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썩은 생맥주 실태.
-대형 생맥주 전문 매장 몇 군데 빼곤 거의 청소 안 해......"맥주 생산업체가 책임"주장
-생맥주 청소용 전문 기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나 몰라라식 책임 전가.. 소비자만 봉??
▲오른쪽 우측의 관에 하얗게 끼어있는 것이 일명 '비어스톤'이다. 청소를 한다는 전문점의 청소 상태다.
역시 예상한 대로였다. 이영돈의 소비자 고발이 방영된 지 2달이 지났지만 대다수의 생맥주 집들은 관을 청소하는데 게으름을 피거나 또는 아직도 관을 청소하는 것 조차 모르고 있었다.
직접 확인 취재는 지난 19일부터 21일가지 3일간 강남역 먹자 골목 일대와 사당역 일대의 먹자 골목 일대에서 동시에 이루어졌다. 강남역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 거리였고 사당동은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지는 곳이어서 두 지역을 선택했다.
또한 사당역 일대는 소규모 생맥주집들이 많이 있는 곳이고 강남역 일대는 제법 규모가 있는 생맥주 전문점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는 곳도 두 지역을 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먼저 사당동 일대. 약 10군대의 생맥주 집을 돌아다니며 관 청소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주인들은 생맥주가 통과되는 관을 청소해야 되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그런 것을 왜 물으냐'며 문전박대하기 일쑤였다.
사진도 못 찍게 하고 먹고 살기 힘든데 왜 트집을 잡느냐는 것이었다.
한 업주는 "그런 건 맥주 회사에서 해주어야지 왜 우리가 하느냐 " "청소에 관한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알면 하지 왜 안 했겠느냐"며 납품회사의 무관심에도 일침을 가했다.
결국 사당동 일대의 매장에서는 사진 촬영에 실패했다 (청소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 생맥주 집도 사진 촬영은 할 수 없다며 등을 떠밀기도 했다)
소규모 생맥주 집은 업주의 게으름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업주들이 청소하는 것 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그들이 청결에 관해 시간을 기울일 시간이 없었던 것일까?
반면 강남역 일대의 규모가 있는 곳은 그나마 사당동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약 10군대를 조사해본 결과 10군데 생맥주 전문점 중에서 약 4군데 정도는 매일 청소를 하며 깨끗하게 관리를 하고 있었고 4군데 정도의 매장은 청소를 하기는 하지만 1주일에 한번씩 하거나 2주일에 한번씩 하는 정도여서 관에 '비어스톤이 끼어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10군데 중 나머지 2군데는 청소를 한다고 하면서 생맥주 통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 청소를 안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곳이다.
<비교적 큰 생맥주 전문점이 많은 강남역임을 참고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비교적 양호해 보이지만 우측 하단으로 내려온 관에 하얗게 비어스톤이 끼여있다.
▲앞에 관에 허옇게 끼여있는 비어스톤과 뒤에 보이는 생맥주통 관에도 이물질이 쌓여있다.
▲청소를 한 관은 깨끗했지만 다른 관은 적잖이 비어스톤을 볼 수 있다.
청소가 잘 된 강남역의 한 생맥주 집 점장은 "이영돈의 소비자 고발' 이 방영된 후 생맥주 회사에서 관을 청소하는 기계를 일괄 구입해 매장에 무료로 준다고 하는 말을 들었으나 아직도 언제 줄지에 대한 말은 못 들었다고 했다. 기다리고 있는 중이고 안 준다고 하면 매장에서 개별 구입해 생맥주 통을 관리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강남역의 한 생맥주 전문점의 관리 상태. 정말 깨끗했다.
또 다른 한 업소의 점장은 "생맥주 통의 관은 하루에 2번 정도 청소를 해야 정말 맛있는 생맥주 맛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청소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귀찮을 때도 있어서 하루에 2번 청소를 하는 집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생맥주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맥주다. 살아있는 생물인 것이다. 그런 맥주를 가져와 정작 손님들에게 죽은 맥주로 변질된 것들을 판매한다면 그건 정상이 아니다.
생맥주 통을 관리하는 것도 손님에 대한 서비스다. 말만 부드럽게 하고 보기 좋은 안주와 함께 인사만 잘한다고 해서 손님에 대해 서비스가 좋은 집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생맥주 집에서는 생맥주를 팔아야 한다. 죽은 맥주는 필요 없다.
맥주가 통과하는 관을 청소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성의만 있으면 매일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니면 기계의 힘을 빌어서 손쉽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강남역과 사당동 일대가 이젠 어느 정도 청소를 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적어도 우리가 조사를 했던 곳은 말이다.
다음에는 강남역 일대의 맛있는 생맥주를 파는 집을 소개해야겠다. 필자의 눈으로 청소 상태를 확인한 깨끗한 생맥주 집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