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IBBY 아너리스트 2024 한국 후보 안미란 동화집
닭은 졸업하면 안 되냐고?
토끼의 빨간 눈에 담긴 고민?
까마귀는 잘 까먹어서 까마귀?
궁금하면 다가가서 물어봐
속마음을 한번 나눠 봐
“깊이 있는 문제의식으로 경쾌한 연대를 복원하는”(IBBY 아너리스트 선정 경위) 우리 창작동화의 대가, 안미란의 신작 동화집. 30년 가까이 60여 편의 어린이문학을 써 오며 동시대 어린이들에게 공존의 가치를 전해 왔던 그가 이번에도 다양한 존재들의 활기찬 목소리를 담은 새 동화집 『봉달이의 졸업 시험』으로 찾아왔다. 닭의 수호신이 되어 닭을 학교에서 졸업시키기로 결심한 달걀귀신(「봉달이의 졸업 시험」), 세상의 소음에 지쳐 버린 모습으로 마주한 아이와 토끼(「토끼가 투덜투덜」), 어른들의 잔소리로부터 도망쳐 달밤에 까마귀쪽나무 열매를 먹고 까마귀로 변신한 아이의 이야기(「자꾸 자꾸 까먹어」) 세 편이 실려 있다.
닭, 토끼, 까마귀와 같이 친숙한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작가는 이들을 특별한 위치에 놓지 않는다. 닭장 밖으로 나가 보고 싶은 닭, 조용히 머무를 곳을 찾아 헤매는 토끼, 그날그날의 먹이와 놀잇감을 찾는 까마귀가 그저 자기다운 일상을 지내고 싶어 할 뿐이다. 필요한 순간에는 사람의 말을 하지만 그보다는 만남과 헤어짐으로, 눈짓과 발짓으로 어린이와 더 풍부하게 소통하는 동물들의 존재감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 느슨해 보여도 그 안에 분명 존중과 배려가 있는 공생 관계, 바로 안미란 동화가 지향하는 건강한 관계이다.
작가소개
안미란
어린 시절부터 멋대로 공상하기, 마음대로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대학에서 철학과 국어국문학을 공부했고, 1996년 동쪽나라 아동문학상에 동시 「주차금지」가 당선되었고, 2000년 창비 좋은어린이책 공모에 동화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이 당선되었습니다. 2024년 IBBY 아너리스트 한국 후보에 선정되었습니다.이야기를 쓸 때도 기쁘지만, 마주 앉아 읽을 때도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되어 어린이들에게 책 읽어 주기를 하며 놀곤 합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나 안 할래』 『너만의 냄새』 『어린이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 『동동이 실종 사건』 『내가 바로 슈퍼스타』 『내겐 소리로 인사해 줘』 『그냥 씨의 동물 직업 상담소』 등이 있습니다. 우리 곁의 이주민 관련 책으로 『투명한 아이』, 『그냥 씨의 동물 직업 상담소』, 『블루시아의 가위바위보』(공저) 등이 있습니다.
줄거리
이야기 하나, 「봉달이의 졸업 시험」
몽 교장의 학교에는 수탉 한 마리가 있다. 지금은 다른 학교로 전학 가 버린 봉수가 데려온 닭, 봉달이다. 봉달이는 종이 쳐도, 학교 끝나도, 방학에도 꼼짝없이 닭장 안에만 있다. 한편, 몽 교장의 도움으로 학교 안에 몰래 숨어든 달걀귀신 아리가 봉달이를 얼른 바깥세상으로 내보내 주라고 몽 교장을 몰아세우는데……. 소심한 몽 교장은 걱정이 많다. 늙은 닭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학교 밖은 춥고 위험할 텐데. “그런데 봉달아, 너 학교 밖에서는 뭐 먹고 살래?” 봉달이를 정말 바깥세상으로 내보내도 괜찮을까?
이야기 둘, 「토끼가 투덜투덜」
온종일 고요함을 찾아 헤매는 ‘나’는 멋진 시인이 되고 싶다. 시인이 되려면 시를 써야 하는데, 귀를 건드리는 세상의 소음 때문에 한 줄도 쓰지 못한다. 불면의 밤을 보내던 ‘나’의 방에 온종일 고요함을 찾아 헤맸다는 토끼가 폴짝 뛰어 들어와 투덜거린다. 둘은 손 귀마개로 귀를 막고, 수다를 떨면서 더 큰 소리를 만들고, 헤드폰으로 음악을 감상하며 소음을 없애고자 애쓴다. 어느새 투덜거리는 토끼와 보내는 밤이 익숙해진 ‘나’는 토끼가 나타나지 않는 밤이면 쓸쓸하다. 그렇게 누구보다 간절히 고요를 바라던 두 존재에게 찾아온 신비로운 순간! 하얀 상자 같은 방 속에서, 사부작사부작 아침이 시작되는 세상의 소리에 처음으로 귀가 활짝 열린다. “맞아, 이 소리들은 어쩌면…….”
이야기 셋, 「자꾸 자꾸 까먹어」
이상한 까마귀가 나타났다. 인간 아이가 보름달 아래서 마법의 까마귀쪽나무 열매를 먹고 다음 보름달이 뜰 때까지 까마귀로 변신한 것이다. 시험에서 ‘올백’을 한번 맞은 이후, 계속 한 문제씩 틀리는 저주에 시달리다 “왜 자꾸 까먹어, 까먹기를! 까마귀 고기라도 먹은 거야?”라는 부모님의 잔소리까지 듣고 도망쳐 나왔으니, 이름은 ‘올백’이다. 올백은 까마귀들을 따라다니며 무리에 끼워 달라고 조른다. 그러거나 말거나 까마귀들은 관심 없지만, 올백은 이제 대장을 하겠다며 고집을 부리는데. 까마귀가 되어서도 고단하게 흘러가는 올백의 한 달. ‘부모님도 이제 나의 소중함을 까먹지 않겠지? 나도 까마귀 무리와 보낸 날들 까먹지 않을게.’
출판사 리뷰
안전한 자리에 있을 것,
밤에는 일찍 잠들 것,
공부한 내용을 까먹지 않을 것.
온갖 ‘그래야 할 것’들에 시원하게 물음표를 던지는 이야기들
다른 존재와 눈 맞추고
세상의 소란함을 받아들이며
‘관계 맺는 기쁨’을 알아차리는 바로 그 순간!
이야기 속 어린이들은 이른바 ‘착한 아이’ 통념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다. 「봉달이의 졸업 시험」에서는 학교에서 가장 큰 어른인 몽 교장에게 바락바락 소리를 치는 아이가, 「토끼가 투덜투덜」에서는 멋진 시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아이가, 「자꾸 자꾸 까먹어」에서는 까마귀로 변신했어도 인간 때의 습성을 버리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아이가 등장해 미묘한 해방감과 풍자의 재미를 선사한다. 이 아이들이 자신과 닮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타자와 조우하며 비로소 세상과 관계 맺는 기쁨과 감동을 알아차리게 되는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온다. 자신의 타고난 기질을 긍정하고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아이들은 ‘나다움’의 가치를 자연스레 보여 준다. 때로는 견고한 현실의 울타리를 훌쩍 넘어서 버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경험과 이해의 영역을 넓혀 가며 나와 너와 세상의 새로움을 찾아 나가는 아이들. 책 속에서 귀신과 동물, 인간 아이 들이 한데 어울려 무럭무럭 자라는 소리가 활기차게 울려 퍼진다.
보송보송한 그림으로 어린이 독자들의 눈은 즐겁게, 마음은 편안하게 해 주는 송선옥 화가가 일러스트를 작업했다. 학교, 방, 동네 편의점과 같이 가장 일상적인 공간이 화가의 터치를 거쳐 소소한 환상들이 유려하게 펼쳐지는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가만 들여다보면 마음이 절로 따스해지는 그림들 속에 화가가 깨알 같이 심어 놓은 유머를 발견해 내는 즐거움까지 놓치지 않기를!
출처 : 봉달이의 졸업 시험 - 예스24 (yes24.com)
첫댓글 안선생님, 응원합니다 ☆
아이의 '나 다움' 을 글로 푸셨어요.
풍자를 곁들인 동화.
철학적인 면이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