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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Rd.jr
출처 : https://m.pann.nate.com/talk/346429935?currMenu=talker&order=RAN&rankingType=total&page=6
고민이라도 털어놓으면 좀 나아질까 싶어서 글 올려봅니다. 아직 결혼을 안 해서 방탈일 수도 있겠지만,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 올리게 됐습니다.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중견기업에 입사해 6년 째 일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
저는 평범한 가정환경에서 별 문제없이 자라왔습니다. 물론 표면적으로만요. 저에게는 3살 어린 남동생이 있는데 엄마는 항상 동생과 저를 차별하며 키우셨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서러운 게 많았어요.
차별 당한 상황은 뭐 셀 수도 없이 많지만, 대표적으로는 남동생은 과외를 시켜주면서 저는 혼자 알아서 공부하라 한다거나, 동생 교복은 새 걸로 사주고 제 교복은 얻어입힌다거나, 동생은 남자라서 간식도 많이 먹는다고 용돈도 저보다 더 많이 주고....뭐 이런 것들이에요. 아빠가 나름대로 저를 챙긴다고 챙겼지만 사업하시느라 늘 바빠서 얼굴 뵌 기억은 거의 없네요.
어려서부터 많이 울었습니다. 서럽고, 화도 나고, 공부는 내가 더 잘 하는데 엄마는 왜 동생만 챙길까, 왜 엄마 친구들이 놀러오면 동생 자랑하기 바쁠까, 하며 방에서 소리죽여 울었고 우는 걸 들키면 항상 '속 좁아 터졌다','누나가 돼서 나잇값 못한다'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죠.
엄마는 항상 입버릇 처럼 말했어요. "너는 시집가면 그만이지만 XX(남동생)이는 나중에 우리랑 살아야 하니까 그런다""XX이는 나중에 제사도 물려받고 집안에서 해야할 일이 많아서 그런다"저는 이 말을 초등학생 때부터 들었습니다. 상상이나 되세요? 초등학생 딸이 왜 남동생만 간식 2개 사주냐는 말에 '너는 시집가면 그만이니까'라고 말하는 부모가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3학년 쯤 되었을 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나는 그냥 나대로 살면 되는구나.' 저는 엄마 말대로 진짜 시집가면 끝이고 이 집 사람도 아니니까, 나는 이 집에 잘할 필요도, 엄마를 미워할 필요도 없이 나 혼자 잘 살면 되는거라는 그런 생각이요.
그래서 대학을 오고부터는 혼자 열심히 살았습니다. 사는 곳은 지방이었지만 대학은 서울로 붙었어요. 덕분에 집과는 자연스럽게 안녕할 수 있었고, 처음에야 돈이 없었으니 부모님이 학자금이며 기숙사비 등을 대주셨지만 1학년 2학기 때부터는 장학금+알바+과외해서 번 돈으로 제 학자금 제가 충당했습니다. 그래도 졸업때까지 두 학기 정도는 학자금 대출을 내야했었지만요.
그렇게 저는 스무살 집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습니다. 친구들 방학마다 해외여행이다 뭐다 놀러다닐 때 저는 학자금 버느라 늘 바빴고, 동기들 유학간다고 휴학할 때 저는 학교에서 보내주는 해외교환학생 프로그램에라도 합격해보려고 죽도록 공부했어요. 정말 서럽고 힘들었지만 그 와중에도 집에 도움을 청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나는 그 집 사람 아니니까. 나는 이제 그 집에서 없는 사람이니까.
그러다가 23살이 막 지나가려던 때, 동생이 수능을 쳤어요. 원래도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수능은 평소보다 훨씬 못쳐서 고향에 있는 전문대 겨우 붙었다더라고요.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근데 그때부터 엄마가 갑자기 생전 안 하던 전화를 하더라고요. 잘 지내니,부터 시작해서 뭐 필요한 건 없니, 집에 한 번 내려와라, 이러는데 너무 어색하고 이해도 안됐어요. 이제와서 왜? 이제서야 동생 수능 망하고 동네 자랑할 거리가 없다 싶으니까 나한테 연락하는건가? 싶은 마음.
그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나 빨리 취직해서 대학 입학할 때 엄마가 내준 등록금 갚아야겠다.'왠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갚지 않으면 그걸로 꼬투리 잡혀서 효도 비슷한 걸 바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반적인 자식들이 하는 생각이 아니란 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저는 이미 일반적으로 자라지 않았는 걸요.
그래서 20대 중반에 취직하자마자 달에 50만 원씩 꼬박 12개월을 집에 돈을 부쳤습니다. 원 금액은 550만 원 정도였지만 나중에 이자가 어쩌고 할까봐 그냥 600만 원 채워서 보냈죠. 처음엔 용돈인 줄 알길래 '아니다, 예전에 내준 등록금이랑 기숙사비 갚는 거다. 일년만 보내고 그만 보낼 거다' 라고 분명히 말했어요.
근데 11개월 째 되던 달에 전화가 와서는 "이제부터는 XX(동생)이 계좌로 보내라. 곧 제대하는데 통장에 돈이 하나도 없다잖니" 이러네요.
그때부터는 저도 당당해질 수 있었어요. 성인이 된 후로 부모에게 받은거라곤 그 550만원이 전부였으니까. 근데 이제 그거 다 갚았으니까. 저는 당당할 수 있는거죠.
내가 왜?, 나는 그럴 의무 없다.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마라.
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때부터 전화가 빗발치듯 왔고 메시지로 욕 비슷한 것도 날아왔지만 다 무시했어요. 속이 후련하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30대 초반, 지금의 나이가 됐습니다. 엄마는 그 전화 이후로 한 1년을 돈 보내라고 괴롭히더니(경제적으로 부족한 집아 아닙니다. 그냥 동생 용돈 주라고 계속 그러는거예요. 어디가서 첫째가 둘째 용돈도 준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20대 후반 들어서면서부터는 잠잠해졌어요. 그리고 저도 평화롭게 살았죠.
근데 문제는 최근부터 엄마가 자꾸 이상한 행동과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어느날 엄마한테 전화가 왔길래 받았더니 다짜고짜 "아유! 전화 좀 그만 하라니까~!" 이러더라고요. 잘못 걸었구나 싶어서 "나 XX야. 잘못 걸었어." 하고 끊었어요. 근데 곧장 다시 전화가 와서는 "아니, 전화가 끊겼네~ 여기 신호가 안 좋나?" 이러면서 갑자기 혼잣말 시전.. 상황을 보아하니 주변에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았어요. 어처구니가 없어서 전화 끊고 그 후로 걸려오는건 안 받았습니다. 메시지로 뭐라뭐라 하는 거 같긴 했는데 안 읽었고요.
그리고 한 날은 갑자기 "엄마 X월 X일에 인천 가" 라고 문자가 왔길래(제 직장이 인천이에요) "그래 놀러오나 보네. 잘 놀다가" 라고 보냈더니 "6시에 도착이니까 데리러 와" 라고 답장이 왔더라고요. 좀 황당해서 "내가 왜. 알아서 놀다 가라" 라고 보내고 한동안 또 씹었습니다. 슬슬 짜증나더라고요 이때부터.
그러다가 제일 웃긴 일은 최근에 있었어요. 대학간 이후로도 집안에 큰 행사 같은 건 잠깐잠깐 참석을 했었는데, 최근에 고향 내려가보니 친척들한테 저에 대해서 어떻게 말해놨는지 하나같이 저더러 "아유~ XX엄마는 좋겠네~ 저렇게 든든한 딸이 있어서 노후는 걱정 없겠어~"이라더라고요. 엄마는 옆에서 웃고만 있고요. 근데 그 말을 듣는데 갑자기 속이 부글부글 끓었어요. 노후? 내 덕? 왜?? 이제와서 왜? 대체 왜? 내가 무슨 취급 당하며 살았는데. 내가 얼마나 악착같이 버텨서 이 집 벗어났는데???그래서 그 자리에서 저도 모르게 폭발해서 소리를 질렀어요.
나는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이미 이 집 사람 아니었다. 우리 부모님의 노후에 나는 없다. 무슨 말을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차별받으면서 컸고 그때마다 '너는 시집가면 끝이다' 소리를 들었다. 나는 대학가서부터 지금까지 모든 등록금, 생활비 내가 다 해결했다. 집에 도움 받은 거 단 1원도 없다. 내 부모님 노후는 XX이가(동생) 알아서 책임질거다. 엄마는 늘 노후에 함께 할 건 아들이니까 아들한테 잘 해주는 건 당연하다며 대놓고 차별했다. 그러니 나는 부모의 노후에 조금도 책임이 없다. 혹시라도 나중에 딴 소리 할까봐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확실하게 말한다. 죽을 때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나한테 기대지 마라. 나 역시 곧 죽는 한이 있어도 부모한테 기대는 일은 없을 거다.
말하는데 눈물도 나고 서럽고.. 그래서 몸이 덜덜 떨렸지만 평생 하고 싶던 말을 다 쏟아붓고는 그대로 가방 챙겨서 인천으로 올라왔어요. 어른들 앞에서 소리지른 게 잘 했다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속은 시원하더라고요.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사촌언니랑 동생들이 카톡을 보냈어요. 다들 저희 부모님이 저 등록금까지 다 내준 걸로 알았더라고요. 장학금 받느라 뼈빠지게 공부할 때는 거들떠도 안 봐놓고선 뒤에선 웃기게도 제 등록금, 기숙사비, 용돈까지 다 줬다며 거짓말을 했었네요. 웃긴 건 저희 아빠는 제가 취직 후 12개월 동안 총 600만 원을 갚을 걸 감쪽같이 모르고 있었어요. 엄마가 다 받아챙기고선 말도 안 한거죠.
엄마는 당일 카톡으로 '친척들한테 사과해라, 니가 몸이 안 좋아서 아무말이라 한 거라고 해라, 엄마는 그런 적 없다고 해라' 이러길래 바로 차단했고요. 아빠는 본인이 돈 버느라 바빠서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사과했고, 동생은 어릴적부터 엄마가 자기한테 과하게 기대를 해서 늘 힘들었다고, 그래서 공부잘하는 누나가 늘 부러웠는데 서울 간 이후로 그렇게 힘들었는줄 몰랐다며 우네요.
그래요. 동생이 무슨 잘못이겠어요. 타고난 공부머리가 없어서 늘 괴로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나마 다행인건 본인이 역차별 받는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 그건 참 동생한테 고마워요. 생각해보니 얘도 피해자인데. 앞으로 엄마 노후 혼자 책임져야할테니 마음이 무거울테죠.
저는 저희 엄마 심리가 궁금합니다. 저 일 있기 전에도 갑자기 카톡에 '역시 딸이 최고야' 이런 문구를 써놨길래 황당했던 적이 있었고, 작년 어버이날에도 뜬금없이 전화와서 "올해는 뭐 해줄거야~~" 이러길래 어처구니 없어서 대답도 안 하고 끊었던 기억이 있어요.
대체 저한테 뭘 원하는 걸까요? 이제와서 효도 바라는 건 아니겠죠?적어도 인간이면 그건 아닐거잖아요. 만약 진짜로 딸노릇, 효도 바라는 거면 전화번호 바꾸고 아예 연 끊어버리려고요.
첫댓글 내용 보니까 집 자체는 여유있는 편인것 같은데 아빠랑은 연 유지하고 꼭 유산 받으셈
그래도 본인이 단호하셔서 다행이네
모르긴뭘몰라 동생이랑 아빠랑도 연끊어야 완벽차단될듯
그래도 속시원하다 차별당하고도 엄마짝사랑하는 딸들많은데
엄마가 사이코패스가 따로없네
아들은 노후연금용으로는 능력이 부족하고 쥐어짜서 받아먹으려고 닦달하자니 애달프고 사랑하니까 만만한 딸 다시 겨냥한거지뭐
아빠랑 동생이 모르긴 뭘 몰라 ㅋㅋㅋㅋㅋㅋ 제발 다끊어내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글쓴이 착하다.. 그와중에 남동생은 무슨죄냐고 동정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연끊고 댓글말대로 유산 꼭 반반 나눠 받길
진심으로 죽이고싶다 ㅠ
남들앞에서 오지도않은전화 지가 걸어놓고 쇼하는게... 제정신이 아닌거같다
와...진짜 징그럽다
ㅋㅋ 우리집 이야기네
아들이 변변치 않음. 근데 효도는 받고 싶음.
아니 효도 받는 자기를 자랑하고 싶은거 ㅋㅋ
그냥 최대한 연락 끊고 지내야함
나도 우리도 그래ㅋㅋㅋㅋㅋㅋ
징그러 ....
연 끊고 앞으론 행복하기만 하세요 얼마나 힘들었을거냐고
아빠랑 동생이랑도 하지마세요 ㅋㅋㅋ뭘 모릅니까.. 아빠는 방관자였고 동생은 그렇게 받아오다가 지금에서야 미안했다 그러는데 .. 동정할 필요 없어.. 혼자 지금처럼 잘 지내길
아빠가 등록금 관련 내용을 모를 수가 있나?
아들은 그냥 외면이었겠지
동생도 피해자인 건 어느정도 공감.. 아빠는 방관자고 낳았으면 신경쓰고 키웠어야지 그리고 몰랐을리가 없어ㅋㅋㅋ
ㅋㅋㅋㅋ 동생 질질짜는건 지 대신 엄마 책임져줄 줄 알았던 누나가 집안 손절한걸 알았기 때문인데 ㅋㅋ 앞으로도 마음편하게 누나한테 의무 다맡기고 지는 받아먹기만 할랬는데 계획 틀어져서 저러는거
아빠만 간간히 연락 이어놓다 유산 받을만큼 챙겨받고 나머지는 연 끊어야지. 애비는 자식들한테 무관심한게 자랑이라고 저런소릴 ㅋ
옛날에는 아들이 최고다 이랬으니까 아들만 믿고 있었겠지.. 근데 내 아들 변변치 않다는 것도 깨달았고, 요즘은 딸이 살림 밑천이다 어쩐다 하면서 딸이 최고라는 인식 생기니까 딸한테 또 받고 싶은 거지. 다른 집 딸들은 엄마한테 잘 한다던데 본인도 받고 싶고, 근데 지가 한 짓이 있어서 못 받는 거 숨기고 싶고, 그래도 사과는 하기 싫고 ㅋㅋㅋ 진짜 이기적이다
어릴때 딸 차별하면서 키워놓고 막상 크니까 주변에 친구들이 딸한테 효도받는거 보고 부러웠나보네 ㅋㅋ 근데 아들은 자랑할만 못하고 금지옥엽이니까 아들한테는 안받고싶은데 자랑은 하고싶으니까 딸이 이렇게 나한테 효도한다 뻥치고 다니면서 은근히 압박주는 거인듯 그래도 글쓴이가 단호해서 다행이다
남동생도 어쩌면 피해자일수있다는건 인정하지만 아빠는...? 차별은 눈에 보이는 피해아이뿐만 아니라 이득을 보고있다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아이도 피해자일수있다고 생각함 하지만 아빠는 전형적인 방관자이자 방임학대가해자임
등록금은 몰랐을 수도 있어 만약 아빠회사에서 등록금 지원 안해주는 경우랑 엄마가 경제권 쥐고있는 경우,,. 울집이 딱 이 케이스라 울 아빠는 아직도 등록금 200얼만줄 알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거 제외하고 솔직히 걍 존나 허수애비네 바빠서 얼굴도 잘 못본건 둘째치고 눈치는 별개인데 그것도 눈치못챘을리가 ㅋㅋ
그래도 아바랑 동생이랑 연을 계속 이을 필욘 없어
남자들 영악하네. 아버지는 부인이 저렇게 차별하는거 몰랐을리가 없고 남동생은 혜택은 있는대로 다 받고 누나한테 다 떠넘길려고 했는데 그게 안될까봐 누나 붙잡을려고 저러는거임ㅋㅋㅋㅋㅋ 저 쓰니도 동생도.피해자다 어쩌고 하는거 보닌깐 부모님 쓸어지면 혼자서 감당할 미래가 보인다
진짜 너무한 집구석이다... 글쓴분 진짜 대단하시다 저런 환경에서도 이악물고.. ㅠㅠ 어린날의 글쓴이분이 너무 대견하고 안쓰러워..어떤 식으로든 잘 되셨으면 좋겠다
다른 가족들이랑도 연이을 필요없어
걍 일터지니 신경쓰는척 할 뿐이지.. ㅎ 30년넘게 몰랐다고? 눈뜬 장님들도 아니고 ㅎㅎㅎ 걍 글쓴이 혼자 행복하게 살명 그만
애비랑민 연락히디가 유산만 받아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