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공곶이20150423.gpx(14 km 3.5 시간)
공곶이라는 말은 거룻배공 (鞏)과 땅이 바다로 툭 튀어 나온 곶(串)이 합성되어 만들어진 지명이라고 하는 데 거룻배의 구조를 잘 모르는 우리는 육지에서 바다쪽으로 튀어나온 궁둥이 모양의 지형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곳이 요즘 유명세를 타는 것은 노부부가 오래전 (1969년) 부터 황무지를 일구어 수선화 농장으로 만들어 잡초만 무성했던 이 곳이 아름다운 비경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그냥 봐도 경치는 아름답지만 수만송이 수선화가 어울어진다면 정말 멋지겠지요!
태풍 매미 때문에 경작지가 쓸려나가 성을 쌓기 시작한 분도 있고 이 곳 황무지를 개간한 분도 계시고 거제도에는 고집쟁이가 많은 모양입니다^^
수선화는 보통 5월까지 피는 데 이 곳은 3월말 4월초가 절정을 이룹니다. 수선화 만개 시기에 맞춰 갈려고 했는 데 여유가 되지 않아 수선화가 남아 있을려나? 하는 심정으로 들러 보았습니다. 거제시에서 조성한 천주교 둘레길을 답사하면서 있으면 더 좋겠다는 심정으로 갔지만 만개한 수선화를 볼 수 없어 조금은 섭섭했습니다만 어쩌겠습니까?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인 데 ^^
봄꽃들이 절정을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출연 여우들은 유채, 박태기, 괭이밥, 칼퀴, 모란, 수선화, 조팝나무 미나리 냉이, 씀바귀, 구슬붕이, 쪽동백입니다. 해운대 신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춘천가를 지나며 꽃 만큼이나 아름다운 생기 발랄한 나무들과 인사를 나누고 산호대교를 지나며 굴암산, 보배산에서 이어진 봉화산 줄기를 바라봅니다. 낮으막하지만 평야를 가로지르는 산줄기라 조망은 멋집니다. 상전벽해가 된 가덕도 천성 지나고 거가대교를 지나며 미박도도 구경합니다. 거가대교 끝자락에 있는 상유마을도 바라보며 얼마전 도보할 때를 생각해 봅니다 장승포 터미널에 내려 60번대 버스를 타고 와현에 내렸습니다 길가에 잘 못보던 꽃이 보입니다. 송글송글 다 피어 있다면 꽤나 예쁠 것 같은 데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괭이밥 씀바귀 종류 (고들배기) 향기 진한 유채가 이 곳에서도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해안가에서 가끔 보이는 특이한 붉은색 박태기 나무 쪽동백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기억력도, 분별력도 다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길가의 꽃들과 놀다보니 100 미터 거리에 30분이나 소요되었습니다. 완전 달팽이가 따로 없습니다 달팽이 도보회를 하나 만들어 함께 다녀야 되겠습니다^^ 조용한 와현 해수욕장입니다. 저 멀리 오늘의 1차 목적지 공곶이가 보입니다
멀리 해금강도 겨우 보이는 박무 가득한 날입니다. 아욱 잎이 하얗게 서리내린 것처럼 보여 가까이 가보니 이파리 자체가 반짝입니다. 보리수 잎 같기도 한데 ... 우째 모르는 것들이 점점 더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 존재감이 점점 사라져가는 동백꽃잎 지나고 건너편 구조라쪽을 경관을 구경하며 걷다보니 불편한 몸으로 고개를 넘는 할아버지 한분이 보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이 마지막 어려움이 되었으면 ... 괴불 주머니 꽃보다 더 붉은 잎으로 길손의 눈을 즐겁게 하는 홍가시 나무 담벼락에 피어 있는 철쭉은 유난히도 색이 고와 보입니다. 흐린 날에도 불구하고 물색도 맑아 보입니다
봉수대가 있는 일운면 망산도 신록에 쌓여 있습니다. 이 곳 거제에는 망산이라고 이름붙어 있는 곳이 세군대 있습니다. 산행으로 유명한 저구쪽, 이 곳 일운면쪽, 장승포쪽에 있는 산의 이름이 모두 망산입니다. 모두가 왜구를 망보기 위한 곳으로 사용되어 망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저 끝자락을 돌아가면 공곶이 해변이 나타 납니다
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부산에는 보통 오월에 피는 데 이 곳은 좀 빠른 것 같습니다. 안내도를 지나 커피한잔을 마시려고 가게를 찾아보니 가게가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배낭이 없어 먹을 것도, 물도 없는 데 오늘도 극기 훈련을 해야될 것 같습니다^^ 조팝나무 공곶이 가는 초입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다가 (가는 길이 2군데 입니다. 조금 질러 가는 길, 해안을 돌아가는 길) 길가에 피어 있는 야생화들과 만나 눈을 맞춥니다. 주름잎 쇠별꽃 조성한지 오래되지 않은 해안 숲속길을 따라 몽돌해변과 내도가 멋진 그림이 되는 공곶이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내도 뒷편으로 해금강쪽이 바라 보입니다. 담장도 모두 몽돌로 만들었습니다
괭이밥(노랑) 살칼퀴
멀리 보이는 끝자락에 서이말 등대가 있습니다 종려나무와 어울어진 수선화 밭입니다. 지고 있어 그리 썩 아름답지는 않지만 볼만은 합니다 영랑의 누님꽃 입니다(^^)
가판대에 꽃을 팔고 있어 입장료 대신 한송이 사고 싶어도 들고 다니기가 귀찮아 ^^ 조팝나무와 동백터널을 지나 오르면 지름길을 통해 입구로 갈수 있습니다 천주교 순례길은 가판대 부근의 작은 계단 뒷편으로 나 있습니다 붓꽃 아직은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아 산길처럼 보이는 둘레길을 따라 오랫만에 보는 구슬붕이와 인사도 나누고 작은 산에 비하면 제법 많은 물도 지나면
돌고래 전망대를 만납니다 외도와 내도가 어울어져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전망대 입니다. 처음 천주교 둘레길을 조성할 때는 이 곳은 빠져 있었는 데 최근에 이 곳을 포함시킨 모양입니다
서이말 등대쪽으로 연결된 임도쪽으로 가기위해 가파른 산길을 100여미터 올라야 됩니다. 산 중턱에, 인가와 1 km 이상 떨어진 이 곳에 대규모로 땅을 고른 흔적이 보입니다 이런 곳은 거저 줘도 필요가 없을 것 같은 데 무슨 용도 인지는 궁금해 집니다. 가막살나무 서이말 등대로 가는 임도를 따라가며
외도와 내도 해금강이 어우러진 풍광을 구경합니다 삼십여분 걸어 서이말 등대에 도착해서
잠시 놀다가 되돌아 나갑니다. 이 곳 임도상의 이정표에 있는 소요시간은 완전 노약자를 기준으로 했으니 보통 분들은 절반으로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관중 같은데 크기가 작습니다 삼지 닥나무? 양지꽃 조망도 없는 콘크리트 임도는 걷기가 싫지만 오늘 같이 녹색 터널의 길은 마음이 상쾌해 집니다. 한 시간 거리의 임도가 십분처럼 여겨 집니다^^ 괴불주머니 군락 지나고, 봉수대 오름길은 패스하고
보기 드문 하얀 민들레도 구경하고
예구고개로 이어진 차도로 나왔습니다. 이 경치는 차가 있는 분이면 누구나 구경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예구 고개에 도착하니 목이 말라 더 이상 이어가기가 싫어 집니다. ^^ 버스를 타고 가며 지심도 한장 찍어 보고 장승포항에 내려 빙수 한그릇 먹고 오늘의 여정을 마칩니다.
봄, 그리움
봄에는 꽃만 피어나는 것은 아니다
여행의 끝에서 느끼는 백일몽인 양
https://youtu.be/UcYC5TELG64?list=PLOSAaZE5U8MhKKHtckzae_EyoBXMIU_aR |
출처: 일상의 변두리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