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산밑에 공장에서 근무중인데요. 지난 겨울에 고양이들이 보이길래 겨울이라 먹을게 없을까봐 사료를 챙겨주었습니다. 그 뒤로 아침 저녁이면 애들이 밥을 먹으러 내려왔어요 늘 보이는 새끼남매 4마리와 그의 부모 그리고 몇몇고양이까지 많게는 10마리도 보이구요
근데 최근에 새끼중 한마리가 배가 옆으로 빵빵한거예요. 설마 지도 태어난지 8~9개월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새끼를 가졌겠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주 20일 수요일에 직원이 고양이 지나간거 봤는데 이상하다고 어디 다쳤는지 엉덩이에 피가보이고 이상하다 하셔서 그러냐고 새끼 낳았나?? 라며 이야기하고 그냥 넘어갔어요
근데 21일 출근해서보니 직원이 새끼낳았다고 알려주신곳에 가보니 네마리가 있더라구요 공장 창고 박스쌓아둔곳에 근데 새끼들이 태반에서 다 분리되어있긴한데 축 쳐진게 어미가 돌보지 않은듯한 느낌이였습니다
점심나절에 어미가 나타났는데 엉덩이 털이 완전히 쩔어있고 계속 엉덩이를 ?고있는데 몸밖으로 핏덩어리같은걸 달고다니길래 이게 태반인지 아님 새끼가끼인건지 모르겠더라구요 사진을 찍어서 동물병원에 물어보니 질탈장 아니면 항문탈장 같다고 수술이 필요하며 수술비 일이십만원가지곤 안된다고 하셔서 제가 책임질수 없으면 모르는척 하는게 맞겠다 생각하고 모르는척 하려고 애썼습니다 ㅠㅠ
산고양이고 지 명이니까.... 제가 해줄수있는건 굶지않게 사료나 챙겨주는거라고 생각하며 아픈고양이 신경 안쓰려 애썼어요
오후에 새끼들한테 가보니 여전히 돌보지않은듯하고 한마리는 20센티 박스더미에서 바닥으로 떨어져있더라구요.. 근데 제가 만지면 손타서 어미가 돌보지않을까봐 그냥 왔어요
그리고 3시간쯤 뒤에 다시가보니 ㅠㅠ 떨어져있던 새끼는 50센티정도를 기어나와있고 또 다른 한마리가 더 떨어져있고 ㅠㅠ 제 인기척을 느꼈는지 외마디 악쓰는 아이를 모르는척 하기가 힘들어서 어미가 지 몸이 괴로워서 새끼를 돌보지 않는거라며 생각하고 상자에 주워담았습니다 담을때 죽은걸까봐 손가락으로 툭쳐보니 아주 작은 미동 ㅠㅠ 이렇게 방치된지 오래된것처럼 너무나 차가웠어요
일단 새끼를 담고보니 어미도 잡아서 치료해줘야겠다란 생각이들며 이때부턴 진작 행동하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줄줄 ㅠㅠ
야생고양이라 포획이 쉽지않을꺼같아서 동물병원가서 대형철장을 빌려왔는데 가운데 캔을 놔둬도 고양이가보여야 유인할텐데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잡히면 고쳐주고 아니면 새끼나 거둬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저희 어머니가 새끼들 있던곳에 어미있다고 가보라고 하셔서 가보니 그 박스더미에서 새끼를 찾는듯이 서성이더라구요, 지켜보고 있으니 박스속에 쏙 들어가길래 조용히 가서 박스 입구를 닫았습니다. 살고싶으니 병원데려가달란건가?? 싶을정도로 너무도 쉽게 포획하고마니 지쳐있는지 병원가는 내내 미동조차 없어서 안에 고양이가 잡히긴한건가 내가 잘못본건가 싶을정도로 가볍고 움직임이 없었어요
병원 일찍 끝나는 날이였는데 점심때부터 연락해온 원장님께서는 아이를 수술하기위해 기다려주셨어요 ㅠㅠ 야생 고양이다 보니 하악질에 마취하기까지가 쉽지않았으며 마취시키고 꺼낼때보니 엉덩이에 먼가 y자로 나와있었고 이를 의사쌤게 말씀드리니 y자면 자궁이 나온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출산시 힘들었던지 아니면 새끼가 컸던지해서 양말 거꾸로 벗어내듯 자궁이 몸밖으로 다 나온거라고 다시 그 자궁을 몸속으로 밀어넣고 개복하여 난소와함께자궁을 적출해야한다고합니다
첫출산에 자궁을 잃어버린아이 ㅠㅠ 자궁을 못밖으로 끌고다니며 얼마나 아팠을까요
수술전 혈액검사에선 빈혈이 너무 심하다며 아이가 힘들수도 있겠고 수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하셨는데 잘 버텨줬네요 ㅠㅠ
금방 끝날꺼라던 수술도 오래걸리고 전 수술후 입원실에 담겨지는거 까지만 보고 왔는데 원장님은 아이가 마취에서 깨고 회복되는거까지 봐주시고 새벽에 퇴근하셨다해요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구요 금요일은 경과본다고 금식하다가 밤부턴 음식을 먹어도되는데 잘 먹지않는다 하셨는데 토요일에 제가 나무젓가락으로 떠먹이니 잘 받아먹어요 병원에선 예민해져서인지 털도 서있고 하악질에 잔뜩 웅크리고있길래 잘 먹을수있으면 회복될꺼니 일단 퇴원하기로 결정! 철장에 담아 와서 새끼낳았던곳... 저희공장 창고로 옮겨놨어요 실밥 푸는 토요일까지 철장에 넣어놓고 잘 돌봐주려구요
새끼 4마리는 몸무게가 70 90 100 110g 짜리들 제일 작은 아이는 지금 태어난지 일주일째인데도 아직도 살수있을지 없을지모를만큼 약하구요 다른아이들은 초유에서 분유로 바꾸니 설사도 안하고 점점 커가는거같아요 태어난지 하루째된 날 구조해와서 지금 저희식구들이 3시간에 한번씩 돌아가며 수유중입니다
새끼들은 저희가 잘 거둬서 건강하게 키운뒤 입양보낼생각이구요. 어미냥이는 실밥풀면 자기가 살던 곳에 방사를할지 새끼를 주고 새끼들이 좀 자랄때까지 가둬놓을지 아직 고민중입니다
고마움을 아는건지 하악질만 하던 아이가 좁은 철장안에 있으면서도 손으로 만지게 해주고 만지면 발라당에 그릉그릉에 바닥에꾹꾹이까지해요 ㅠㅠ 이아이도 중성화가 된거니 이번 기회에 순화되서 가정묘로 입양가면 좋을텐데요 ㅠㅠ야새에서 살던 고양이라 이게 가능할지 이것저것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