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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확금(齊人攫金)
제나라 사람이 금을 움켜쥐다는 뜻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욕심만 차리다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齊 : 가지런할 제(齊/0)
人 : 사람 인(人/0)
攫 : 움킬 확(扌/20)
金 : 쇠 금(金/0)
어떠한 일에 정신을 집중하여 옆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면 어떤 평을 들을까. 후일 그 일이 빛을 발하여 큰 성과를 얻는다면 칭찬 일변도일 것이다. 그런 일은 드문 일이라 더 중요한 것을 잃었다고 욕먹는 일이 많다.
책을 잃느라 먹이던 양을 잃었다면 독서망양(讀書亡羊)이라 본분을 잃은 것이 되고, 사마귀가 매미를 노려 엿보기만 하다 참새의 밥이 된다는 당랑포선(螳螂捕蟬)은 목숨까지 잃는다. 사물에 정신이 팔리면 본 뜻을 잃는다고 완물상지(玩物喪志)라 경계했다. 재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눈앞의 금만 들어오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는 제나라 사람(齊人)의 황금 움켜쥔(攫金)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 대상인이자 정치가인 呂不韋(여불위)는 3000여 빈객의 학식을 모아 펴낸 '여씨춘추(呂氏春秋)'로 더 평가를 받는다. 당시의 귀중한 사료로 일자천금(一字千金)이라 자부한 책이다. 미래를 알아야 한다는 선식람(先識覽)의 거유(去宥)편에 욕심에 돈만 보인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제(齊)나라 사람이 장에 나갔다가 금을 파는 상인의 ‘황금을 빼앗아 움켜쥐고 달아났다(見人操金 攫而奪之/ 견인조금 확이탈지)’. 포졸들이 붙잡아 뭇사람들이 보는 데서 금을 훔쳐간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대답이 걸작이다. ‘옆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금만 보입디다(殊不見人 徒見金耳/ 수불견인 도견금이).’
어떤 한 곳에 정신이 팔리면 낮을 저녁으로, 흰색을 검은 색으로 여기게 되니 한곳에 얽매임이 해롭다는 가르침이다. 앞서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에도 간단히 언급된다. ‘금을 갖고 갈 때에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금만 보였다(取金之時 不見人 徒見金/ 취금지시 불견인 도견금).’ 확금자불견인(攫金者不見人)으로 똑같은 비유는 남송(南宋)의 선승 지우(智愚)의 법어집 '허당록(虛堂錄)'에 있다.
‘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逐鹿者不見山/ 축록자불견산)’에 뒤이어 돈을 움켜쥐는 자는 사람을 보지 못한다는 경구로 많이 사용된다. 전한(前漢)의 학자 유안(劉安)의 회남자(淮南子)엔 약간 달리 짐승을 쫓는 자는 큰 산을 보지 못한다(逐獸者目不見太山/ 축수자목불견태산)고 했는데 마찬가지 뜻이다.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는 속담은 운수가 나쁘면 되는 일이 없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보다 돈이 개입되면 의리도 우정도 의도적으로 내팽개친다. 겉으로 내세우기는 도덕군자인양 옳은 말만 하다 양파껍질처럼 비리가 하나씩하나씩 드러나는 인사를 자주 본다.
고위 공직자의 청문회 때엔 더 깊이 몸을 낮추지만 지나고 나면 그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욕심이 앞서 체면도 무시하고 오직 불법적인 재물만 쫓다가 패가망신하니 운을 자초한 셈이다.
■ 제인확금(齊人攫金)
사리사욕에 정신이 팔린 사람
프랑스 대선에서 아주 젊고 패기가 넘치는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됐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을 하얗게 만들었고, 엘친 러시아 대통령 면전에서 타국의 정치개입에 대하여 신날하게 비판했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프랑스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를 바탕으로 총선에서도 자신이 이끄는 정당을 제1당으로 만들 것이라는 뉴스가 전해온다.
그는 추천의 원칙을 '청렴성'과 '삶의 현장을 아는 인물'로 정했다고 한다. 이러한 원칙은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 그가 추천한 정치 신인들은 정치적 경륜이 풍부한 인물들과 경쟁해 많은 곳에서 승리했다.
부러웠다. 인사 청문회를 보면서 '정부의 인사추천의 원칙은 무엇인가'는 의문이 들었다. 청문회에 나온 인사들은 처음에 작은 사리사욕 때문에 불법적 행위를 했을 것이다. 그러다 청문회 자리까지 와서 급 사과를 하고, 양해를 부탁한다. 애처롭다. 사리사욕은 사람을 마음을 미혹시킨다. 중국 고사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옛날 제국(齊國)에 금을 갖기를 간절히 원했던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아침 일찍 옷을 입고 시내를 가다가 금을 파는 곳에 이르러 "금을 움켜쥐고 가버렸다(攫其金而去)."
관원들이 그를 즉시 잡아다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어찌 감히 다른 사람의 금을 훔쳐 달아났는가?"라고 심문했다. 그 사람은 "제가 금을 가지고 갈 때는 제 눈에는 금만 보였을 뿐 아무 사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고 대답했다. 성어 제인확금(齊人攫金)은 이 고사에서 비롯됐다.
■ 못된 짓을 저지르면 반드시 절로 멸망하게 된다
한 중년 남자가 칼을 들고 집 밖으로 나가려 한다. 아내가 울면서 옷자락을 붙잡는다. 그러나 더 이상 방도가 없다. 이미 쌀은 떨어졌고 입을 옷도 없다. 아내는 "죽만 먹어도 좋으니 제발 나쁜 짓은 하지 말자"고 애원하지만 죽조차도 먹을 수 없는 절박한 처지다. 애들도 배고파 울고 있다.
이는 '동문행(東門行)'이라는 2000년 전 중국의 악부시(樂府詩)에 묘사된 장면이다. 생계형 범죄가 발생하기 직전의 상황이다.
이 경우는 동정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공분을 산다. '열자(列子)'의 '제인확금(齊人攫金)' 우화가 그 예다. 금을 보는 순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새가 먹이 때문에 목숨을 잃듯이 재물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人爲財死, 鳥爲食亡)' 일이 곧잘 벌어진다.
이런 세태를 사마천(司馬遷)은 이렇게 표현했다. "세상 사람 왁자지껄 모두 이득 때문에 몰려오고, 세상 사람 시끌벅적 모두 이득 때문에 몰려간다(天下熙熙, 皆爲利來. 天下攘攘, 皆爲利往)." 오늘날 투기꾼들이 몰려 다니면서 사방을 투기판으로 만드는 현상을 보면 더욱 실감 나는 격언이다.
성인인들 재물 좋아하는 마음이 없을 수 없다. 공자(孔子)는 "부유함이 구해서 얻어진다면 채찍 잡는 마부라도 하겠다"고 했다. 나라 다스림에서도 우선 풍족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정도(正道)를 강조했다. 예컨대 "이득에 따라 행하면 원망이 많다"라거나,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득에 밝다"라거나, "이득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대목들이 그러하다.
그리하여 "부귀는 사람들이 원하는 바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지 않으면 누리지 않는다"는 소신으로 "불의로 얻는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다"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 말들은 "군자는 재물을 좋아하되, 취함에 정도가 있다(君子愛財, 取之有道)"로 요약된다.
물론 공자 말고도 정도를 지키면서 훌륭하게 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문제는 그들이 반대 부류의 인간들로 인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비행을 저지른 자들은 행복을 누리고 그들은 고초를 겪는다.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도 도척(盜跖)은 부와 장수를 누렸지만 정도를 걸어간 백이(伯夷)는 굶어 죽었다는 고사가 이러한 세태를 상징하고 있다. 이에 사마천은 "이른바 천도라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所謂天道, 是耶非耶? 소위천도, 시야비야?)"하고 탄식했다.
몇 년 전 공전(空前)의 시청률로 일본 열도를 열광케 했던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半沢直樹)'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정의는 가끔은 이긴다." 부조리한 세태에 대한 조롱이다.
정의가 반드시 이기는 것이 아니라는 세상 이치를 많은 사람이 알기 때문에 다들 불로소득을 취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모든 불로소득을 더러운 돈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남이 취할 이득을 사악하고 교활한 수단으로 가로챈다면 더러운 돈이다. 이를 위해 사회적 우위에 있는 부류들까지 험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몇 년 전 한 교수가 구속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주가 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결국 자동 파면되었다. 40대 초반의 전도양양한 인재였다.
또 한 교수는 정부기관으로부터 거액의 연구비를 받고 고전을 번역하다가 한 편씩 잘라내 논문으로 위장, 학술지에 게재하여 교내 연구비까지 받았다. 무려 20회에 걸쳐 수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결국 다른 교수의 제보로 그 비행은 중도에서 그쳤다. 아직 30회분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이처럼 도리에 어긋난 탐욕의 대가는 왕왕 패가(敗家) 아니면 망신(亡身)이다.
최근 LH 사태로 대중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공무상 정보의 악용은 물론이고 남이 얻을 이익을 교활하게 가로챈 파렴치한 범행이다.
관료사회뿐 아니라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국민의 대표라는 자들이 부끄러움 없이 더러운 돈을 탐하여 왔다. 대중은 분노를 넘어 절망의 지경에 이르렀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고, ‘위의 들보가 바르지 않으면 아래의 들보도 비뚤어진다(上梁不正下梁歪)’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 때가 되었지만 아직도 새롭다.
노나라의 실권자 계강자가 나라에 도둑이 많은 것을 걱정하자 공자가 대답했다. "당신이 탐욕스러운 짓을 안 한다면 대중들도 본을 보고 상을 줘도 훔치지 않을 것이오."
지금 우리의 실상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1980년대 초 어느 인기 드라마에서 비롯되어 한동안 유행한 '민나 도로보데스(みんな泥棒です: 모두가 도둑놈)'란 말이 다시 회자될 판이다. 사자 몸속의 벌레는 사자의 살을 먹고(獅子身中蟲, 自食獅子肉), 마침내 사자를 죽음으로 몰아간다는 불경의 경구(警句)처럼 나라를 망칠 자들이다.
작금의 절망적인 세태에서도 희망은 있다. 그동안의 여러 정황에서 보듯이 인터넷과 SNS의 비약적인 발달로 우리 사회는 갈수록 투명화해 가고 있다. 때문에 정의가 반드시 이기는 세상은 안 될지라도, 불의로 이득을 취한 자들이 결코 그 즐거움을 오래 누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하여 '못된 짓을 저지르면 반드시 절로 멸망하게 된다(多行不義必自斃 다행불의필자폐)'는 세상 이치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될 날이 온다.
바르게 산 사람은 비록 선한 보답을 받지 못하더라도 '평소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았으므로 한밤중에 귀신이 문을 두드릴까 두려워하지 않아도(平生不作虧心事, 半夜不怕鬼敲門)' 된다. 그러다 보면 억지로라도 청렴하고 정의롭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이 희망적인 상황은 특히 공정과 평등을 갈망하는 지금의 20~30대가 사회의 중추 역할을 할 향후 10년 전후면 전개될 것으로 믿는다. 물론 적지 않은 부류는 구태에 오염되어 타락하겠지만, 전체적으로 지금보다 월등히 선진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경제 성장 못지않게 국가 청렴도 면에서도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같이 변화해가는 시대에 기업이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 齊(가지런할 제, 재계할 재, 옷자락 자, 자를 전)는 ❶상형문자로 斉(제)의 본자(本字), 䶒(재)와 동자(同字)이고, 齐(제)는 간자(簡字), 亝(제)는 고자(古字)이다. 곡물의 이삭이 가지런히 돋은 모양을 본떴다. ❷상형문자로 齊자는 '가지런하다'나 '단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齊자는 亠(돼지해머리 두)자와 刀(칼 도)자와 같은 다양한 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의 齊자는 매우 단순했었다. 齊자의 갑골문을 보면 곡식의 이삭이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이 가지런히 자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글자의 획이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갑골문에서는 곡식을 가지런히 그려 '가지런하다'나 '단정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齊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가지런함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齊(제)는 중국 춘추시대에 산둥성(山東省) 일대에 있던 나라의 뜻으로 가지런할 제의 경우 ①가지런하다(제) ②단정하다(제) ③질서 정연하다(가지런하고 질서가 있다)(제) ④재빠르다, 민첩하다(제) ⑤오르다(제) ⑥같다, 동등하다(제) ⑦좋다, 순탄하다(제) ⑧다스리다(제) ⑨경계하다(제) ⑩지혜롭다(제) ⑪분별하다(제) ⑫이루다, 성취하다(제) ⑬섞다, 배합하다(제) ⑭약제(藥劑)(제) ⑮배꼽(제) ⑯한계(限界)(제) ⑰삼가는 모양(제) ⑱제나라(제) ⑲가운데(제) ⑳일제히, 다 같이(제) 그리고 재계할 재의 경우 ⓐ재계하다(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다)(재) ⓑ공손하다(재) ⓒ엄숙하다(재)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재) 그리고 옷자락 자의 경우 ㉠옷자락(자) ㉡상복(上服: 윗옷. 위에 입는 옷)(자) ㉢제사에 쓰이는 곡식(자) ㉣꿰매다(자) ㉤예리하다(자) 그리고 자를 전의 경우 ㊀자르다(전) ㊁깎다(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집안을 바로 다스리는 일을 제가(齊家),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소리를 질러 부름을 제창(齊唱), 어떤 행동이나 동작을 일제히 함을 제거(齊擧),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모두 바침을 제납(齊納), 반열을 정돈하여 가지런히 함을 제반(齊班), 여러 사람이 다 같이 분개함을 제분(齊憤),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정성을 바침을 제성(齊誠), 여러 사람이 다 같이 큰 소리로 호소함을 제유(齊籲), 큰 일을 의논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앉음을 제좌(齊坐), 여럿이 일제히 떨쳐 일어남을 제진(齊振), 여럿이 한 자리에 모임을 제회(齊會), 한결같이 가지런함을 제균(齊均), 금전이나 물건 등을 균등하게 나누어 줌을 제급(齊給), 일제히 길을 떠남을 제발(齊發),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일제히 소리를 지름을 제성(齊聲), 마음을 한 가지로 함을 제심(齊心), 가지런히 열을 지음을 제열(齊列), 남편과 한 몸이라는 뜻으로 아내를 이르는 말을 제체(齊體), 음식을 눈썹 있는데까지 받들어 올린다는 뜻으로 부부가 서로 깊이 경애함을 일컫는 말을 제미(齊眉), 밥상을 눈썹 높이로 들어 공손히 남편 앞에 가지고 간다는 뜻으로 남편을 깍듯이 공경함을 일컫는 말을 거안제미(擧案齊眉), 자기의 몸을 닦고 집안 일을 잘 다스림을 이르는 말을 수신제가(修身齊家),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제나라를 공격하나 이름만 있다는 뜻으로 어떠한 일을 하는 체하면서 사실은 다른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벌제위명(伐齊爲名), 온갖 꽃이 일시에 핀다는 뜻으로 갖가지 학문이나 예술이 함께 성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백화제방(百花齊放),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성제인(子誠齊人),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이르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중국의 제나라 동부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그 말을 믿을 것이 못 된다는 뜻으로 의를 분별하지 못하는 시골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제동야인(齊東野人), 두 마리의 봉황이 나란히 날아간다는 뜻으로 형제가 함께 영달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봉제비(兩鳳齊飛), 토지의 크기나 덕이 서로 비슷하다는 뜻으로 서로 조건이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지추덕제(地醜德齊), 제나라도 섬기고 초나라도 섬긴다는 뜻으로 양쪽 사이에서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지도 못하여 난감한 상황을 이르는 말을 사제사초(事齊事楚), 월나라와 제나라에서 미인이 많이 나온 데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월녀제희(越女齊姬)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널리 세상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됨을 일컫는 말을 인구회자(人口膾炙), 인간 생활에 있어서 겪는 중대한 일을 이르는 말을 인륜대사(人倫大事), 사람은 죽고 집은 결딴남 아주 망해 버림을 이르는 말을 인망가폐(人亡家廢),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있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나 오래 살고 못 살고 하는 것이 다 하늘에 달려 있어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명재천(人命在天), 사람의 산과 사람의 바다라는 뜻으로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인 모양을 이르는 말을 인산인해(人山人海), 사람마다 마음이 다 다른 것은 얼굴 모양이 저마다 다른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을 인심여면(人心如面), 여러 사람 중에 뛰어나게 잘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인중사자(人中獅子), 여러 사람 중에 가장 못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인중지말(人中之末),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사람은 곤궁하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은 궁해지면 부모를 생각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궁반본(人窮反本),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인비인(人非人),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사람의 근본은 부지런함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재근(人生在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아주 못된 사람의 씨알머리라는 뜻으로 태도나 행실이 사람답지 아니하고 막된 사람을 욕하는 말을 인종지말(人種之末), 남이 굶주리면 자기가 굶주리게 한 것과 같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인기기기(人飢己飢), 인마의 왕래가 빈번하여 잇닿았다는 뜻으로 번화한 도시를 이르는 말을 인마낙역(人馬絡繹),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은혜를 모름 또는 마음이 몹시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인면수심(人面獸心), 사람은 목석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은 모두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목석과 같이 무정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인비목석(人非木石),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인사불성(人事不省) 등에 쓰인다.
▶️ 攫(움킬 확, 움킬 국)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矍(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攫(확, 국)은 ①움키다(놓치지 않도록 힘 있게 잡다) ②가로채다 ③빼앗다 ④당기다, 그리고 ⓐ움키다(놓치지 않도록 힘 있게 잡다)(국) ⓑ가로채다(국) ⓒ빼앗다(국) ⓓ당기다(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홱 후리쳐 빼앗아 가짐을 확취(攫取), 움켜다가 뜯어 먹음을 확서(攫噬), 홱 후리쳐 빼앗아 가짐을 확탈(攫奪), 홱 후리쳐 빼앗아 가짐을 확준(攫浚), 한꺼번에 많은 돈을 얻는다는 뜻으로 노력함이 없이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일확천금(一攫千金) 등에 쓰인다.
▶️ 金(성씨 김, 쇠 금)은 ❶형성문자로 钅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今(금)의 생략형과 흙(土) 속에 광물(두 개의 점)을 담고 있다는 뜻을 합(合)하여 쇠나 금을 뜻한다. 金(금)은 처음에 주로 銅(동)을 가리켰으나 나중에 금속의 총칭이 되고 또 특히 황금만을 가리키게 되었다. 또한 한자의 부수가 되어 광물, 금속, 날붙이 따위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金자는 '금속'이나 '화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예전에는 金자가 금(金)이나 은(銀), 동(銅), 석(錫), 철(鐵)과 같은 다섯 가지 금속을 통칭했었다. 그러나 후에 다양한 금속이 발견되면서 지금은 모든 금속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금문에 나온 金자를 보면 상단에는 뜨거운 열기가 빠져나가는 연통과 아래로는 불을 피우던 가마가 묘사되어 있었다. 그래서 金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금속'이나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건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金(김, 금)은 ①성(姓)의 하나, 그리고 ⓐ쇠(금) ⓑ금(금) ⓒ돈, 화폐(貨幣)(금) ⓓ금나라(金--)(금) ⓔ누른빛(금) ⓕ귀하다(貴--)(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돈의 융통을 금융(金融), 금전의 액수를 금액(金額), 금붙이나 쇠붙이를 금속(金屬), 빌려 준 돈의 이자를 금리(金利), 쇠붙이로 만든 돈을 금전(金錢), 돈과 물품을 (金品), 돈이나 재물을 넣어 두는 창고를 금고(金庫), 생활의 본보기로 할 만한 귀중한 내용을 지닌 짧은 어귀를 금언(金言), 금을 파내는 광산을 금광(金鑛), 벼가 누렇게 익은 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금파(金波), 단단하기가 황금과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은 사귐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간에 서로 마음이 맞고 교분이 두터워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 나갈 만큼 우정이 깊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란지교(金蘭之交), 쇠로 만든 성과 끓는 물을 채운 못이란 뜻으로 매우 견고한 성과 해자 또는 전하여 침해받기 어려운 장소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성탕지(金城湯池), 사이 좋은 벗끼리 마음을 합치면 단단한 쇠도 자를 수 있고 우정의 아름다움은 난의 향기와 같다는 뜻으로 아주 친밀한 친구 사이를 이르는 말을 금란지의(金蘭之誼), 금 가지에 옥 잎사귀란 뜻으로 임금의 자손이나 집안을 이르는 말이나 귀한 자손을 이르는 말 또는 아름다운 구름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금지옥엽(金枝玉葉), 금이나 돌과 같이 굳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석지계(金石之契), 금석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쇠와 돌처럼 변함없는 굳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석지교(金石之交), 전쟁의 고난을 일컫는 말을 금혁지난(金革之難), 술자리에서 받는 벌주를 이르는 말을 금곡주수(金谷酒數), 친목의 뜻으로 친한 친구끼리 모은 계를 일컫는 말을 금란계(金蘭契), 금과 돌같은 굳은 언약이라는 뜻으로 서로 언약함이 매우 굳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석뇌약(金石牢約), 쇠와 돌같이 굳게 맹세하여 맺은 약속을 일컫는 말을 금석맹약(金石盟約), 금옥과 같은 법률이라는 뜻으로 소중히 여기고 지켜야 할 규칙이나 교훈을 이르는 말을 금과옥조(金科玉條), 귀중한 말을 할 수 있는 입을 다물고 혀를 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침묵함을 이르는 말을 금설폐구(金舌蔽口), 이집트의 피라밋을 번역한 말로 그 모양이 금金자와 비슷한 데서 온 말임 또는 길이 후세에 전하여질 만한 가치가 있는 불멸의 업적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자탑(金字塔), 진중의 종소리와 북소리가 하늘을 뒤흔든다는 뜻으로 격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금고진천(金鼓振天), 금종이에 정신이 미혹되고 취한다는 뜻으로 사치스런 생활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미지취(金迷紙醉), 쇠와 돌을 열리게 한다는 뜻으로 강한 의지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에도 성공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금석위개(金石爲開), 귀중한 말을 할 수 있는 입을 다물고 혀를 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침묵함을 이르는 말을 금구폐설(金口閉舌), 집을 화려하게 꾸며 놓고 총애하는 미인을 살게 함을 이르는 말을 금옥저교(金屋貯嬌), 흠집이 전혀 없는 황금 단지라는 뜻으로 외침을 받은 적이 없는 당당한 국가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금구무결(金甌無缺), 금까마귀와 옥토끼란 뜻으로 금오는 태양이고 옥토는 달을 일컫는 말을 금오옥토(金烏玉兔), 천리 땅에 걸친 견고한 성이라는 뜻으로 진시황이 그 나라의 튼튼함을 자랑하여 이르는 말을 금성천리(金城千里), 훌륭한 언설로 사회를 가르치고 이끌어 나가는 사람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금구목설(金口木舌), 태평한 세월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금옥지세(金玉之世), 가장 훌륭하고 안전한 계책을 일컫는 말을 금석지책(金石之策), 돈의 힘으로 되지 않는 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금권만능(金權萬能), 후세에 남겨 전할 만한 훌륭한 공적을 이르는 말을 금석지공(金石之功), 몸가짐이 금옥과 같이 깨끗하고 점잖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금옥군자(金玉君子), 우리나라를 아름답게 이르는 말을 금은지국(金銀之國), 신선하게 부는 가을 바람과 구슬과 같은 이슬을 이르는 말을 금풍옥로(金風玉露), 쇠줄로 단단히 봉하여 비서를 넣어두는 상자라는 뜻으로 억울하거나 비밀스런 일을 글로 남겨 후세에 그 진실을 전하고자 할 때 사용하여 이르는 말을 금등지사(金縢之詞), 매미가 허물을 벗는다는 뜻으로 껍질은 그대로 있고 몸만 빠져나가는 것처럼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허세를 꾸며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금선탈각(金蟬脫殼)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