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한 복싱선수가 ‘K-1 KOREA MAX’ 링에 오른다. 복싱 국가대표 상비군, 신인왕, 한국 챔피언, 동양 랭킹 1위까지 올라 복싱으로 웬만큼 다 이룬 것 같은 이 선수가 다시 링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30대 중반에 들어선 한충(35, 프리)은 요즘 훈련 때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K-1 KOREA MAX’ 출전이 결정된 이후 한충은 오전에 일어나 로드웍 10km를 달리고 오후에는 동네 체육관을 돌아다니며 훈련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한충이 운동을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때. 한충은 강화도 생활이 너무 답답한 나머지 당시 큰 누님이 있는 경상도로 떠난다. 하지만 이내 큰 누님과 떨어져 살게 되었고 혼자 남게 되버린다. 복싱을 시작한 이유도 외로움을 달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제가 워낙 내성적이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습니다. 조금씩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복싱이 눈에 들어왔고 운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샌드백도 치고 운동에 집중하다보니 스트레스도 날아갔습니다. 게다가 원하던 대학교도 가고 국가대표 상비군, 신인왕, 동양랭커 등 복싱 덕분에 많은 것을 이뤘습니다”
복싱으로 새로운 삶을 찾은 것 같았던 한충. 하지만 성격에 대한 트러블은 한충으로 하여금 복싱을 그만두게 했고 한충은 이내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착하다는 말을 가장 싫어합니다. 주위에서 너무 그렇게 이야기 하다 보니 반항심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정말 악독한 놈이 되고 싶었습니다. 근데 막상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아보니 제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둠의 세계에서 나왔을 때 한충을 반긴 것은 복싱 선배들이었다. 한충은 선배들의 추천으로 경상남도 순회코치와 창원 신월중학교의 코치를 역임했다. 2003년에는 예전에 살던 강화도로 올라와 강화도 중, 고등학교, 동광중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며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렇듯 차츰 생활에 안정을 찾다보니 헤어진 동생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충은 지도자의 길을 접고 다시 선수로 복싱 글러브를 끼게 됐다. “요즘 TV에서 사람찾는 프로그램이 많이 하길래 한번 출연해보려고도 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더군요. 방법을 찾은 것이 다시 링에 오르는 것 이었습니다”
다시 선수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다시 돌아간 링은 복싱이 아닌 입식타격 무대 였다. 선수 한충이 입식타격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은 일. 특히 복싱선수 출신이 가장 애를 먹는 것이 ‘로우킥’이다. “G5에서 경기를 뛸 때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첫 경기 후 로우킥의 무서움을 깨달았고 전문 도장에서 방어 훈련을 해왔죠. 그때 이후 로우킥에 의한 데미지는 적어지더라구요.”
‘최선의 노력은 만족을 준다’는 말을 가슴에 세기며 훈련에 여념이 없는 한충. 늦은 나이에 다시 도전하는 링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우승을 거두고 동생을 찾는 다는 만족을 얻을 때까지 파이터 한충은 끊임없이 달리고 또 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