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자버렸다...
요새 아버지가 병원에 계속 계시면서 어머님을 간호해주시고,
나는 집과 병원을 매일매일 왔다갔다 하면서 신선한 야채들과 반찬과 과일들을 챙겨간다.
아무래도 6인실이라 냉장고도 많이도 못넣고, 그러다보니 하루정도의 양밖에 못채워 넣는다.
특히 야채들은 부피가 커서 하루치라도 냉장고에 우리가 넣을수 있는 칸에 반씩이나 차지하게 된다.
요새는 병원에 갔다가 집에 가는길에 장보고 들어가는게 일과가 되었다...
봉투비 50원 아끼려고 장바구니를 들고가고, 1+1같은 행사같은거나 마감세일도 잘 챙기기도 하고...
풋... 이젠 제법 장도 잘보니 결혼해도 되겠다~~ 는 생각도 드네...ㅎㅎ
아침에 일어나서 환기를 시키려고 베란다로 가서 창문을 열었다~
"휴~ 날씨 너무 덥네... 찐다~ 쪄~"
날씨가 제법 덥다. 뉴스에선 오늘도 폭염이라고 난리다~
여름이긴 여름인가보다.
얼마전에 KT에서 인터넷선을 더 빠른거로 무상교체 해준다고 와서 작업을 하고 갔는데,
그 다음날 보니까 베란다 방충망이 찢어져 있었다...ㅡㅡ;;;
찢어진 모양이나 위치를 봤을때 그때 작업하러 왔던 사람이 작업하다 찢은듯 하다...
'휴~ㅡ0ㅡ 이걸 신고해 말아' 하고 생각하다 그냥 뒀는데, 아무래도 눈에 걸리작 거린다.
방충망에 테이프를 붙이려고 창문을 뜯어내다가 일냈다...
와장창!!
제길... 방충망 고치려다 유리를 깨는 대형사고를 냈다...
아휴~ 오늘 왜이러냐. ㅜㅜ
담배한대 피면서 동네근처 인테리어집을 갔다.
"저기여~ 베란다 창문이 깨졌는데... 어떻게 해야하죠?"
"지금 가게에 저 혼자 있어서, 오늘은 안되고 내일이나 되야 가능한데...
가게를 비울 수가 없어서..."
"네... 알았어요..."
이를 어쩐다...
그냥 두면 밤새 모기들이 집안으로 잔뜩 들어 올텐데...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다른가게가 보이길래 한번 가봤다.
"저기요.. 베란다 창문이 깨졌는데, 여기서도 작업이 가능한가요?"
"우리도 사람 불러서 의뢰하는거라...
내가 전화번호 하나 알려줄테니 여기로 직접 전화해서 하는게 더 쌀꺼에요~"
"아~ 감사합니다..."
'띠띠띠띠'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통화하니 1시간내로 출발전에 전화를 준다고 한다.
집에서 기다리는 동안 샤워를 하고, 이따 병원갈 준비를 했다.
준비하는 동안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출발 했니? "
"아니요~ 왜요? 뭐 가져갈꺼 있어요?"
"올때 약국가서 감기약좀 사와라.
몸이 으스스 하고, 목도 칼칼하고, 죽겠다~"
"알았어요~ 엄마는 치료 시작했어요?"
"응~ 아까 1시반쯤에 항암치료 시작했어~"
아버지가 감기 기운이 있어서 엊그제도 약을 사다 드려서 다 낳은듯 했는데, 어제 샤워를 하고 주무셔서 그런지,
몸살기운이 생긴거 같다.
3시쯤 되자 아버지께 또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
"아직 출발 안했지? 오늘 5시까지 와야 하는데."
"5시까지? 지금가도 5시까지 가긴 힘든데... 왜요?"
"어제 간호사가 말했던 약 있자나, 오늘 5시까지 입금해야 한다고 하네.
나도 지금 들었어~"
"그럼 내가 여기서 돈을 입금하고 갈께요~"
"알았어~ 그럼 계좌번호 알려 줄테니까 입금하고 연락줘~"
"네~"
어제 간호사가 오늘부터 어머님 항암 이 시작되는데, 항암 시작하면서 약을 같이 복용해야 하는게 있다고 했다.
근데 그 약은 희귀약품이라 병원에선 제조가 안되고, 직접 구입을 하거나 해야 한다고 하낟.
다만 자기네가 구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고 했는데, 그약인듯 했다.
< 이약이다. 이게 191,000원이나 하네... 디따 비싸다...>
갈준비를 하는동안 인테리어 집에서 깨진 창문을 다 고쳐놨다.
휴~ 아침부터 3만원이나 나가네...ㅜㅜ
내가 병원에 갈동안 혼자서 집 지키고 있을 잔디가 불쌍하다...
요새 우울증에 걸렸는지 끼깅데면서 칭얼거리는게 많아졌다.
나가기 전에 잔디 밥도 챙겨놓고, 간식도 몇개 던져주고 발걸을을 옮겼다.
휴~ 나오니까 날씨가 더 덥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시 버스를 타서 병원에 도착...
매일 하는거지만, 멀긴 정말 멀다...
병원에 도착하니 5시 30분정도 되었다~
어머니는 아직도 항암을 팔에 맞고 있었다. 6시간동안 맞아야 한다고 한다.
드디어 시작인가...
이 약이 어머니를 꼭 낫게 해주어야 하는데...ㅜㅜ
어제 담당교수가 왔다갔었는데, 어머님이 림프종이긴 한데, 좀 특이하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과 교수들과 협진회의를 하면서 치료방법을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느라 치료가 늦어진다고 했다.
아버지께 앞으로의 항암치료 일정을 들으니 거의 6개월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 진행이 된다.
정맥 항암치료와 뇌에다가 직접 맞는 항암치료, 그리고 방사능 치료 그리고, 오늘 구입한 항암알약
이러한 방법으로 치료가 된다고 한다...
어머니는 팔에 정맥에 바늘을 꽂고 항암제를 투여받고 있었다.
"엄마~ 아들왔어~
항암제 맞고 있네, 기분 어때? 거북하거나 아프거나 하지는 않아? "
"괜찮아~"
"ㅎㅎ 엄마 치료 시작했으니까 금방 낳을꺼야~ 그치?"
"응~ "
< 오늘부터 시작된 첫 항암제 >
내가 갔을때 자면서 항암제를 맞고 있었는데, 아버지랑 대화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보다.
아버지는 감기가 생각보다 심한거 같다.
"아빠~ 이거 한포에 알약 2개씩 먹는거고,
감기가 심하네~ 아빠가 집에 들어가서 좀 쉬어야 겠다"
"하루 누워 있는다고 낫냐~
이거 먹고 버텨봐야지~"
"버티긴! 아빠마져 쓰러지려고!
아빠까지 쓰러지면 나 어떻게 하라고!
나 아까 나올때 말을 하지, 그럼 내가 오늘 여기 있을꺼 챙겨서 나오고, 아빠가 들어가면 됐자나~"
내가 내일 나올때 몇일 버틸꺼 해서 챙겨나올테니까 내일은 아빠가 집에 들어가요~"
"알았어~"
미련스럽게 버텨본다니... 정말 속상하다.
집에 아빠를 보내는게 싫어서 그동안 아빠보고 병원에 있으라고 했었다.
내가 느낀거였지만 집에 혼자왔을때의 그 기분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그 느낌때문에 아빠가 집에 혼자 있으면 담배만 더 필거 같고, 더 힘들어 하실거 같아서
아빠보고 병원에 있으라 하고, 내가 매일 집에 왔다갔다 했던건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집에들여 보내서 좀 쉬게하고, 병원에좀 갔다오게 해야겠다.
어느새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오늘 나오면서 삶아온 양배추에 올리브에 볶은 마늘이랑 해서 저녁을 먹었다.
어머니가 볶은마늘 보니 맛있어 보인다고 좋아라 하신다~ㅎㅎ
"엄마~ 맛있겠지~
내가 올리브에 볶았는데, 딱 먹기가 좋아~"
"고마워~ 아들 정성봐서 얼릉 낳아야지~"
양배추에 각종 야채들을 넣고, 저녁식사로 나온 고기를 싸서 어머님께 한입 드리면서 저녁을 먹었다~
한 1/3 정도 먹으니, 어머니는 또 그만 드신다고 한다~ㅎㅎ
억지로 2/3까지 먹이고, 나머지는 내가 다 먹었다~
그리고 내일 짐좀 챙겨서 나오려면 일찍 일어나서 해야 하기에, 오늘은 바로 7시 30분정도 되었을때 돌아갔다.
집에 가는길에 마트에 들려서 내일 가져갈 야채랑 이것저것 찬들도 샀다.
봉투비 50원 아끼려고 가지고 간 장바구니에 구입한것들을 사고, 나머지는 내 가방에 넣어서 집으로 향했다.
물가가 많이 오르긴 올랐다. 몇개 안샀는데 3만원이 그냥 넘어가니... 휴~ㅡ0ㅡ
그동안 어머님한테 생활비도 제때 잘 드리지 못했던게 죄송스럽다...ㅜㅜ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부터 풀고,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서 정리부터하고,
내일 병원에 가지고 갈 야채들을 씻었다.
그리고 내일은 아버지가 집에 오시면 밥도 잘 챙겨드시지 않을게 뻔하고, 감기도 걸렸으니 시원하고 얼큰하게
드시게끔 버섯무국을 끓였다. 그리고 오늘 장보면서 산 골뱅이를 먹기 좋게 자른다음에 부추랑 양파, 파프리카로
골뱅이 무침을 만들었다. 솔직히 골뱅이 무침은 처음 만들어 봤다~ㅋㅋ
그냥 식초랑, 올리브, 참기름이랑 깨소금, 고추가루로 버무리고 맛을내니 제법 먹을만하다~ㅎㅎ
빨래도 널고, 야채와 반찬들도 집에 놓고갈것과 병원에 가져갈꺼를 나누고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1시다.
휴~... 빨리 한다고 한건데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다니...
그동안 어머님이 하루종일 일하다 들어와서 또 새벽까지 빨래하고 설겆이 했던 이유를 알 거 같다...
'어머님 그동안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ㅜㅜ'
어느새 하루가 훌쩍 넘어갔다...
내일은 좀 일찍 일어나서 빨리 나가야겠다.
이제부터가 항암치료 시작...
제발 항암제가 부작용 없이 어머님한테 잘 맞아서 치료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
원본 : http://cyhome.cyworld.com/?home_id=a1276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