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전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가 대통령을 향해 국민들 염장을 지르고 있다는 비판을 했습니다.
서울 부동산 대책을 두고 빚어지는 서로 다른 평가 때문이었지요.
‘염장지르다’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관용어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으나, 고려대 한국어사전에서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염장(鹽藏) 항목에서,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가만히 있는 속을 들쑤시어 괴롭고 힘들게 하다라고 풀이합니다.
이 설명은,
옛날 죄인의 몸에 상처를 내고 그 부위에다 소금을 뿌리던 고문이 그 배경임을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소금을 질러 저장하는 것이
남의 속을 들쑤셔 괴롭고 힘들게 하는 뜻으로까지 확장됐다는 연결은 어색해 보입니다.
웹에는 3가지 어원설이 떠돕니다.
첫째, 염장(鹽醬·소금과 간장)에, 뿌리는 행위를 나타내는 지르다가 붙은 형태라는 주장입니다.
둘째, 심장의 순우리말 염통의 ‘염’과 내장 장(臟)의 합성어에
찌르다라는 뜻의 지르다가 결합된 말이란 어원설입니다.
셋째, 해상왕 장보고를 암살한 심복 염장(閻長)의 이름에서 유래됐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 어원이 아리송합니다.
하지만 연구하는 학자들은 첫째 어원설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곧, 생선이나 돼지고기 등에 소금이나 간장을 사이사이에 잔뜩 집어넣는 것과
관련되었다는 설입니다.
염장을 지르지 않아도 되는데 지나치게 뿌리게 되면 아예 먹지 못할 상태가 됩니다.
이 의미가 확장돼 오늘에는,
상대의 불만을 건드려 시기·질투·화 따위를 불러일으키다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복장지르다’와 비슷한 표현이지요.
일차적인 표면적 의미를 넘어 관용구가 되면서 이차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갖게 된 셈입니다.
염장지르는 재료인 소금 얘기가 나온 김에 ‘염매(鹽梅)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디 염매란, 짠 소금과 신 매실로 음식의 간을 알맞게 맞춤이란 뜻입니다.
여기에서 새로운 의미가 파생돼
나중에는 신하가 임금을 도와서 정사를 바르게 하도록 함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습니다.
‘집값 안정’과 ‘4대강 영향 조사’처럼 대통령이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함으로써
국민의 염장을 지르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보좌진의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은 어쩌면 진실인 것만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