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새로 생긴 직업에서 소멸한 직업을 빼보면 약 2,500개의 직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재편, 노동시장의 변화로 새로 생긴 직업만 따졌을 경우는 그 수가 훨씬 많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 될 것이다.
구성= 뉴스큐레이션팀
입력 : 2017.08.11 09:00
인류가 살아온 시간동안 대대로 이어진 것도 있지만 직업은 대체로 생활, 문화 등의 시대상을 민감하게 반영하며 진화했다. 그 옛날과 지금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는 정도겠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제7차 한국표준직업분류'( ▶바로가기)를 보면 이 같은 변화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체계적인 직업분류는 1960년부터 국세조사에 사용되었으나, 한국표준직업분류는 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국제노동기구) 국제표준직업분류(ISCO-58)가 1958년 제정되어 각국에 사용토록 권고됨에 따라 이를 근거로 1963년에 제정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 개인이 하는 경제활동을 일의 형태에 따라 체계적으로 유형화한 것으로 통계청에서는 직업분류를 국내실태에 맞도록 표준화한 한국표준직업분류를 제정 · 고시하고 있다. 한국표준직업분류는 직종별 급여 및 수당 지급의 결정, 사회보험 요율 적용 기준, 각종 법령 등에서 준용되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업무의 결합상태에 근거하여 직업 및 직업군을 결정한다. 직무의 범위가 분류 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다음의 순서에 따라 분류원칙을 적용한다. ① 주된 직무 우선 ② 최상급 직능수준 우선 ③ 생산업무 우선
또한 한 사람이 전혀 상관성이 없는 두 가지 이상의 직업에 종사할 경우에 그 직업을 결정하는 일반적 원칙은 다음과 같다. ① 취업시간 우선 ② 수입 우선 ③ 조사 시 최근의 직업 순으로 적용한다.
지금은 28131에 속한 본인은 한 때는 22242였다. 비밀 번호인가 싶지만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라 분류된 직업 분류 번호다.
직업분류는 대분류(1자리 숫자 또는 영문자), 중분류(2자리 숫자), 소분류(3자리 숫자), 세분류(4자리 숫자). 세세분류(5자리 숫자)의 5단계로 구성된다.
이번에 개정 된 제7차 한국표준직업분류(통계청 고시 제2017-191호)는 각 항목별 대분류 10개, 중분류 52개 소분류 156개, 세분류 450개, 세세분류 1231개로 구성되어 있다. 6차 개정에 비해 소분류는 7개 세분류는 24개, 세세분류는 25개 증가했다.
최근 10년 사이 콘텐츠 미디어의 발달로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에 채널을 만들고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또한 우리 생활에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 AR (증강 현실, Augmented Reality), 사물 인터넷(l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이 융합되어 새로운 기술들로 나타나고 보급되고 있다.
삶의 방식이 세분화, 다양화 되면서 여가 생활 서비스 등에 수요가 늘어나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직업 수요에도 변화가 생겼다. 즉,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을 반영한 표준직업분류에 반영한 것이다.
대분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구조와 조사의 편리성을 고려하여 전문가와 준전문가(기술공)의 대분류를 통합했고, 중분류 이하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맞게 직능유형(Skill Specialization)을 중심으로 분류하였으며,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추세와 고용자수를 감안하여 분류항목을 조정하였다. 세세분류는 새로운 직업을 추가하거나, 고용자수가 감소하는 직업은 유사 직업으로 통합하였다. 이 분류를 보면 뜨는 직업과 지는 직업이 한눈에 보인다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기술의 융·복합 - 데이터 분석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 산업 특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로봇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 방재 기술자 및 연구원 등이 새롭게 신설
문화콘텐츠 -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사용자 경험 및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공연·영화 및 음반 기획자, 요리연구가 신설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따른 사회서비스 - 놀이 및 행동치료사, 상담전문가, 노인 및 장애인돌봄 서비스 종사원, 문화관광 및 숲·자연환경 해설사, 반려동물 훈련사 등 신설하고 세분화
기계조작 - 과실 및 채소가공 관련 기계 조작원, 섬유 제조 기계 조작원 등은 복합·다기능 기계분야의 발전에 따라 통합
로봇, 기계 등이 인간을 대체 하면 직업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막연한 예상을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간단하게 줄어들지 않는다. 실제로 자동화와 기계화로 사라진 직업이 많지만 반대로 기계로는 대체 할 수 없는 직업도 늘어나고 있다.
산업의 고도화 뿐 아니라 인구 구조, 노동인구, 정부 정책, 국내외 경제상황 등에 따라 종합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이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간 전망이 좋은 '직업'은 어느 분야일까.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17 한국 직업 전망에 따르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2025년에도 1% 이상 증가를 보이며 전망이 좋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2005년 전체의 2.6%를 차지했던 관리자 직군은 매년 서서히 감소해 2025년에는 1.3%로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는 예측을 했다. 판매 종사자도 2005년 13.7%에서 2025년 11.6%로 2% 이상 감소 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기술 발전 등으로 근로자의 직무가 첨단화된 결과다.또한 예측하기 힘든 첨단산업 기술의 발달로 관련 분야에서도 고용창출이 기대된다.
특히 눈에 보이는 지표는 아니지만 직업 변화에 영향력이 큰 요소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서서히 그리고 생각보다 넓고 깊게 사람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삶을 변화시키며 직업의 진화에 일조한다.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혼자 사는 사람들의 혼족 문화가 널리 퍼지고,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되고, 욜로족의 증가 등 사회 트렌드가 직업에 끼치는 영향을 이번에 개정한 표준안에서도 볼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사회 서비스 관련 직종(요양보호사, 돌봄 서비스 종사원 등)이 늘어나고 문화 및 예술 분야에서는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가 등장했으며, 반려동물 훈련사, 개인 생활 서비스 종사원 등이 생겼다. 직업별 고용전망 결과표를 참고 해보면 앞으로도 관련한 산업에서의 직업 전망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직업구조가 점점 기술직과 전문직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물결치듯 밀려오는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이 같은 변화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적응도 빨리 해내야 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유망하다는 전망에 따라 모두가 우르르 기술직과 전문직의 직업을 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직업을 통해 나의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 내 삶의 가치관과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평생 직업'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