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산골 사북면 화악지암길에 있는 '이상원미술관스테이' 1박 2일 방문기이다. 2014년 개관한 이곳은, 코로나 거리두기 시대에 자연과 예술을 즐기며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동 컴플렉스에는 미술관, 공방들, 레스토랑, 숙박 업소까지 구비되어 있다. 패키지를 보고 자기가 원하는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나와 지인은 미술관 관람과 1일 숙박과 조식, 그리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안심스테이크 디너까지 합해진 패키지를 골랐다. 2021년 4월 기준 일인당 9만원 정도였다. 가성비 좋다. 뮤지엄스테이 (lswmuseum.com)
오후 5시 정도에 도착하여 주변을 한 바퀴 산책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객실 앞에 주차되어 있는 아래의 전기차들은 미술관까지 운행된다. 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충분히 산책하며 걸어갈 만한 거리이기도 한데, 아래 지도를 함께 붙였으니 참고해 보기 바란다.
위사진의 전기차가 있는 곳은 아래 지도에서 05번이다. 05 건물에 호텔 로비와 레스토랑이 위치한다. 오르는 길 중간 중간 공방들과 숙박 시설들이 있고, 맨 끝에 동그란 건물 01이 미술관이다.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고 저녁을 위해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필로티 구조의 전면유리 건물이다.
전면 유리 레스토랑의 내부이 아래와 같다. 구겨진 종이 모양의 천장 등이 주변의 자연과도 조화를 이룬다.
위 사진의 레스토랑에서 바라본 조망이다. 길 양쪽에 숙박 및 공방 건물과 저 뒤에 동그란 이상원 미술관이 보인다. 그 뒤로 산넘어 산들이 병풍을 이룬다.
저녁 먹기 전, 한바퀴 산책했을 때 촬영한 사진이다. 이미 미술관은 늦은 저녁이라 폐장했고, 다음날 오전 10시 개장 시간에 맞춰 방문할 예정이다.
발사믹의 검은 점이 올려진 올리브유와 식전빵, 그리고 버섯크림스프로 코스를 시작한다.
모짜렐라 큐브 덩어리, 그린 올리브, 블랙 올리브, 풀잎들, 방울토마토가 소스에 어우러진 샐러드가 두 번째 코스이다.
세 번째 코스는 생선요리이다.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오히려 다음 음식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네 번째 코스는 메인 요리인 감자 퓌레가 곁들여진 안심 스테이크이다.
디저트와 커피까지 마시고, 숙소로 돌아왔다. 방 안의 테이블에 이상원미술관의 주인공, 화가 이상원의 회화책이 놓여 있어서 방문 전에 그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극사실주의 화가이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방문 창가로 밖의 초록 초록함이 실루엣으로 비춘다.
테라스 난간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계곡에서의 물소리가 끊임없이 잔잔히 들린다. 어젯밤 자는 동안에도 소근소근 들렸다. 처음엔 빗소리인 줄 알았다.
테라스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위의 사진이고, 옆을 바라보면 아래 사진이다. 저 동그란 곳이 미술관 건물이다. 그 뒤의 화악산 자락이 펼쳐져 있다.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 조식은 아래와 같다. 나무랄 데 없다. 특히 밥으로 아침을 먹기 싫어하는 나에게는 말이다^^
미술관을 향하여 걸어가기 시작했다. 오른쪽 건물군에 유리공방, 금속공방, 도자공방의 아트 스튜디오들이 나란이 줄지어 있다. 다음 기회에 한번 도전해 보고자 한다.
숙박없이 미술관만 방문해도 무방하다. 그래서 주차장도 별도로 있다. 미술관 건물 앞에 아오리 사과처럼 보이는 연두색 사과 조형물이 보인다.
작가 최은경의 <Apples on the ground>이다. 굳이 영어 타이틀만 두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설명에 따르면 '대지 위의 사과'는 모성과 겸손함이라는 자연의 가치를 전달한다고 되어 있다. 설명이 너무 거창하다. 그냥 설명이 없는 것이 낳을 듯하다^^
동그란 4층짜리 건축물의 측면이다. 두께가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다^^ 더 아래 사진의 1층 카페테리아의 창문과 비교해서 보면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원미술관 1층 내부이다. 시작하자마자 도착하여 사람들이 없어서 좋다~
건물 형태의 외관이 동그랗다 보니 내부의 모습이 거기에 맞춰져 있다. 1층의 나무로 된 장식장에 놓여진 물품들은 판매하는 것이다. 일종의 뮤지업샵이다.
관람을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이 4층에서부터 한 층씩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춘천 출신 작가 이상원(1935~)는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다.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한 상업미술가로 시작했는데, 독자적인 화풍을 이루면서 순수미술가가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 초상화를 그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래의 배추는 한지에 유화물감으로 그린 것으로,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국적인 배경에 서양의 재료를 섞었다.
아래와 같은 초상화 그림들이 무수히 많다. 할머니, 할아버지, 노인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그린 인도인 등등. 그의 그림을 보면 금방 파악할 수 있듯이 그는 과거에 영화 간판 포스터를 그리기도 했다.
유리문으로 층계가 카메라 렌즈를 불렀다. 동그란 원형의 건물에 사각 형태의 계단이 조화를 이룬다.
작가 이상원이 유명해 진 것은 1970년대 아래 오른쪽 신문기사에서처럼 안중근 초상화 덕분이었다. 아래 기사 타이틀을 보면 '박대통령이 만족한 안의사 영정'이라는 것이 보인다. 누구나 다 아는 그림인데, 이것을 이상원 화백이 그린 줄은 몰랐다^^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초상화도 사진처럼 극사실주의에 입각하여 그렸다. 그는 초상화가로 돈도 벌고 이름도 날렸다. 특히 사회주의리얼리즘에 입각한 러시아에서 그의 그림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사회적 배경이 이해가 된다.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미국은 추상표현주의를 지원했고, 독일과 러시아는 사회주의리얼리즘에 입각한 회화를 인정했었다.
미술관 창가에서 바라본 이상원미술관스테이 본관 건물이다.
미술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래 사진처럼 테두리의 건축 모양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외형적으로 동그란 건조물 때문이리라.
작가 이상원은 초상화가로 유명해졌지만, 이후 '시간과 공간'이라는 주제로 연작을 그려나갔다. 아래는 자동차 바퀴가 헤치고 지나간 땅바닥을 그린 것이다. 흰 눈 위를 지나간 바퀴자국은, 금방 짓이겨져서 죽처럼 변할 것이다. 사진을 찍어 그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러한 자국들은 금방 사라진다.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생각도 들었다^^ 작품 설명을 보니 동 '자국'을 '상처'에 비유했다. 비평도 있고, 작가의 생각도 있고, 거기에 관람자의 생각도 있다. 다 다르지만, 다 가능하다.
일반적인 건물은 땅바닥 쪽이 외벽이고, 그 위에 창문을 내는데, 아래 인테리어는 아래쪽이 창문이고 위쪽이 외벽으로 되어 있다.
아래층에는 여러 작가들의 공동 기획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래는 작가 박영근(1965~)의 <The Time No.1~5>이다. 그의 회화 기법은 치과 시술용 드릴을 사용하여 물감을 긁어내는 스크래치 기법을 사용한다.
시계는 인간의 삶을 계획하고 판단하고 결정한다. 인간에게 시간은 변화이다. 변화는 삶이다. 흐르는 시간을 표현한 그림에서 흘러가는 세월이 느껴진다.
작가 박재웅(1968~)의 정물시리즈이다. 작가 노트 왈, "시간이 경과하며 처음 자기들이 지닌 신선하고 투명한 색과 윤기나는 질감은 퇴색하고 일그러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간의 생로병사를 연상하면서 그것을 지켜보며 기록하는 나 자신도 함께 시들고 소멸한다..."
2층 테라스의 쉬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평화롭다.
미술관에서 바라본 본관 건물이다.
본관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벤치이다. 잠시 쉬었다 가도 된다.
관람을 마치고 다시 산책하듯 걸어내려가고 있다. 다시 올 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