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존 주커만 감독, 다큐멘터리, 일본, 102분, 1990년
일본 오키나와 최 남단의 섬 요나구니에 사는 82세 어부 시게루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와 같은 이야기의 선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다큐가 가진 진솔성과 일상의 묘사가 이 영화를 한없이 따뜻하고 깊게 한다.
요나구니 사람들은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산다.
특히나 유속이 빠른 태평양의 청새치는 사람보다 큰 고기로 힘도 좋아
어부들의 선망이 되는 고기다.
할아버지는 청새치를 잡기 위해 차분히 준비하고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한다.
허탕을 치는 날이 거듭되지만 별다른 동요없다.
그리고 드리어 171킬로그램의 거대한 청새치를 고투를 벌이며 잡아낸다.
아마도 청새치 한 마리를 잡는 것은 고래를 잡는 것처럼 대단한 일일 것 같다.
대양에서 자유롭게 살던 등 푸른 그 고기의 힘을 느끼고 그것과 씨름을 잡아낸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삶이고 종교의 순간이 아닐까?
조용하지만 강렬하다.
하지만 그 요나구니가 지금은 대만과 중국, 일본의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긴장의 섬이 되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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