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8일, 안양시 협회가 주관하는 2023 안양시 남녀 테린이 대회가 열리는 대회 현장을 방문했다. 이 대회는 군포 과천 의왕등 안양 인근 지역에서 운동하는 동호인으로 구력 5년 미만의 선수들이 뛸 수 있고 참가비는 2만원이다. 남자부와 여자부를 따로 운영하고 각각 우승하면 50만원, 준우승 30만원, 공동 3위 1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안양종합운동장에서 간단한 개회식을 마치고 선수들은 배정된 코트로 향했다. 제일 먼저 여성 테린이들이 뛰고 있는 안양호계코트를 갔는데 한마디로 싱그러움 그 자체였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개나리처럼 화사하게 친구들을 응원하며 까르르 웃는 모습들. 아직은 짧은 치마를 입기엔 체감 온도가 상당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산뜻한 차림의 선수들이 젊음을 발산하고 있었다.
김기주 안양시 테니스 협회 전무이사는 “테린이 대회는 2022년에 처음으로 대회를 주최하기 시작했는데 올해 제대로 홍보가 되어 깜짝 놀랄 정도 호흥이 좋았다”며 “남 녀 54팀 선착순 접수에 남자는 대기 팀 수가 50팀이 넘었고 여성 팀은 37팀만 접수가 되었다. 내년에는 더 많은 테린이들이 대회를 뛸 수 있도록 새로운 방안을 세울 계획이다”고 했다.
테라 클럽에서 운동한다는 참가자의 이야기를 듣고 맥주 ‘테라’를 연상했다. 하지만 ‘테니스 라이프’를 줄여 ‘테라’라고 한단다. 200여명의 온라인 모임인 테라는 코트 예약자가 카톡으로 시간과 장소를 올리면 한 면당 4명을 선착순으로 받아 운동을 하는 아주 심플한 모임이다. 매일 테니스 한다는 김채은은 “1년 반 전부터 시작했는데 재미있는 만큼 쉬운 스포츠는 아니다”며 “모임에서 고수를 만나 경기를 하다보면 맨탈이 털려 라켓을 그만 놓아야 하나 하는 자책을 하는데 그 다음날이면 또다시 코트로 향하는 마법에 걸려 있다”고 전했다.
언노운 클럽은 온라인 테린이 모임으로 회원 수 100명. 일주일에 4번 중 두 번은 군포. 두 번은 안양에서 모이는데 3코트씩 임대해 3시간을 친단다. 17개월 된 김옥미는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 같은 포핸드가 과연 언제나 잡힐 지 몹시 궁금해 했다.
월요일 자유공원에서 모이는 무지개 클럽은 테린이들을 일곱 명이나 키우고 있다. 주부 테린 4명이 출전한 이 모임의 송향희 경기 이사는 “오늘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연습한 결과가 보이는 듯하다”며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끼고 참 예쁘다”고 했다.
남자 선수들이 뛰는 자유공원에 오니 젊은 테린이만 출전한 것이 아니라 40대, 60대 선수들도 종종 보였다. 중앙코트에서 운동하는 굿프렌즈라는 클럽에서 출전한 60대 선수는 “젊은이들을 상대로 경기를 해도 지치지 않으니 그동안 체력관리를 잘 한듯 하여 뿌듯했다”며 “이렇게 초보자도 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 안양시테니스 협회에 감사드리고 더욱 분발해서 열심히 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자유공원과 중앙공원에서 경기를 한 남자 테린이들은 8강부터 안양종합 운동장에서 경기를 했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가운데 최종 우승은 고1 김민준과 석수 대림에서 운동하는 서정광팀이 차지했다. 경기도중 다리가 뭉쳐 쓰러졌음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던 김민준은 “배드민턴을 하다가 코로나로 운동을 할 수 없어서 엄마 따라 테니스 라켓을 잡았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재미있는 스포츠다”며 “친척 따라 돌둘 클럽에서 종종 운동을 하고 있는데 테니스는 특히 몰입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고 했다.
안양권의 테린이 사이에서 최강자 클럽으로 소문난 티티티 클럽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주기적으로 타 클럽과 교류전을 해 오고 있다. 호계코트와 안양종합을 번갈아 가며 주말에 운동하는 이 클럽의 최용현 (파트너 남민우)이 준우승을 차지해 실력을 과시했다. 테니스라는 새로운 세상에 진입한 테니스 어린이, 즉 테린이들은 바쁜 직장 생활을 하는 중에도 늘 볼 칠 궁리를 하느라 더 바쁘단다. 미치지 않고서는 미칠 수 없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 이라는 단어처럼 열병을 앓아야만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머잖아 다양한 꽃을 피울 테린이들을 위한 안양시 협회에서 주관한 이 대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글 사진 송선순
대회결과
남자테린이
우승-허정광 김민준
준우승-남민우 최용현
3위-조성렬 최지호, 장경태 김기덕
여자테린이
우승-김연미 오미란
준우승-한다영 신유진
공동3위-배마리 김양진, 곽은영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