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준표 복당 딜레마… “좁쌀정치 그만” vs “윤석열 안 온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조선일보DB
야당인 국민의힘에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 이견이 심화하고 있다. 보수 통합을 위해 통크게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홍 의원의 강성 이미지가 중도 확장에 부담이 된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당 대표 후보들도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야당이 홍준표 딜레마에 빠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이 홍 의원 복당 문제를 놓고 극소수 인사들이 쳐놓은 유령같은 강경보수 프레임에 걸려 정작 당의 주인인 국민과 당원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장 의원은 일반 국민 47%, 국민의힘 지지층 65%가 홍 의원 복당에 찬성했다는 여론조사를 근거로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체없이 홍 의원 복당 결정을 하라”고 촉구했다.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당의 대선 후보까지 지냈던 홍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홍 의원 복당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홍문표 의원도 “통 크게 추진해야 한다”며 포용적 리더십을 언급했다. “홍 의원의 쓴소리가 싫다고 계속 밖에 두고 복당을 미루는 ‘좁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경태 의원도 무소속 홍준표 의원까지 힘을 합치는 ‘야권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면 초·재선 그룹에선 당 쇄신 및 중도 확장성을 이유로 홍 의원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김웅 의원은 최근 “홍 의원이 복당하는 순간부터 당이 시한폭탄을 안고 살게 되는데, 윤석열 전 총장이나 다른 유력 인사들이 이런 당에 오겠나”라고 했다. 김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서 홍 의원을 ‘먼지만 쌓인 조화’에 빗대며 과거 막말을 문제삼은 바 있다.
★홍준표에 반격한 김웅 “먼지 쌓인 조화로 사시라
김웅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9일 “꽃은 시들기 위해 피는 것이고, 찰나의 미학이 없는 정치는 조화와 같다”고 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자신을 겨냥해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 온실 속에서 때가 아닌데도 억지로 핀 꽃은 밖으로 나오면 바로 시든다”라고 말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홍준표 의원님께’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칼바람 속에서도 매화는 핀다. 그 첫 번째 꽃이 없으면 겨울은 끝나지 않는다”며 “시든 꽃잎에는 열매가 맺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造花)에는 오직 먼지만 쌓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고도 했다.
홍 의원은 앞서 “막무가내로 나이만 앞세워 정계 입문 1년밖에 안 되는 분이 당 대표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라며 “좀 더 공부하고 내공을 쌓고 자기의 실력으로 포지티브하게 정치를 해야 나라의 재목으로 클 수 있다.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고 썼다.
이에 김 의원은 “‘포지티브하게 정치하라'는 충고 감사하다”고 하면서도 홍 의원이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기자에게 막말을 했던 것을 거론했다. 홍 의원은 저축은행 사태 관련 불법 자금 의혹을 묻는 기자에게 ‘그런 거 왜 묻나. 그러면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넌 또 뭐야. 니들 면상 보러 온 게 아니다. 너까짓 게’ 등의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포지티브하게 정치하라는 충고는) 나이 어린 기자나 힘없는 노동자에게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아듣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