별 감흥을 받지 못하는 삶들을 살고 있다. 그러나 백두대간의 萬山이 달려와 법문을 듣고자 그 앞에 모여 앉은 듯한 벽송사에서의 법문은, 마치 포효하는 호랑이의 우렁찬 소리에 놀라 온산의 뭇 생명들이 놀란 가슴을 진정하듯 우리들의 눈과 귀를 번쩍 떠이게 하고 가슴은 새로운 충격으로 쿵쿵 올리고 있었다.
“바다와 같은 下心” “허공과 같은 空心”을 가져라! 그 말씀 한마디로 오늘 먼 길을 달려 온 보람이 있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하심과 공심으로 일상사를 이어 간다면, 항상 감사하는 마음과 겸손함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절에 왔을 때나 바깥세상에서나, 가정과 직장 그 외 어디서든 유지한다면, 승속을 떠나 다툼이 없을 것이고, 우린 모두 佛國土에서 살고 있다고 할 것이다.
지난해 8월 오대암 남지장암에서의 정안스님 법문 역시, “불자로서 가정과 사회에서 남의 귀감이 되도록 생활하는 것” 이 불교의 위상을 드높이는 방법이고, 법을 실천하는 것이란 말씀을 주셨다.
“꿈에서 깨어라” “수행과 깨달음은 둘이 아니며(修悟一如) 행함이 없는 깨달음은 무의미하고, 깨달음은 요익중생(饒益衆生)에 닿아야 한다” 는 스님의 법문을 듣는 우리 도반들의 머리는 모두가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폐부를 찌르는 듯한 스님의 법문에 너무나도 감격하고 공감한 나머지.
스님은 차분하면서도 힘찬 법문을 하셨고, 때론 질풍노도와 같은 질책을, 때론 의미심장한 유머로 정곡을 찌르는 법담을 들려주셨다. 우리 도반들 모두는 선생님 앞의 유치원생들과도 같았고, 한편으론 오래 사귄 벗과도 같이 편안한 마음으로 스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스님께서는 피곤하신(저 혼자만의 생각인지 몰라도) 가운데서도, 우리 도반 모두에게 일일이 각자의 법명에 맞는 문구를 스님이 저술하신 「돈오선 」첫쪽에 기재하고 서명해 주시는 자상하심을 보여 주셨다. 내게 주신 松江之月이란 글귀를 보며, 내 법명 뒤에 스님의 법명 앞자를 붙여 주심에 송구스럽고, 스님의 뜻과 같이 항상 ‘소나무와 물에 비치는 달’ 과 같은 마음으로 걸림없이 평온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
“만물 중 사람의 몸 받아 태어나기 어렵고, 사람의 몸으로 태어났더라도 불법을 만나기가 어려우며, 그 중에도 정법을 만나기가 어렵다“ 고 했는데, 이미 사람의 몸을 받았고, 불법을 익히던 중 정법을 참구하는 금강도반님들을 만났으니 이젠 더 바랄 게 없고, 단지 함께하는 정진만이 있을 뿐이다.
하산하며서 동승한 도반님(법명을 몰라 죄송. 사실 벽송사에서 우리 도반들께는 말하지 않으셨지만, 이 분은 벽송사를 창건하신 벽송대선사의 속가 후손이라고 하셨다)과 “월암스님 같으신 분이 몇 분만 더 계시면 한국의 불교가 달라지고, 우리나라가 달라질텐데” 하는 말을 나눴다.
부처님의 법이 청화큰스님의 청정하신 법력과 월암대선사의 원력에 의해 이 땅에서 더욱 큰 결실을 맺기를 기원하며, 월암스님 휘하에 수승하신 불제자들이 구름같이 모여 이 땅위에 불국토를 완성해 주실 것을 염원하고, 스님의 건강과 우리 금강의 앞날에 큰 발전이 있기를 축원하며 이 글을 맺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2008년 4월의 막바지에서 대구 송강 올림.
송강부처님의 글 속에서 깊은 감동과 힘을 받습니다....함께하지 못한 아쉬움 달래봅니다....나무아미타불....()()()....
그렇지 않아도 주련보살님, 현욱거사님이 오시지 않아 섭섭했습니다. 비록 바쁜일정 때문에 참석치 못하셨어도 늘 열심히 정진하시는 두분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하고감사드립니다~송강 부처님~~나무삼신일불 아미타불~~()()()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성불하십시오. 나무아미타불! _()_
"바다와 같은 하심, 허공과 같은 공심" , 소나무와 물에 비치는 달같이..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
온라인상으로는 수차례 뵌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상으로도 뵐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_()_수승한 마음속 수행의 글 감사드립니다.아미타불.
보강거사님! 한동안 뵙지 못했군요. 건강하시죠? 다음 법회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송강 부처님 아미타불! 정진회를 위해 모든 스케줄을 맞추었다고 하신 말씀에 깊이 머리숙였습니다. 늘 맑은 솔향을 풍기신다는 거 아실랑가... 진솔하신 후기 감사히 받잡습니다. '바다같은 하심... 허공 같은 공심..." 아미타불_()_
비갠아침님의 답글을 보니 다시 벽송사의 선기가 떠올라 마음이 맑아지고 입가엔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송강거사님...깨夢하라는 울림을주신 월암큰스님 귀의합니다.....나무아미타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