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큰비는 아니지만 대신
바람이 요란하게 불어대 .혹여 집뚜껑 이라도 날아갈까 노심초사
아침에 나와보니 다행이 시설물들만 나자빠 졌을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시골이나 산속생활의 단점 이기도한
자연으로 부터 오는 재해
앞으로 서너차례 태풍이 올것이다
우리나라는 항상 가을태풍이 찾아오는 ...
나이탓일 것이다
일기예보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금이야
나라의 인프라가 잘되어 있어 그런걱정은 덜하지만
언제였던가 68년 사라예보 태풍과 또
노태우 대통령 시절
한강홍수로 인해 서울이 물바다가될 상황에 행주대교 능곡 쪽의 뚝을 터트려 능곡 전지역이 물바다가 되었던 ...
어릴적 한강을 접한 상암동에 살다보니 매년 한강이 범람해 그걸 구경하는 것이 유일한 구경거리 였으니
우리 상암동 사람들은
겨우내 땔나무를 한강에서 구하곤 했다
저위에 양수리 쪽에서 휩쓸러 내려오는 나무등 목재를. 한강하구인 우리동네 길목에서 갈고리에 기나간 줄을 이어서
서부영화 에서나 나올법한 올가미를 돌려서 떠내려 오는 나무들을 건져 내기도 하고 또 각종 필수품도 갈고리를 던져서 끌어내기도 했던 것이다
헤엄 잘치는 아저씨나 형들은 갈고리로 끌어오지 못하면 줄을 몸에 매고 직접 한강으로 뛰어들어. 항아리도 그릇도. 하다못해 돼지나 소까지도 건저낼 만큼 헤엄치는 실력이
대단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동네 상암동엔 난지도가 있었고. 난지도와 상암동 사이에 그유명한 샛깡이 흘렀던 것이다
장마가 끝나면 한강물이 다빠져나가 "조금" 이란 자연현상이 벌어지는데
삼박사일 동안 강물이 싹빠져나가 물이 들어오지 않아 조개를 잡는 시즌이 ..
민물조개로 유명한 곳이 바로 상암동과 금강 이라는 ...
이때가 되면 온동네 애 어른없이 모두 난지도 섬을 건너가 뒷강에서 조개를 잡는데
어른들은 커다란 갈퀴 같은걸로 손잡이를 어께에 걸치고 얇은물에 갈퀴를 담그고 질질 끌고가다 멈추면 조개가 갈퀴속에 가득 ...
우린 만만한 발고락으로 꼼지락 거려서 잡던지 아니면 물빠진곳에 조개가 모래속에 숨어있는것이 티가나 손가락으로 모래를 파내면 커다란 조개가 나오고는 했던 ...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조개를 잡아 모래내시장이나 수색시장에 내다팔아서
한여름을 보냈던
그때의 풍경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르곤 한다
한편으론
논두렁 고랑에 소쿠리로 막아놓고 송사리 잡느라 옷다버리고 깜장고무신도 잃어버리고 했던
그런데 그깜장 고무신은 몰로 만들었길래 질긴지 우라지게 튼튼해 할수없이 시맨트 바닥에 신발을 갈아서 옆구리를
터트려 새신발을 사달라고 조르면 헝겁을 덧대어서 꼬매주셨던
아니면 고무에 본드를 발라서 땜방을 해주셨던 우리네 어머니들
장마나 태풍이 끝나고 가을이 오면 난지도 섬으로 신발주머니 하나씩 들고 땅콩캐러 갔던 ...
주인몰래 가끔 서리도 해서 전기철탑 아래에 둘러앉아 설읶은 땅콩을 구워 먹기도 했고
옆에 데리고간 동생들 챙겨매기느라 주둥이가 쌔까맣게 물든것도 모르고 그렇게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다
지금이야
대한민국 최고의 성지며 서울시민의 숲이 되버린 난지도 하늘공원
17년동안 서울의 쓰레기로 만들어진 두개의 분지
이젠 숲으로 우거져 없어서는 않될 명소가 되었다
그당시
난지도 판자촌 500여가구를 구청에서 건축해줘 그많은 인파가 이곳 난지도 에서 나오는 쓰레기로 연명하던때
김치쪼가리에 막걸리 한잔 할라치면 입속으로 파리가 먼저 들어갈 만큼 지천에 깔려있던 파리때들
오죽하면 비행기로 소독을 했을까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가운데 하우스 카페에 앉아 한가하게 봉다리커피에 입을 축이며 나름 쎈치맨탈에 빠져 지난날 60여년쯤 흘러간 과거를 회상해 본다
상암동 원주민 동네
우리집은 뒤쪽이라 안보이지만
떡마니,쫄보, 놀부, 땜통등 친구들이 자란 동내 이기도
왼쪽 위쪽에 큰 건물이
그당시 최고 유명했던 " 경동산장"
최무룡 김지미의 불륜사건이 터지면서 유명세를 탓던 호탤
여기는 샛깡을 건너는 나루터 였다
동네사람은 거의 공짜지만 외지인들은 돈 2원인가를 내고 탔던배
물이 빠져서
첫댓글 제 고향 능곡^^
어릴 때 장마가 지면
동네 제일 높은 산인 지금의 능곡성당뒷편 야산에 올라가 시뻘건 황토물이 범람해 집채며 가재도구 둥둥 떠내려 오는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었죠~
어릴땐 재난이며 재해 남의 불행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ㅡㅡ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즈음 능곡역을 건너 한강까지 걸어가 작은조개 큰조개 민물새우까지 잡았던 추억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삼사학년때 할머니따라 능곡역무원으로 지내시던 장덕균이라는 분 모친 환갑이라 수색역 철길 건너편 산동네 였는데 지금의 상암동 어느 곳인거 같아요.
그분 따님이 나보다 조금 어렸는데 벙어리소녀가 있드라구요. 그 아이랑 귀지를 파면서 놀던 기억이 있네요 ^^
참, 어느해 인가는 수색역앞에서 황복을 샀는데 경향여객 버스 타고 오는 길에 사람이 너무 많아 양회 봉다리가 찢어 지고 황복이 버스 바닥에 처참히 널부러 졌는데 할머니가 주으라해서 쪽팔림을 무릅쓰고 주웠던 민망한 추억도 있지요.
능곡이나 수색이나 예전엔 다 고양군인지라
어린날의 정서가 비슷비슷하네요^^
기억은 추억이 되고
고향 까마귀는 반갑기 그지 없지요^^
아하~ 능곡 토박이 셨구나 ㅎㅎ
능곡이나 상암동 이나 수색이나 화전 그리고 강매 다 같은 동네나 마찬가지 였지요
예전에 인터넷 어디선가 구해 놓았던 사진입니다.
내고향 능곡시장이 랍니다(아마도 제 생각엔 농협 어디 즈음으로 보입니다)
가마귀란놈도 앉을때는 북쪽 가지에 앉는다고 합니다.
흉보면서 배우고
증오하면서도 어느덧 그리워하는게 사람인가봅니다.
내 유년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능곡!
지금은 모두 변해 낯설은 곳으로 변했지만
지금도 꿈을 꾸면 어릴때 뛰놀던 동산과 밭고랑 논뚝길을 뛰어 다닙니다.
선머슴아와 같았던 그 아이가 반백년의 세월을 보내고
삶의 궤적들을 반추하면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이 춘분이라네요.
봄이면, 아직도 가슴이 뭉클하고 명치끝이 시려옵니다.
철도레일끝에 가물거리던 아지랭이들의 환타지...
울렁울렁 작은 사위로 춤추던 냉이꽃들의 군무...
장구메 진달래꽃은 왜그리 맛나던지요...
입술이 질리도록 따먹고 한소큼 꺽어와 항아리에 꽂아놓으면
뿌듯하니 행복했습니다.
.
봄이오면 늘 그립습니다.
내고향 능곡에서의 아름다웠던 유년시절이요.
2009.03.20
제가 초등학교 4~5학년때...
티비에서 돼지가 한강에 둥둥 떠내려가던 뉴스를 본기억이 납니다. ㅎ
서울 종로구 토박이로 살아서
추억많으신분들이 부럽습니다.
그런걸 여기 상암동에서 다건져서 단체로 돼지고기 파티도 하고 했지요
@지 존 아하.....소도 떠내려가고요....
우와
그런 추억소환이 있군요
강에 떠밀려 온 땔감과 잡화
부지런해야 내것이 되겠쥬?
당연하자요 홍수때면 동네남자들은 다나와서 ㅎㅎ
봄에 파주를 가는데
우측에 난지도 있더군요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기도 한거 같아요...
삼풍백화점 희생자 가족이 그 난지도에서 날마다 가족의 뼈조각이라도 찾으러 뒤졌다는 이야기에 가슴절이던곳
삼풍 붕괘 때
저는 우리 청년 봉사대 30명 이꿀고 구조작업 참여하고. 그후에 모든 잔해가 난지도 지금의 하늘공원에 쏟아부었는데
손이며 팔이며 몸통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곤 했지요
1994년. 난지도 쓰레기장이 끝난해에
80년대 초에 여의도 근무할 때
영등포 샛강 에 돼지 황소들 둥둥...
그 빗속 서울교 건너 간신히 출근했더니
집에들 가시오~~
벌써 40년쯤 되었습니다
516광장 국군의 날 행진하던 그 시절 !
5, 16광장을 두번
한번은 고등학교때 6.25 행진
군바리땐 국군의날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락앤락 포함 않되면 수필같은가요 ㅎ문학상 까지
당시 꼬마 였는데 아주 생생하게 상황을 소환 했군요
당시 나도 노량진 한강인도교 주변에 살았는데
홍수 때면 동물 사체들,지붕 뚜껑 등 온갖 쓰레기들이
둥둥 떠 내려가는 광경을 목격 했어요
범람 했던 난지도 주변이 하늘공원 명소가 될줄 예상 못했지요
https://youtu.be/srWdZpZxjso
PLAY
기억력하면 한건하잖아요 ㅎㅎ
초가집 통째로 떠내려 오는데
우린 절대로 그건 안건드리고요
왜냐면 지붕위에 뱀이 득실 거리거든요
지존 아우님의 섬세한 글과 옛사진을 보니 저도 옛생각에 젖어봅니다..
장마때 김포가도 왕복2차선 뚝 위에서 그런 광경을 보았지요..
추억을 상기시켜준 지존아우님 고맙습니다 ㅎ
선배님 말씀하신 내용들 다 어릴적 추억의 장소들이지요 ㅎ
그시절 사진들이 참 잘 보존 되었네요~~~
오래된 추억을 소환 하셨군요~~~~
그러게요 50년전으로
한강의 추억이 저렇게 많은줄 처음 알았습니다.
지존님 글 중에 제일로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ㅎㅎ
어머나 ~ 그러셨군요 ㅎㅎ감사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기상이변으로 전세게가 몸살이네요??
미국동부는 홍수 서부는 대형산불
점점더 이상기후가 심해지니 지구정화가 필요하지요
와!~~~
너무 잘 봤어요.
재미있고 풍성한 글에
댓글을 안 달 수가 없네요.
추천까지...
비슷한 또래라서 더더욱 공감이 가겠지요
영실씨~~ ㅎ
예전엔 장마 와 가뭄 불이 젤 무서웟지
재난이지 불이나서 초갓집 홀랑 타도 다들 쳐다보고 잇었고
장마도 서 너번은 겪었네 어렸을 때
예전엔. 그런일이 자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