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웃돈 물가상승에 미국 증시 폭락...2년 만 최대치
미국 인플레이션이 애초 전망보다 장기전으로 갈 것이란 공포에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 마감했다. 주요 지수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11일 이후 일일 최대 하락폭이다.
예상 웃돈 물가상승에 미국 증시 폭락...2년 만 최대치© 제공: 한국일보
1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겁에 질린채 증시 전광판을 보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94% 떨어진 31,104.97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32% 폭락한 3,932.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6% 폭락한 11,633.5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전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지난달 CPI는 전년 동월보다 시장 전망치(8.0%)를 웃돈 8.3%를 기록, 투자자들에게 미 기준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더 심각하고 오래 갈 거란 인식을 심어줬다.
특히 가격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6.3% 올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는 전월 5.9%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미 노동부는 "주택, 식료품, 의료지수 상승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제 더 큰 폭의 금리인상에 가능성을 두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은 8월 CPI 발표 후 9월 연방준비은행의 금리인상 수준을 최소 0.75%포인트로 전망했다. 이중 1%포인트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비율도 33%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술주들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9.5%,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9.4% 각각 급락했고 애플(-5.9%), 마이크로소프트(-5.5%), 구글 모회사 알파벳(-5.9%)도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유니티소프트웨어(-13.4%)를 비롯한 일부 기술주는 두 자릿수 대 폭락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