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대둔산 등반기회가 있었다.
번번히 급작스런 일때문에 기회가 닿지 않았던 대둔산이었다.
이번이 세번째.
요번엔 오를수 있을까 많은 기대를 가졌던 날들이었다.
토요일 비소식이 있어 금욜 저녁 먼저 내려가신 선배님들은 등반을 못하시고~
퇴근을 기다리는 토요일 하루는 한시간이 열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드디어 퇴근, 한시간전 먼저 와서 기다린 동호차에 오른다.
출발후 삼겹살 조금 사오라는 형석 선배님 문자에 마트에 잠깐 들린다.
차는 살짝 밀리는 강변북로를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를 올라탄다.
근데,, 비가 심상치않다. 거기다 전광판엔 충남지역 호우주의보..ㅡㅡ;;
야속한 하늘.
그래도 내일은 그칠꺼야~~ 라며
두시간에 한번씩 기상청 홈페이지의 오전중 비가 그칠꺼라는 예보가 오보가 아니길 간절히 기원했다.
교대로 운전을 하려다 비오는날 야간운전을 싫어하는지라
동호가 계속 운전하기로한다.
천안휴게소에 들려 호두과자 한봉지 사먹고 바로 출발.
한번도 헤매지 않고 바로 찾아간 대둔산 야영장.
아까 낮부턴 빨랑 오라고 닥달하시던 선배님들,
막상 다와가니 천천히 오라며 운전조심하라고 하신다..ㅎㅎㅎ
밤 12시 10분전 도착한 야영지.
저~ 멀리서 명규선배님이 마중을 나오시고 드디어 캠프에 입성~!!!
특급호텔 부럽지 않은 멋진 기욱선배님 텐트덕에
내 텐트는 패킹상태 그대로 다시 배낭속으로~^^
첫대면인 동호와 선배님들.
간단히 인사후 바로 삼겹살로 달리기 시작한다.
밤 12시간 넘어 먹는 삼겹살이 어찌나 맛있던지
기다리시느냐 지치셨을 선배님께 첫번째로 녹용주부터 개봉.
한순배의 술이 돌고 첫만남, 비속의 야영, 좋은분들
이 세가지가 충족되니 술이 술술 넘어간다.
산이야기, 내일 하게될 등반루트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가고
술은 슬슬 떨어져??가고,,
명규선배님 약간 취기가 있으시당,ㅎㅎ(적정선 파악했습니다~^^)
짧은밤 시간은 어느덧 깊어가고
(왠지 이사진은 혼날것같은 예감이...ㅎㅎㅎ)
이 세상 믿지 말아야할 거짓말 세가지중 하나는 형석선배님의
"나 담배 끊었어~"
라는 말이라는걸 다시한번 느끼며,,,
배낭을 꾸리며 생각난 것들중 하나.
꼭~~ 술한잔 들어가면 담배 찾으시는 명규선배님과 형석선배님.
혹시나~해서 담배한갑을 챙겨가본다.
뭐,, 혹시나가 역시나라고,,,ㅋㅋㅋ
이젠 "나 담배 쉬고있어~"라고 말씀하세여~~^^
2박 3일간의 비바람에도 끄떡 없었던 특급호텔캠프.
이 야심한 시각 그 넓은 대둔산 주차장을 전세내고
밤이 깊어가고 있다. 이러다 날새지..ㅎㅎㅎ
피곤하신지 명규선배님은 자리털고 일어나 안으로 들어가시고
시계는 새벽 3시가 다되어간다.
슬슬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기로한다.
기욱선배님과 똑같은 목베개, 형석선배님과 똑같은 침낭
반가운 마음에 깜찍포즈 취해주시는 기욱선배님..^^
다섯명이 눕고도 널널한 잠자리였다.
아늑한 실내, 천장엔 UFO가 실내를 비춰주고
아침엔 비가 그치기를 모두같이 기도한다.
아침 8시쯔~음. 살짝 잠이 깬다.
간밤 어찌나 잘 잤는지 간혹 불면증으로 고생하는데 집에서보다 더 잘잤다.
물소리는 여전히 들리고 바람이 살짝 부는것같다.
"저 물소리는 빗소리가 아닐꺼야~!!"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애써 머릿속에서 털어보려 애쓴다.
물대신 커피 한모금마신후 플라이를 걷어본다.
그,, 런,, 데,,,,
-_-;;;
플라이를 걷는순간 얼음이 되어버린다.
그렇다.
기상청의 예보가 완~~죤 빗나가버린것이다.
"비오는데요....."라고 한마디하자
다들 꼬물꼬물 번데기속에서 얼굴을 내미신다.
이럴거라 예상을 하셨던지 다들 얼굴표정이 평온하시네??
일단은 이렇게된거 밥부터 먹자~
모닝커피후 아침식사 시작.
고슬고슬한 맛나게 밥이 지어지고 선지해장국 데우고 누릉지 끓여
어제의 숙취를 해소한다.
사실 어제 술을 이거저거 짬뽕해 먹었더니 아침에 머리가 살짝 아팠다,,,ㅎㅎ
식사후 살~짝 산 언저리를 내다보신 명규선배님,
오늘은 등반하기 힘들겠다며 아쉬워하시고
처음 등반 따라온 동호역시 아쉬워하고있다.
근데,,, 아깐 아쉬웠는데 있다보니 그닥 아쉽지 않았다.
"집나가면 개고생"
텐트가 넘 아늑했나보나, 나가기 싫어진거보니..^^;;
이왕이렇게 된거
매듭은 팔자매듭 장비이름은 하네스, 그리그리, 퀵드로밖에 모르는
왕쌩초짜 동호를 위해 이론 교육을 하기로 한다.
옆에껴서 까먹었던 매듭법도 다시한번 상기해보고,,
모르는 장비 활용법도 듣고,,
근데,,, 내가 하는 보우라인 매듭법이 웃겼나???
웃으신다. 몇번 해보이니
형석선배님 "이렇게 하는거야"라며 보여주신다더니 헷갈려 하신다..ㅋㅋ
전염되신 모양이다...ㅋㅋ
비는 계속 내리고 날씨는 더 추워지고 안개가 산밑에 가득이다.
그러더니 어젠 불지 않던 바람까지 대박으로 불어주시고
등반은 포기 점심먹고 철수하기로한다.
여전히 교육중인 동호,
"니 머리가 고생이 많다~"
저거 다 기억했다가 다음에 오면 해야할텐데,, 살짝 걱정된다..ㅋㅋ
남은 음식들을 해치우고 비가 약간 소강상태를 보일때 철수한다.
슬슬 그쳐가는것같기도하던데 바람이 넘 불어서 추웠다.
아쉬우신지 다들 저~넘어 산언저리를 쳐다보신다.
처음 뵐때부터 "나 담배 끊었어~"라고 말씀하시는 형석선배님.
여전히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으신다..ㅋㅋ
사실 얼마 피우지 않으셨는데 그때마다 사진에 꽤 찍혀있다.
어? 자세히 보니 명규선배님도???
벌금 물릴까요???ㅋㅋ
출발전 단체사진도 한장 찍고
작게 나와서 다시한번 찍고
카메라 치우는중 셀카도 한장하고,
어휴~~ 동호가 저렇게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대면
7년째 보는 얼굴이지만 가끔 놀랜다.ㅋㅋㅋㅋㅋ
명규선배님도 한장 찍어드리고
나도 한장 찍고~
돌아가는길 바로아래 천등산에 들려 암장 구경가기로 한다.
민들레길이 보인다.
제작년 가을 단풍에 취했던 그길을 녹음이 우거진 이른여름에 와보니
느낌이 많이 틀리다.
"우리 민들레길 다녀온거다~"라고 우기실꺼라며
증명사진 한장 찍어달라신다.
등반은 못했지만 야영도 참 좋았다.
등반중엔 듣지 못할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을수 있었고
한잔술에 조금더 가까워질수 있었고
등반 아니더라도 산을 느낄수 있었고
반겨주시는 환한 웃음이 있어 좋았다.
예전 내가 못갈때 다른 지인들 등반가믄 약올라 비오라고 기도했다가
벌받는가싶어 앞으론 마음 이쁘게 쓰기로 다짐했다.^^;
작년 영남알프스 간다고 호기롭게 나섰다가 간월산만넘고 비박후
전날마신 술로 술병나 바로하산했던 초절정 숏코스 산행이후
그에 찜쪄먹기엔 게임도 안되는 단거리 대둔산 산행?
아직 대둔산은 내게 마음을 열지 않았나보다.
아직 수청들기 싫어하는 춘향이같은 대둔산
다음번엔 꼭~ 오를수 있길 기원하며.. 이상 대둔산 야영,,, 끝!!!
첫댓글 사진만 올렸다가 부연설명 단다고 쓰다보니 후기가 되버렸네요~~ㅎㅎㅎ 후기 쓰다보니 벌써 시간이..ㅎㅎ후기라기보단 기록에 가까운 후기..ㅋㅋㅋ 좋은밤 되세요~~^^
행복했겠다.....
늦은시간 어렵게 내려 왔는데.. 다음에 다시 기회가 있겠지 수고했다.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담배는 끊었다 ^^
새털같이 많은날들, 언젠간 갈 기회가 생기겠죠~ㅎㅎ,,, 다음에도 담배 챙겨다 드릴께요~~~ㅎㅎㅎ
헤진이가~~ 고생이 많다~~
고생은요...ㅎㅎ 선배님 얼른 나오셔야죠~ 얼굴 까먹어요,,^^
왠 기창.... 난 기욱....
ㅠㅠ,,, 동호도 있고 동규도 있고, 기창선배님도 계시고 기욱 선배님도 계시고,,,ㅋㅋ 손가락이 미쳤어요~~죄송요,,^^;;
근데,,, 기욱선배님~~~ 댓글이 이렇게 달리도록 지적하시는분 한분도 안계신데요..ㅋㅋ암튼 죄송해요~ 바로 수정했어요..ㅎㅎㅎ
첨에 지적할까 하다 내가 안가봤으니 말 못혔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