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만들기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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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저에게 특히나 깊은 울림을 줍니다.(네이버 이미지 캡쳐)
*절차적 민주주의의 부재
요즘 웬만한 시골 마을에서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자리잡을 여지가 없습니다. 소수에 의한 비밀스럽고 일방적인 일처리와 온정주의로 인한 견제, 감시의 부재가 아주 오래 전부터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을자금 사용 내역을 물어보는 것도 금기입니다. "어? 나 못믿어?" 이 한 마디면 끝입니다. 얼른 손사래치며 "아, 아니야, 미, 믿어" 해야 합니다. "이 날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한 점 부끄럼 없이..." 하는 푸념과 원망은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몇 달 전부터 우리 동네 토박이 한 분이 '몇몇의 마을권력'들의 마을토지 매매의혹과 마을만들기 사업 추진 관련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며 나섰습니다. 많은 자료도 준비하고, 개인적으로 공부도 하고, 마을 임원회의가 열릴 때마다 문제제기를 하고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4월 임시대동회 때에도 단기필마로 나서 항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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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마을카페를 보니 가슴이 설레입니다, 정말 예쁘네요(네이버 이미지캡쳐)
*주민들의 반응
깜짝 놀랄 일은 부정의 내용이 아닙니다. 주민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반응하지 않고 외면하더군요. 토박이는 직간접적으로 마을의 많은 분들과 친척 관계입니다. 이 분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친척들까지 외면합니다. 왜 그런가 하고 궁금해서 알아보니 시골은 '직접적인 이익'이 없는 것은 무시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갈등이 생겼을 때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고서는 어느 한 편에 서지 않습니다. 아니 심각할수록 내심을 감춤니다.
그 때까지 저도 안타깝지만 별다른 수도 없어 수수방관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면서 '대동회 자치규약' 개정안을 집집마다 보내왔습니다. 임시대동회를 열어 확정한다는 자치규약 내용은 한 마디로 정의해서 '개판' 그 자체였습니다. 임원 맘대로 할 수 있고, 반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마을 밖에서 송사를 해서도 안된다는 조항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온정주의가 넘치는 시골정서에서 자라난 부당한 마을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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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좋은 마을에서 살고 싶습니다!(구글 이미지캡쳐)
해도해도 너무한다, 이건 아니잖은가 하며 동네 주민 몇 분이 '외로운 투사' 댁에 모였습니다. 거기에서 '마을권력'의 자세한 비리의 내용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몇몇이 힘을 모아 이대로는 안된다 하여 임시대동회를 의결정족수 부족을 이유로 무산시키면서 '마을권력'의 비리를 조목조목 문서로 폭로하고 나섰습니다. 살아 생전 처음 당해보는 체계적인 폭로 및 사과 요구, 손해배상 요구에 '마을권력'은 혼비백산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어집니다. 누구나 사석에서 "못된 건 일찍부터 알았는데 이 정도였어? 정말 나쁜 놈들이잖아!" 하는데 그 어떤 공식적 반응은 없습니다. 어느 한 편에 서서 공개적으로 발언하지도 않습니다. 일제, 이승만 정권, 육이오, 반공 통치 과정을 겪으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보다 '권력'의 눈 밖에 나는 순간 집안이 초토화되던, 그 때의 공포가 아직도 짓누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가 문제입니다. 어느 누구도 사법처리는 원하지 않습니다. '그건 아니지' 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그래서 문제입니다. 온정주의 넘쳐흐르는 시골에서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하는지가 어렵습니다.
첫댓글 올바른 마을 만들기가 정말 힘드네요... ㅠ
리더 보다 리더를 뽑고 갈아치울 수 있는 사람들의 의식이 더욱 중요한 것 같아요.
외면과는 거리가 멀지만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런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라는 플라의 격언이 생각나네요
아줌마 아저씨 말씀대로 권력 앞에선 조용히 사는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권력을 이 정도로 부패하게 만든 것 같아요
갑자기 드는생각은 인간이 사고가 아닌 감정에만 몰두하여 살다보면
큰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ㅜ
권력앞에서 사람들이 조용해지는 것보다 그권력을 올바르게 잡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