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Y-MADE ; 이는 오브제(objet) 장르 중 하나로〈기성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뒤샹(Marcel Duchamp)이 창조해 낸 이후 예술적 측면에서 깊고 다양한 철학적 의미를 갖게 된다. 현대의 수많은 작가들은 그의 영향을 받아 생활의 일상적인 물품을 선택해, 새로운 제명(題名)과 새로운 관점에서 그 유용(有用)한 의미가 사라져 없어지도록 전시장으로 이끌어 새로운 사고(思考)를 만들어낸다. 시각적인 무관심에 기초한 것들을 선택, 분리, 창조하여 새로운 미(美)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한다. ● 2005년 첫 기획전에 새로이 시작하는 의미로 새로운 관계, 새로운 역할, 그리고 새로운 의미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강민경_RED_사진, 오브제_20×30cm_2005
김정란_Ego_혼합재료_53×45cm_2004
김정향_04’Edition for People with slight Anthrophobia_전화번호부에 수묵채색, 철사_가변크기_2004
김진경_입술_사진_42×29.7cm_2005
강민경은 붉은색채로서 우리의 눈을 자극한다. 흔히 우리일상에서 스쳐가는 흔적들의 붉은색상을 카메라의 렌즈안에 수집하여 이를 벽지화하여 다시 현대의 잔여물로 회생시킨다. 그리고,그를 다시 회상한다. 김정란은 끊임없이 자아(自我)를 찾으려 노력한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각종 현대의 피조물의 각종 오브제와 일그러진 비형이학적인 정육면체(이상향을 가기 위한 하나의 미숙아)는 정육면체(이상향)로 나아가고자 하는 일련의 과정을 밟고 있는 자아이다 한다. 김정향의 작품에선 전화번호부가 눈에 뛴다. 전화번호부는 얽힌 철사와 같이 어떻게든지 연결되어 있고, 찾아서 연락할 수 있는 ‘관계’의 의미를 보인다. 그는 ‘옷’에 관련된 상호 전화번호들(예를 들어 미싱, 염색, 섬유, 백화점, 양장점, 패션디자인학원, 웨딩드레스 샵 등등)은 남기고 그 외의 것들은 먹이나 채색재료로 지워나가는 작업을 한다. ‘옷’에 연결되어 있는 또 다른 방향의 관계를 찾아보는 것이다. 김진경은 “메이크업을 입는다” 라고 개념을 설정하고 퍼포먼스를 한다. 현대여성에게 있어서의 메이크업을, 즉 ready- made beauty 를 오브젯으로 설정하고 그것을 새롭게 접근해, 고정관념에 고착화된 미를 선택, 분리, 창조하여 새로운 미(美)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하고, 메이크업과 여성의 관계, 새로운 역할, 그리고 메이크업의 새로운 의미를 다양한 비쥬얼적인 방법을 통해 제시한다.
박근영_Track(흔적)_기름종이에 아크릴_58.5×73.5cm_2005
박미영_김치, 가장 한국적인 교집합 그 생명력의 색채와 공간_비닐수납걸이, 약 200 여개의 꼬마김치 175.5×180.5cm_가변설치_2005
박진경_생명연장을 위한 장기이식 제품_깡통, 디지털 프린트_120×60cm_2005
이영환_일상 FREE_골판지_2004
박근영은 파란 기름종이를 캔버스화하여 기름종이 위에 얼굴을 찍어 만들어낸다. 그때그때의 주변환경과 얼굴상태, 사용한 시간(때), 심지어는 그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 진다. 그 하나하나의 형상은 흔적이고, 많은 의미를 지니고, 그 독특한 무늬들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상상을 자아내게 한다. 기름종이 밑의 숫자들은 만들어진 때를 기록한 것이며, 이는 한 그림의 작품명이라고 할 수도 있다한다. 박미영은 감칠만나는 김치를 소재로 한다. 김치는 지역적 특성과 문화, 역사가 포함되어 있는 함축적인 형태이며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 사람을 가장 잘 표현함과 동시에 세계화까지 가능케 한다. 작가는 음식은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매개체이고 가장 한국스러움과 동시에 세계적인 것인 김치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적 공감을 얻어내고 싶어한다. 박진경의 작품은 슈퍼마켙의 진열대를 연상케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품들이 아닌 인간의 장기 제품이 진열되어 진다. 사람들은 이것을 구입해 집안에서 제품 설명서에 의해 스스로 자신의 병들고 늙은 장기를 저렴하게 교체 할 수 있다. 작가는 인간의 죽음을 삶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준다 여기고 있기에 이를 연장선의 하나로 여김이 아닌가한다. 오미소의 화려한 디지털 프린팅은 자동기술적 드로잉의 효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여러 가지 혼합재료속에 추상적인 형상들은 그 효과가 극대화되어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게되고, 그 형상들을 선택, 조합하여 많은 관념적 상상에 이르게한다. 이영환의 주 재료는 흔히 보는, 그러나 없어서는 안되는 소박한 골판지이다. 소재 또한 늘 그의 시야와 함께하는 주위의 모든 것들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은유 시가(詩家)가 아닌가한다. 그의 작업은 재료상과 소재에서 오는 것 때문인지 따뜻함이 흘러든다.
이지희_Post-composition_타일_40×40cm_2005
정헌아_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_가구, 이끼, 벽지_110×90×250cm_2004
주현영_축 부활_전구, 철사_50×50×50cm_2005
차영석_영광의 트로피_혼합재료_20×20×90cm_2004
이지희의 작품은 세련되고, 도식화되어 있다. 차가운 타일이라는 재료로 기호학적인 단단한 형상을 재해석하고 나열하여 율동미를 보여줌으로써 단단함의 느낌을 완화시켜준다. 정헌아는 가구가 자신을 의미하고 서랍속의 파릇한 이끼는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도 살아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작업을 통하여 그는 가슴속에 닫아둔 서랍처럼 고이 간직해두었던 내 마음을 조심스럽게 열어보여 그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한다. 이미 떠나버린 사람이지만 그의 마음을 알고 다시 돌아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현영은 빛을 밝힌다. 종교적으로 빛은 그리스도 부활의 가장 큰 상징이고, 표징이다. 그의 빛은 큰 에너지이며, 죽음을 이기는 생명의 힘과도 같다. 그는 수도 없이 쏟아지는 물질에 허우적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빛,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되물어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의 빛으로 환희를 찾기를 바란다. 차영석은 한 인물(강 혁)을 토대로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인간이 성공에 대한 막연하고, 병적인 집착을 ‘트로피조작’을 통해 이야기 한다. “트로피”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다들 어떠한 불필요한 욕망이 있는지 생각해봐야한다. ■ 최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