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고양이
뒷발로 버텨 서서 땅을 지탱하고
앞발로 접시를 폼 나게 받쳐 들고
발걸음은 아장아장 엉덩이는 실룩실룩
결정적인 순간에 徒勞(도로)가 되는
처참하게 구겨지고 일그러지는
우리 기대에 대한 自畵像(자화상)
무수한 반복 훈련과
철저한 행동통제를 받아왔건만
원시의 무서운 生來的(생래적) 본능앞에
風前燈火(풍전등화)처럼 꺼져버린 그 理性(이성)
뭇사람의 박수와 부러운 눈초리도
아랑곳 않고 일순간에 내동댕이친
이 저주 받은 육신의 어쩔 수 없는 屬性(속성)
그 이름하여 罪性(죄성)이라
무서운 死亡(사망)의 굴레라
우리 몸에 매여 있는
이 무거운 죄짐을 어이할까
오호라! 나는 곤고한 자로구나!
누가 이 사망의 몸에서 나를 건져줄꼬
힘쓰도 아니되고 참아도 아니되고
더구나 훈련이나 교육이나
공로로는 더욱 아니되는
이 무거운 사망의 짐을
어느 누가 벗겨줄꼬
화로다. 나는 망하게 되었도다
부정한 중에 있으면서
전능한 주를 뵈었도다
이사야 선지자의 고백처럼 ... ...
오늘도 많은 페르시야 고양이들이
온통 시가지에 넘쳐나고
학원에도 빌딩 숲 곳곳에서
아기장거리며 이기죽거리며
자랑하며 뽐내며
눈뜬 당달봉사처럼 건들거리고 있네
처참한 사망의 골짜기에서
음침한 바람이 불어오는
황량한 도시 광야에서 ... ...
휘 - 이잉 불어오는 한줄기
광풍에 밀려 떨어지는
보도위 가로수의 낙엽처럼
뒹굴며 부닥끼며 이리저리
바람결에 실려 날리고 있다
가을날 불어오는 삭풍과 함께
땅에 肢體(지체)를 죽이라고
그렇게 말하지만
육신의 정욕은 어쩔 수 없어 ... ...
하루살이처럼 부나비처럼
그렇게 너울거리며 춤을 추네
바로 내가 오늘 그렇게 하고 있네
여기 저기 사방을 둘러 볼 필요 없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내가 그렇게 하고 있네
성령의 불세례를 받지 아니하고는
물과 불로서 거듭나지 아니하고서는
땅위의 지체를 죽일 수 없네
오늘도 나는 연극무대에
나오는 삐에로처럼
큰 잔칫날 재주부리는
페르시아 고양이처럼
그렇게 아슬아슬 재주부리며
용케도 그럭저럭 버티고 있네
고양이가 접시를 내동댕이치고
그때까지 아장 아장 폼을 잡던 것을
집어치우고 잽싸게 솔개처럼 내달은
것은 무엇 때문 이었을까요?
바로 쥐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구스인이 그 피부를, 표범이 그 반점을 변할 수 있느뇨
할 수 있을진대 악에 익숙한 너희도 선을 행할 수 있으리라 ” - 이사야 18:2
* “그가 내게 일러 가로되 여호와께서 스룹바벧에게 하신 말씀이 이러하니라
만군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신으로 되느니라 ” - 슥 4:6
(신앙시12) 페르시아 고양이.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