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짜가 지난 대리일보를 들추어보다가 희한한 기사가 있어서 퍼왔습니다.
이렇게까지야 했겠습니까만...(수요연재 칼럼 - 새아침을 열며)
사회부 차장 장걸휘 기자 (Longroad@Driver's Dailly)
사회정화라는 미명하에 애꿎은 시민들까지 마구잡이로 끌려간 삼청교육대.
십대 소년부터 70대 노인까지 삼청교육대에서 지옥 훈련을 받고 초죽음이 된 사람들의 원성이 아직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데...
당초 군사정권은 사회악 일소라는 명분을 내걸고 서민을 등쳐먹는 불량배와 각종 잇권에 개입하여 기업체의 영업활동을 방해하는 짓을 일삼아 온 조직 폭력배를 소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설치된 특수 훈련소가 삼청교육대였다. 사회질서를 문란케하는 범법자들을 강제 수용소 같은 곳에 집단 수용하여 순화교육을 통해 새로운 인간을 만든다는 취지였다.
민간정부가 들어선 이후 삼청교육대는 공권력을 남용한 대표적인 사례였음이 드러났고, 당시 이 교육대에 억울하게 끌려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대부분 손해배상을 받았다. 뒤늦게나마 다행스런 일이었다.
하지만 삼청교육대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치를 떨어야 했던 4주간의 시간을 돈으로 충분히 보상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무고한 시민들이 그곳에 잡혀들어가서 겪은 고초와 공포의 기록들은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피해자들 중엔 이미 저 세상으로 떠난 사람들도 많고 지옥훈련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불구가 된 사람도 부지기수다. 아무 죄도 없었는데 군당국의 서슬 퍼런 강압에 눌려 찍소리도 못하고 그저 짐승처럼 신음해야 했던 나날들은 돈으로 보상될 수 없는 것이다.
순화교육 받다가 허리를 크게 다쳐 지금도 1급 중증 장애인으로 힘겨운 삶을 꾸려가는 방배동(58. 가명)씨의 수기는 읽는 사람의 눈물 샘을 자극한다. 처절했던 훈련 과정에서 인간성은 일상적으로 무시되었다. 개 돼지 만도 못한 취급을 감내하며 살아온 시간들이 낱낱이 기록된 수기의 자료가 된 육성 녹음은 한번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다음은 사실 여부가 최근 문제가 되어 출판금지가처분을 받게 된 수기의 일부 내용.
- 그 당시 훈련복 등짝에 25라는 숫자가 씌어진 사람이 있었지요. 아마 서울에 살았던 사람이었을 거예요. 이름이 뭐였드라...그렇지 김복귀였지. 무척 말수가 적고 침착한 사람이었죠.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면 늘 자기 자리로 신속히 복귀하는 동작이 눈에 선합니다. 이런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고 훈련 조교에게 달려드는 판이니, 그때 순화교육이란 게 얼마나 가혹했겠는지 상상해 보시지요.
교관에게 대드는 사람은 무자비하게 구타를 당하죠. 즉결처분을 받는 겁니다. 식판으로 머리를 얻어맞고 쓰러져 결국 불구자가 된 이 사람은 지금도 주위 사람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아, 그 25라는 숫자요? 무신 25프로 수수료를 뜯어먹다 붙잡혔다고 합디다. 저는 김복귀라는 사람이 사채업자인줄로만 알았죠. 나중에 알고보니 택시기사인지 뭔 다리(?)기사인지 하는 사람들한테 부당하게 수수료를 뜯어온 사람들이 많이 검거됐지요. 훈련복 등판에 30이니 40이니 하는 숫자가 적힌 사람들이 죄다 그런 사람들이라고 합디다.
영(0) 이라고 큰 동그라미 하나를 등에 달고 있던 사람은, 뭐라 카드라....아, 길빵이란 것을 상습적으로 하다가 잽혔다고 하드군요. 그 사람 별명이 길빵이였던 것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훈련 조교들이 길빵이 교육생을 지나치게 괴롭히는 게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되었습니다. 툭하면 "이 새끼야 니가 그 유명한 강남 길빵이냐. 어디 여기서도 길빵 솜씨 한번 보여줘 봐라." 하는 식으로 그 사람을 가지고 놀듯이 머리통을 때리며 놀리곤 했지요.
거 뭐 또 하나 희한한 기 있었는데..아, 참. 훈련복에 나방을 문신처럼 새긴 사람도 기억납니다. 뭐라드라....저나방이란 사업을 하던 친구였드랬죠.
그 사람도 교육 받다 다쳐서 지금 아주 힘들게 살아갑니다. 우리 소대에는 참 희한한 일을 하다가 잡혀온 사람들이 많았지요.
참 더러워서 말하기도 뭐한 건 똥바가지로 머리를 얻어맞은 풀업자입니다. 츰엔 풀장 아니면 무신 수영장 얘기인가 했드니 또 그게 아니드라구요. 플업자라는 사람은 똥콜이라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공장을 했었나봐요. 나는 똥콜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겠는데, 이 사람이 밤마다 못 사는 서민들에게 그걸 뿌려댔다고 합디다. 그게 하튼 아주 드러운 거라는 얘길 훈련조교가 말하는 걸 들었지요. 이 사람이 공동 화장실 대청소 하는 날 조교한테 똥바가지로 호되게 얻어맞는 걸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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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장걸휘 기자의 꿈속에서 퍼온 글입니다.
첫댓글 현재 대리기사들이 극악한 군사독재정권이 만들었던 삼청교육대 보다 더한 지옥 같은 환경 속에서 인권이 유린당하는 꼴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잡스러운 똥플사, 똥저나방, 똥길빵전문기사들은 비열한 미소를 짓고 있겠지요... 아참, 걸핏하면 사소한 일로 동료 기사들을 비난하며 분란을 조장하는 맹꽁이 같은 몇몇 기사들도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른체 하늘에 대고 침을 퉤퉤 뱉어 대며 징글맞게 웃고 있겠지요...ㅠ
기발한 착상, 비유.... 감탄 또 감탄입니다. 메일 아뒤까지 완벽합니다... ^^*
윽? 푸! 하하하하 아이고 배꼽야!!! 정말 환상특급입니다 그려... 마지막엔 꿈속에서 퍼와요? 장걸휘? ㅎㅎㅎ 욱겨뒤지는줄 알았습니다. 담 스토리 계속? 앗죠? 으하하하하 속이다 후련하고 삼년묵은 체증이 싹내려갑니다.
천상화님은 누구세여..
정부는,,,삼청교육대를 부활하라...........부활하라..........
부활해서 뭐 하라고요?
저 실화인줄 알았어요. 어쩜 비유를 그렇게 잘 하시나요.
그저 감탄!
놀라웁습니다.
아..이거이 퍼온게 아니구 라크님이 작성하신 시나리오죠?...
참...라크님의 풍자는 그 누구도 따라잡기 힘들것 같습니다.
현 시세에 걸맞은 코메디시나리오 한편 잘 보구 갑니다...쿠힉~ㅋㅋ
아이고 재밌어라. 길빵남 빵꾸똥꾸!
인내가 필요하지만... 좋은 글입니다.
라크님 참 오랜만에 뵙네요. 건강하신걸로 보여지구요. 이런 집필(!)의 어휘는 그래야만 나오거든요. 넘 잼나고 신나게 읽었는데.........꿈이라니.....쩝. / 건승하시길 소원합니다.
깜짝놀랐습니다...진짠줄 알아쩌요.^^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