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간 목요일 복음묵상
(요한13,16-20)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예전에 성령기도회 대표신부로 있을 때 신부님들이 여럿이 안수를 주시는 데, 안수를 시작하자마자 어떤 특정 신부님께 신자분들이 엄청나게 몰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신부님께서는 너무나도 유명하신 신부님이셨습니다. 사회자가 안내방송을 하면서 신자분들이 자리를 이동하지 말고 앞에 계신 신부님께 안수를 받으라고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분들이 정말 파도가 밀려가듯 이동을 하면서 그 신부님께 안수를 받으려고 밀치고 싸우는 광경까지 벌어졌습니다.
물론 신자분들의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대외적으로도 유명한 신부님께 안수를 받으면 더 많은 은총을 받으리라고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하느님께서는 어느 특정 사제를 통해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분이 아니시라 당신께서 파견하신 모든 이들을 통해서 일하시는 분이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칫 잘못하면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 대상을 바라보면서 희망을 가지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 역사 안에서 이단들이 나오게 됩니다. 어쩌면 그것은 사탄이 가장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사탄은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가 하느님을 바라보지 않고 다른 것을 바라보도록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내가 찾아다녀서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시라 나를 찾아오신 하느님을 내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때 만날 수 있는 분이십니다.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사진: 성모상 아치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