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6일.
완성된 거푸집 안에 철근을 엮어서 연결했다. 거푸집 밑으로 올 봄에 땅속 기초(깊이 약 40센티)를 한 시멘트 바닥이 보이는데, 거기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철근을 '거꾸로 U자 모양'으로 곳곳에 박았다. 그 철근 지지대의 아래 2줄,위로 3줄, 총 5줄 철근이 지나가게 엮었는데, 철근 굵기는 10미리 철근이고, 총 32본, 연결 철사값까지 10만원이 들었다.
거푸집에 시멘트를 붓기전에, 각방 아궁이 자리 두군데는 미리 아궁이 크기만큼 합판으로 막아서 아궁이 입구를 미리 확보해 놓았다. 아궁이 입구는 위 사진처럼 약간 V자 모양으로 앞보다 뒤가 좀 넓게 설치해서 불이 잘 들어갈수 있게 했다.
주물 아궁이는 철물점에서 사는 것보다 상주장터 대장간 물건 파는데서 사는게 훨씬 싼데, 中자 15,000원, 大자20,000원이라서 大자를 사다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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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 12월27일.
일기예보상 3-4일 후에 추워진다는 예보가 있어서 마음이 급해졌다. 지금까지 이게 겨울날씨인가 싶을정도로 따스했는데 이제 본래의 날씨가 찾아올듯 싶었다. 시멘트 양생시간 중 2-3일만 따스하면 양생 상 하자가 없다고 해서, 서둘러 주위 이웃들께 도움을 청하고 레미콘을 불렀다.
김천에서 관희형님이 와주시고, 빈 수업시간을 틈타 김진용선생님이 와주셨다. 두분다 빡빡한 일정을 쪼개서 오신것이라, 일 마치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 급하게 돌아가셨다.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나는 복도 많지 ^^*
마을 이웃인 준태씨도 와주었는데, 워낙 일머리를 아는 친구라 주도적으로 일을 이끌어 주었다. 이날 뿐만 아니라 전부터 틈틈히 와서 기술지도를 해주니 항상 든든하다. 아무튼 이날, 명목상 겨울인데, 다들 얼굴에 땀방울이 뚝뚝...땀 꽤나 쏟으셨다. 세분 모두 고맙습니다.^^
레미콘 양은 미리 거푸집 안의 부피(가로x세로x높이)를 계산해보니 총 4세제곱미터로 나왔다. 레미콘1루베가 1세제곱미터. 그래서 4루베(레미콘 한차 가득 6루베)를 신청했다. 4루베값 22만원이 들었고, 거푸집안에 붓는 것은 바닥에 붓는것보다 시간이 배 걸리는 일이라 레미콘 기사분에게 담배값 하시라고 10,000원을 더 얹어드렸다.
레미콘을 부은 후 3일 후부터 4-5일간 눈보라 치며 엄청 추웠다. 너무 절묘하게 레미콘 일정을 맞추어진 것이라 두고두고 감탄이 나왔다. 1월2일, 이젠 됐겠다 싶어서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로 재껴서 거푸집을 철거했다.
우리마을로 귀농한 친구 민태 아버지가 서울에서 전직 조적 기술자시다. 그래서 기초조적은 물론이고, 황토벽돌 조적까지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이걸두고 예비하심이라고 해야되지 않을까? 흙벽돌 집 건축의 가장 중요한 기술자를 바로 옆에 모시고 있었으니... 나에겐 천군마마를 얻은 셈이다.
날 따신 1월 8~9일.
콘크리트 통 기초 25센치 위로 벽돌 기초 25센치를 더 올렸다. 벽돌높이로는 4단... 바깥면은 적벽돌로, 내벽은 시멘 벽돌로 쌓는다. 먼저 친구 아버님이 물호스로 집 네귀퉁이의 수평을 보더니 콘크리트 기초 잘 했다고 칭찬해주셨다. 네 귀퉁이 수평 오차가 1센치 정도밖에 안난나고, 아마추어가 이정도면 잘한거라고 칭찬해주셨다. 어깨가 으쓱~ 기분 좋고~
먼저 수평 실을 걸수 있게 네귀퉁이에 ㄱ자 형태로 벽돌을 쌓으시고, 수평실을 튕기신다. 그 수평줄에 맞추어서 벽돌을 쌓아 올리신다.
쌓아올리신 벽돌이 정말 일렬종대로 반듯하다. 워낙 꼼꼼하신 성격에 일 또한 그대로시다. 당신 말씀이 왕년에 서울에서 우리나라 재벌들 집 짓는데만 다니셨다고 하시니 그 솜씨가 알만하다. 그럼 우리집도 재벌집 수준?? 재벌은 싫지만 그 정도 솜씨의 집이 된다니 괜히 기분 좋고~
그럼, 나는 뭐 했냐? 당연히 조수로서 옆에서 사모래 개고, 벽돌 날라다 드리고, 뒷일 하느라 바빴지. 벽돌조적 뒷일꾼(일명 데모도)이 얼마나 힘들고 일이 많은지 건축일 하시는 분은 아실것이다. 아이구야, 이틀동안 허리 휘는지 알았네... ^^
아버님 말씀이 조적 사모래 비율은 모래:시멘트 비율 4:1(참고로 미장 비율은 3:1)이란다. 총 시멘트 8포(32,000원)와 모래2.5톤차분(9만원) 중 1/4정도 쓰고, 시멘벽돌 2,000장(120,000원),적벽돌 약 600장(약70,000원)정도가 들어갔다. 적벽돌은 운이 좋게 벽돌공장에서 재고처리용으로 장당 115원씩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구입할수 있었다.
이틀동안 사부님 모시고 벽돌쌓고, 다음날 혼자서 추가로 남은 부위를 쌓아보았다. "뭐, 무너지지 않게만 쌓으면 되지~" 크!
이제 기초 흙을 채워야하는데, 방은 구들을 놓을것이니 상관없고, 거실부분에 흙을 채워야 한다. 요근래 아랫마을 상수도 공사를 하길래 혹시 남는 흙을 받을수 없겠냐고 물으니 줄수있단다. 야~ 이게 왠 횡재냐...
2.5톤 덤프차로 일주일 간 흙 11차분을 집 주위로 받았다. 자기네들도 처분해야 하는 흙이니 운임도 받을 필요없다고 했지만, 식사라도 하시라고 5만원을 드렸다. 이걸갖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고 하나~ 가까이서 저렴하게 흙을 얻을수 있었다.
1월18일. 포크레인을 반나절 불렀다. (저번 집뒤 수로공사 반나절까지 합쳐서 30만원) 집 주위로 부려놓은 흙을 집 거실 기초 안으로 부어놓고 흙 다지기를 했다.
사람은 눈으로 보는 만큼 그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것 같다. 돋아놓은 거실에 올라가 보니 기초하기 전에 머리속으로만 그려본 집이랑 차원이 다르다. 어느정도 집 윤곽이 드러나니, 다음 계획이 더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잡혀진다.
향유야, 이게 우리 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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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향유, 안녕~~~! 좋아보이는구나! ^^
축하합니다. 멋진 집에서 창창한 꿈을 계속 펄치시기 빕니다. 백부님과 같이 근무하던 김학련입니다.
떠갑니다.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