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이국땅에서 숨진 남편 옆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기고 생을 마감한 한 인도 여인의 영현 안장식이 대구에서 열렸다.
대구 수성구청은 24일 수성구 범어동 나야대령기념비에서 나야대령의 미망인인 비말라 나야 여사의 영현 안장식이 거행됐다.
이날 안장식은 유가족과 구청 및 구의회 관계자, 지역 보훈단체장,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6·25 전투가 치열했던 1950년 7월 국제연합한국위원단 인도대표로 파견 온 나야대령은 같은 해 8월 12일 왜관지구 전선 시찰 도중 지뢰폭발로 순직했다.
다음날 수성구 범어동 산156번지(속칭 조일골)에서 화장하고 1950년 12월 7일 당시 조재천 경북도지사가 대령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각계로부터 성금을 모금해 기념비를 건립했다.
이후 1970년 5월 주한인도 총영사를 비롯해 1989년 5월 나야 대령의 미망인 바밀라 나야 여사가 주한 인도대사와 함께 이곳을 다녀갔다.
또 지난해 7월에는 비제이 남비아 UN사무총장 비서실장 내외와 나야대령 유가족이 수성구를 방문, 국가현충 시설로 지정받아 깨끗하게 잘 보존·관리되고 기념비를 보고 큰 감동을 받기도 했다.
3년이란 짧은 결혼 생활 끝에 머나먼 이국땅에서 남편을 떠나보내고 51년간의 순애보를 간직한 비말라 나야 여사는 지난해 9월 11일 생을 마감하면서 “남편 옆에 묻히고 싶다”는 애틋한 유언을 남겼다.
딸과 손자 등의 유족들과 유골이 돼 남편의 묘를 다시 찾은 비말라 나야 여사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러서야 꿈에도 그리던 남편 품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이번 영현 안장식을 통해 이국땅에서 순직한 나야 대령의 외로운 영혼이 부인과 함께 영원히 영면하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전쟁의 아픔으로 시작된 반세기를 넘은 인도의 순애보가 나라의 소중함과 호국정신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치 : 수성구청 - 대구 KBS -뒷산 ( 범어동 산 156 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