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외국인의 입국 금지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면서도 기술 서비스 분야를 예외로 인정함에 따라 러시아의 헬기 제작업체 ‘카모프’사의 기술 인력도 조만간 국내로 들어올 수 있을 전망이다.
외교부는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카모프사 KA-32 헬기 기술진 10명의 입국 지원 요청을 받고 러시아측과 협의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 19)의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중순 자국민의 출국과 외국인의 입국을 엄격히 금지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신종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필수 기술진의 입국은 언제든지 보장한다는 방침이지만, 러시아의 출국 금지 조치를 푸는 게 핵심이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관과 외교부 차원에서 카모프사 필수 기술 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등 이른 시일 내에 입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러시아 정부가 29일 수입 장비의 설치및 보수 등 기술 서비스 분야를 외국인 입국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중 국적자의 출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카모프사의 기술 인력10여명도 출국 허가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모프 헬기는 한국 정부가 옛 소련에 준 차관에 대해 현물로 상환받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 해경과 산림청 등에서 수십여 대를 운용 중이다. 산림청은 보유 헬기 50대 중 카모프사 KA-32를 30대나 운영하며 산불 진화의 주력으로 삼고 있다. 산림청은 국내 제작 '수리온 헬기'를 도입, 시험 운용중이지만, 담수량이 큰 KA-32 헬기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상당수의 기체가 이제 노후화해 끊임없이 정비가 필요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제작사인 카모프 측은 KA-32의 개량형 도입을 제안하면서 기존 헬기에 대한 기술 지원에도 적극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자사 기술 인력의 출국이 허용되고, 서울행 항공편이 확보되면 언제든지 입국해 정비해주겠다는 것.
남은 문제는 한국행 항공편이다.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이 내달 중순께 3차 대한항공 특별기 운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 정부의 출국 허가가 떨어지면 그 항공편으로 입국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전에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이 국내 거주 자국민 귀국을 위해 서울행 특별전세기를 띄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