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기타 한국에선 잊혀졌지만 해외에서 수많은 음모론을 낳았던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 1

[리잣]

출처: 여성시대 알마 타데마

1983년 8월 31일 뉴욕에서 출발해 김포로 가던 대한항공 007편이 사할린 영공에서 소련에게 격추를 당해 추락 269명이 전원 사망한 사건. 역대 항공 사고 중 12위에 달하는 규모야

이땐 냉전시대였고 소련의 하늘길은 막힌 상태였기에 한국의 여객기가 소련 영공에 있었다는 거 자체가 사실 말도 안 돼..

그래서 007편은 여객기를 위장한 군용기다, 애초에 소련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격추당한 것이다 등등 수많은 음모론이 쏟아지게 돼 

일단 결론적으로 소련의 영공에 들어간 것은 맞아

정상 항로를 완전히 벗어난 상태로 김포로 가고 있었거든. 이때도 관성항법장치 (원하는 목적지를 찍으면 자동으로 날아가는 것)를 사용하던 시절인데 왜인지 조종사들은 그 방법을 쓰지 않고 기존의 원시적인 HDG모드로 비행을 했어

추측은 몇 가지로 추려졌어

1. 단순 실수 (기상 문제로 잠시 모드를 끄고 비행하다 다시 키려는 순간 관제탑에서 무전이 왔다던가 하는 경우로 까먹어버렸다 등등)

2. 단순 실수였고 알았지만 그냥 갔다 (뒤늦게 알 경우 버튼만 누르면 끝이 아니라 뉴욕으로 회항해야 하고 큰 징계감임)

3. 기계 결함 (좌표를 맞게 입력했는데 비행기가 다른 방향으로 갔다는 것)

사고의 시초가 조종사 과실이냐 기계 결함이냐는 참 간극이 큰데 모두 사망했으니 평생 밝혀질 순 없을거야

일단 음성 녹음 파일을 전부 들어보면 인지하고 있었던 거 같지는 않아

하지만 알아챌 수 있는 기회가 한번 있었어

007편은 뒤따라오던 대한항공 015편과 마지막으로 무전을 했는데 서로 말하는 풍향과 풍속의 차이가 너무 컸어. 같은 방향 비슷한 위치에서 바람이 이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007편의 조종사들 역시 어.... 이상한데..라고 대화는 해. 아마 대참사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을 거야

하필 여기에 불운까지 더해지는 게 소련의 비상 사격 대응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관제탑과의 교신 후 고도를 높이 올렸고, 회피한다고 오인한 소련에게 그대로 격추당하고 말아

뭐 그렇다고 소련은 잘못이 없냐 그건 절대 아니고 명백한 가해국이야

암만 영공을 침범했어도 민간인을 건드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행위고 누가 봐도 그냥 여객기였는데 격추했으니까.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비상사격을 눈치채지 못했 듯 설령 소련도 여객기인 걸 눈치 못 챘다 치더라도 결론적으로 민간인을 죽인 거니까 인정과 사과가 따라와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어

참고로 269명 중 한국인은 110명이었고 미국인 55명 일본인 28명 중국인 36명 캐나다인 10명 등등 외국인도 많았어

사고만으로도 국제적으로 난리가 났는데 미국인 피해자까지 이렇게 많다?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은 악의 제국이고 민간인들을 죽였다며 신랄하게 비판했고 당장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관계는 얼어붙게돼

유엔에 가입도 돼있지 않았던 약소국인 우리에겐 이런 레이건 대통령의 대처가 든든(?)했겠지만 뭐가 해결이 되진 않아

여객기가 아닌 미국의 스파이가 조종한 정찰기를 쏜 거라는 소련의 주장은 번복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유골, 유품 하나 찾지 못했다며 흐지부지 됐거든 (그나마 현장에 간 일본 잠수사에게 유품을 몇 가지 전달 받았고 뒤에 얘기가 나올 예정)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음모론이 등장하게 돼

007편은 바다 위에서 비상 착륙에 성공해 대부분 생존했고 민간인인걸 알게 된 소련은 사건을 묻기 위해 그들을 사할린의 수용소로 보냈다는 이야기야 

물론 이 생존설에 관해선 국내외 모든 전문가들이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있긴 해

지상에 떨어져야 생존자를 기대할 수 있지만 물은 그렇지 않거든

괜찮은 각도에 느린 속도로 떨어지는 비행기도 이렇게 되는데

(그래도 나름 잘 착륙한 편으로 꼽히는 사건임)

이게 007편과 유사한 속도, 각도로 떨어진 군용기야

내리 꽂힌 수준은 아님에도 산산조각 나서 파편이 3,40cm인데 007편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사이즈도 커ㅠㅠ 하지만 온전하지 않더라도 시신이나 유품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 역시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라고 해

그렇게 세월이 흘러 민간인들은 알 수 없었던 미국과 현 러시아의 당시 문서들이 공개되는데...

2탄에서 계속

[워너비돈많은백수]

헉.. 너무 흥미로워.. 흥미로워해도 되는 주제인지는 조금 아리까리 하지만.. 다음 편 보러가야지

[푹자고싶어]

아이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