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위협에 굴복해 예멘 내전에 참전한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1200명의 예멘 아동들의 사망과 부상에 책임이 있다는 유엔보고서 내용을 삭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외교전문 포린폴리시(F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P는 인권단체들은 반 총장이 사우디의 협박에 고개 숙였다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 유엔 사무총장 명의로 40쪽 짜리 ‘무장분쟁지에서의 어린이(Children and Armed Conflict)’보고서가 발간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내전 중인 예멘에서 아동 사상자가 2014년에 비해 6배나 증가한 1953명(사망 785명, 부상 1168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가운데 60%인 사망 510명, 부상 667명의 책임이 사우디군에 있다고 적시했다. 20%는 후티 반군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보고서가 나오자 유엔과 관계를 단절하고 수억 달러에 달하는 유엔 인도주의 프로그램 및 대테러 지원금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했다.
사우디 외교관들은 아랍 정부와 이슬람협력기구(OIC)에도 영향력을 발휘해 유엔과 관계를 끊도록 하겠다고 유엔 관리들에게 말했다고 FP는 전했다.
위협은 먹혀들었다. 반 총장은 6일 성명을 발표해 분쟁지에서 아동들에게 잔학 행위를 한 국가와 조직의 명단에서 사우디를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사자드 모하메드 사지드 예멘 담당 국장은 “(강대국의) 정치적 영향력과 외교력이 1000명이 넘는 예멘 어린이의 사망과 불구에 누가 책임이 있는 지를 공개하도록 한 유엔의 의무를 뒤집어 버렸다”면서 “이 결정은 도덕적 실패이며 유엔이 지지하는 모든 가치에 반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반총장은 지난 3월에는 서사하라 난민촌을 방문한 자리에서 모로코와 서사하라 분리주의 세력의 조속한 분쟁 해결을 촉구하면서 과거 모로코의 서사하라 합병을 ‘점령(occupation)’으로 표현해 모로코의 유엔 연락사무소가 폐쇄되는 등 파란이 일었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0685847&code=61111111&sid1=p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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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어린이 510명이 사망하고 667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그 중 60%가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연합국 때문이었다고 보고사가 밝혔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간인이 있는 예멘의 학교와 병원에 대한 101차례의
공습 또한 아랍 연합군이 절반 정도를 감행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그러자 사우디와 아랍연합국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통계가 잘못된데다 자신들을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나 바시르 수단 대통령,
이슬람국가(IS)와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흘후, UN은 성명을 내고 "UN사무총장이 사우디와 공동 조사가 나올 때까지
아랍연합군을 명단에서 삭제한다" 고 밝혔다.
인권 단체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UN 소속의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cth)조차 국제 엠네스티와 옥스팜등의
20개 인권단체와 함께 반 사무총장 앞으로 서한을 보냈다.
8일 전달된 이 서한에서 인권단체들은 "충격을 받았다"며
사우디와 아랍연합군을 다시 명단에 올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반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며
"이일로 집 전체를 태워버릴 수 없다"
"나에게 암시됐듯 여러 국가가 유엔에 자금을 주지 않는다면
수백만명의 아동이 또다른 큰 고통을 겪게 될 가능성이 실제로 존제한다는 점"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압력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다.
하지만 사우디의 유엔 대사는 아무 근거가 없다며 반 사무총장의 발언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