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스부르크를 떠나 마인츠로 이적하는 구자철
(볼프스부르크를 떠나 지역 라이벌인 마인츠로 이적한 구자철)
팬들이 원하던 일이 결국엔 일어났다. 구자철이 드디어 볼프스부르크를 떠나 지역 라이벌인 마인츠로 이적하였다. 이적료는 비공개 합의라고 하지만 현지 언론지에서는 4,50억원 정도로 예측하고 있으며, 구자철은 2018년 6월까지 마인츠 소속으로 뛰게 되었다. 마인츠는 지난 여름이적시장이 열렸을 때부터 줄곧 구자철에게 러브콜을 보내왔었고, 마인츠 감독인 토마스 투헬을 비롯하여 단장인 크리스티안 하이델까지 적극적으로 그를 원해왔으나, 디터 헤킹 볼프스부르크 감독과 클라우스 알프로스 단장이 필요한 선수라고 하면서 그의 이적을 반대해왔었다. 그러나 볼프스부르크가 클럽 최고 이적료(22M 유로)를 갱신하면서 첼시의 초특급 유망주인 케빈 데브뤼네를 영입완료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자철을 놓아주게 되었다.
그가 마인츠로 이적하면서 사람들은 드디어 구자철이 제 포지션에서 뛸 수 있겠구나하는 말을 하곤 한다. 여기서 사람들이 말하는 구자철의 제 포지션은 바로 공격형 미드필더를 의미하는 것이며, 구자철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야만이 클럽에서나 국대에서나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다고들 확신하고 있다. 실제로 아우구스부르크에서나 국가대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횟수가 제법 되다. 하지만 과연 그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어야만이 그가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을까? 이쯤에서 한 번 이러한 명제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생각 - 구자철은 무조건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뛰어야 한다?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진리" 라는 공식이 생겨난 기원은 2011년 아시안컵에서였다. 사진출처 스포츠조선)
많은 사람들은 구자철이 공격형 미드필더가 원래 포지션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그는 데뷔할 때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혹은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시작하였고, 당시 클럽팀이었던 제주, 나아가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뛸 때만 하더라도 중앙 미드필더에서 뛰었다. 그가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전인 2011년 아시안컵 대회에서였다.
그당시 구자철이 처음부터 공격형 미드필더로 분류되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국가대표팀의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불렸던 박주영이 무릎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결장하면서 비상이 걸렸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조광래는 플랜B 전술을 가동하여, 어린 지동원을 최전방에 배치하고(당시에 K리그 최고의 스코어러였던 유병수도 뽑혔으나, 조광래의 전술상 그는 외면당했다) 그 밑에 공격형 미드필더 소화가 가능했던 구자철을 두면서 일종의 제로톱식 전술을 시험해보고자 했다. 그렇게 실험(거의 도박이나 다름없었던)격으로 가동되었던 전술이 아시안컵 본선에서 생각 외로 먹혀들었고, 구자철은 무려 5골을 넣으면서 득점왕에 올라섰다. 이 때 활약을 발판으로 삼아 구자철은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아시안컵에서 자신의 새로운 재능을 찾은 것이었고, 사람들은 이때부터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이 되려 구자철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정체시켰다. 물론 아우구스부르크로 임대되어 뛰었을 당시와 아시안컵 이후 국가대표팀에서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장하였고(아우구스부르크 때는 공격형 미드필더라고 한정하기보단 프리롤에 가까운 유형이었다), 그 포지션에서 나름 준수한 활약을 펼치긴 했으나, 문제는 그 역할에 너무 얽매여있다는 것이다.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뒤에, 그를 활용하고자 했던 감독들의 의도와 그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 볼프스부르크는 그에게 10번(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 역할보다도 8번(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연결해주는 링커, 즉 공수밸런스가 좋은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아주길 원했다. 왜냐하면 구자철이 K리그에서 뛸 때에도 10번보다는 8번 역할을 수행하면서 경기를 조율해나가곤 했다. 그러면서도 수비가담시에는 적극적으로 수비가담을 해주면서 파트너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고, 공격시에 뒤에서 쉴새없이 볼배급을 해주면서 경기를 풀어나가곤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10번 역할에만 치중되다보니 시야와 수비가담력, 전술이해도 및 활용도가 극히 제한되기 시작한 것이다. 디터 헤킹은 구자철의 재능을 높이 샀고, 그 재능을 십분 발휘하고자 그를 8번 역할로서 10번 역할인 디에구(혹은 아놀트)와 6번 역할인 루이스 구스타보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아주길 원했으나, 한동안 그 위치에서 뛰지 않다보니 어색해져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사용하기엔 디에구나 아놀트에 비해 특출나게 뛰어난 점을 꼽기도 애매모호해졌다.
(볼프스부르크가 케빈 데브뤼네를 영입한 이유는 그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재능을 지녔기 때문이다.)
볼프스부르크가 케빈 데브뤼네를 거액이나 주고 데려온 이유를 한 번 되새김질 해볼 필요가 있다. 데브뤼네 또한 공격형 미드필더로써 지난 시즌 베르더 브레멘에 임대되어서 뛰었을 당시에 분데스리가 내에서 상당한 임팩트를 남기면서 여러 독일 클럽들로부터 오퍼를 받았고, 실제로 지난 여름이적시장에서 도르트문트와 거의 이적 확정단계까지 갔다(무리뉴가 막판에 이적거절을 하면서 틀어졌지만). 데브뤼네가 공격형 미드필더이긴 하지만, 8번 역할 또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헤킹은 앞서 언급한 두가지 역할을 포함하여 총 다섯가지 역할에 사용할 것이라 말했으며, 6번 역할(수비형 미드필더)과 최전방 스트라이커까지 맡게 할 것이라 하였다. 데브뤼네 이외에 볼프스부르크의 핵심인 디에구 또한 올시즌에 오른쪽 윙으로 나오면서 기형적인 10번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더이상 한정된 역할에만 맡는다는 보장이 없으며, 팀의 전술에 따라 다양한 역할도 소화할 줄 알아야한다.
국가대표팀으로 넘어가도 구자철의 입지는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그는 중앙 미드필더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수비가담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크로아티아전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고려안하고 너무 전진하는 경향이 짙었다), 홍명보 체제로 전환했을 때,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기에는 다소 기량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다른 경쟁자인 손흥민이나 이근호가 그 자리에서 훨씬 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제아무리 홍명보호의 황태자였다 해도 주전보장은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추가적으로 훗날 볼프스부르크보다 더 강팀으로 이적한게 된다면, 더이상 한 선수 중심으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며 수많은 스타플레이어와의 연계, 그리고 오프 더 볼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야 하는데, 현재 구자철의 모습에선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인츠로 이적하는 구자철, 앞으로 그가 해내야 할 과제는?
(마인츠 감독인 토마스 투헬과 함께 사진을 찍은 구자철. 사진출처 마인츠 공식 페이스북)
구자철이 마인츠로 가게 된다면, 아무래도 마인츠 중원은 구자철을 중심축으로 하여 새롭게 재편될 것이며 팬들이 그렇게도 원하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구자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 그가 더이상 공격형 미드필더에만 머무는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다. 구자철 본인 또한 마인츠에서 뛰는 것으로 만족하진 않을 것이기에, 이왕 자신이 중심이 되는 마인츠에서 좀 더 다양하고 많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더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윙이나 중앙 미드필더에서도 동료들과 연계하고 적극적으로 수비가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리는 1+1과 다름없는 전력을 얻는 셈이다(실제로 홍명보에게 있어 구자철이라는 자원은 핵심 중의 핵심이니까).
한국 축구팬들이 가장 사랑했던 박지성을 생각해보라.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거대구단에서 7년간 뛰면서 자신의 주포지션이 아닌데도 100% 소화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해나갔고, 유럽은 그를 최고의 아시아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했다. 기성용 또한 선더랜드로 임대가있으면서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센터백이라던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도 소화하면서 다시 한 번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축구에선 더이상 해당 포지션만 소화해선 크게 성장할 수 없으며, 여러가지 역할을 소화할 줄 아는 다재다능함이 요구되고 있다. 구자철은 충분히 그러한 역량을 지닌 선수이며, 아직까지 그러한 믿음은 변치 않다. 이제 더이상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에서만 뛰어야한다는 그러한 고정관념과 틀을 깨뜨릴 때가 되지 않았는가?
다 읽으시고, 밑에 있는 VIEW를 눌러서 추천해주시면 저에게 크나큰 도움이 된답니다. :)
첫댓글 저랑은 조금 생각이 다르시네요^^ 저는 구자철은 공격형미드필더로서 스페셜리스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능력도 충분히 있다고 믿고있구요.
국내 축구사에 이름을 새긴 정상급 플레이메이커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떠올려보면 대부분 약 170 중반 정도의 축구선수 중엔 평범한 신체조건이지만 볼 다루는 기술과 경기장과 동료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야, 그리고 그에 맞는 정확한 패싱 (그리고 날카로운 중거리슛까지 보유하면 금상첨화!) 이 특징이었습니다.
신태용의 선수시절은 못봐서 모르겠으나, 윤정환-이관우-김두현 같은 유형의 선수들이 국내 정상급 플레이메이커의 표본이자 정석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헌데 구자철은 물론 시작은 후방 플레이메이킹을 담당하고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하던 수미였으나, 지금은 이전까지 한국축구에서 볼수 없었던 신체조건과 체력을 두루 겸비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성장했습니다. 구자철은 183의 신장과 더불어, 스스로 힘에 자신감을 표할정도로 기본적은 피지컬이 좋은 선수입니다. 그동안 히딩크 감독 시절 부터 무수한 감독들이 대표팀에 당대 정상급 플레이메이커들을 조화시켜보고자 노력했으나 체력이나 힘을 동반한 압박에 약한 모습을 보이며 대표팀의 중심이 되지를 못했습니다.
하지만 구자철이라면 가능합니다.
상대 압박을 버텨낼 힘을 갖췄을뿐만 아니라 국내 역대급 테크니션들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정도의 화려한 볼키핑, 돌파 실력을 갖춘 선수입니다. 개인능력으로 수비를 제치고 기술적인 전진으로 팀을 이끌고 올라갈수 있는 선수는 희귀한 편인데 구자철은 그런 기술적인 전진이 가능합니다. 또한 경기 운영, 전진 패스, 양발에서 뿜어져 나오는 중거리슛 능력은 이미 제주시절부터 입증되었고 강력한 체력을 통한 1.5선에서 부터의 압박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한국축구는 늘 유상철- 박지성을 거쳐오며 늘 멀티플레이어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분야에서 특출난 기량을 선보이는 스페셜리스트는 우리와 먼 이야기인듯 치부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스페셜리스트의 가치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기성용이 선더랜드에서 수미-중미-공미까지 아우르는 올라운드 중앙미드필더로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자철은 좀 더 'No.10'의 모습을 확고히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이 잘 융화가 된다면 박지성-이영표 같은 슈퍼스타가 없을지라도 팀을 충분히 발전시킬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영표수제자™ 한 자리에서 특화되면 좋겠지만, 현대 축구는 더 이상 한자리에서만 특화된 선수를 요구하지 않지요. 프란체스코 토티처럼 한 선수가 전술 자체를 상징하거나, 스타플레이어라 할 지라도 여러 자리에서 다른 재능까지 끌어내는 것을 원하고 있지요. 볼프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디에구만 하더라도 분명 브레멘에서 뛸때만 하더라도 공미의 표본이었고 공미에 특화되었죠. 외질도 브레멘시절까진 그랬죠. 하지만 시대는 바뀌고, 팀을 이적해서 해당 포지션에서 무조건 뛸 수 있다는 보장이 없지요. 전술에 따라선 다른 역할도 소화하도록 요구받고 있죠. 그래서 비달이 상당히 고평가 받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이영표수제자™ 구자철에게 공미만 고집하지말라는 이유도 이런 거죠. 때에 따라선 전술상으로 우리가 공미를 고집할 수 없을 때에도 있다는 것도 염두해야한다는 것이지요. 최근 국대에서 손흥민-이근호-이청용 같이 역습에 특화된 선수들이 선발로 나오게 된다면, 구자철이 공미를 고집하기란 힘들어지죠. 마인츠에선 공미로 계속 뛰겠지만, 마인츠가 아닌 다른 팀으로 이적했을 때, 그때도 공미로 뛸 것이라는 보장이 없죠. 현재 볼프스처럼 구자철 또한 그 팀 전술에 녹아들어야합니다. 구자철 존재 자체가 그 어떤 선수와 비교못할정도로 절대무적이 아닌 이상.
@에스티벤과 마라냥 좋은 말씀이십니다. 저 또한 구자철에게 마치 리켈메와 같은 1.5선과 2선 사이에서 머물며 공격만을 하는 과거 스타일의 '10번'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런던올림픽에서의 기성용-구자철 조합이 제가 본 가장 안정적이고 위력적인 조합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구자철이 볼프스부르크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폼이 완연하게 떨어진 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구자철이라는 선수는 굉장히 헌신적인 선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컨디션이 가장 좋았었던 아욱국 시절에도 구자철은 본인이 스스로 중앙미드필더 출전을 요청할 정도로 10번과 8번을 오고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선수입니다.
@에스티벤과 마라냥 즉, 예전 컨디션만 찾는다면 지금도 10번과 8번을 충분히 소화할수 있다는 의미이지요.
현대 축구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줄 아는 능력은 좋은 선수들의 기본 소양이 되었습니다. 허나 여기서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 하려면 자신만의 무언가 특별한, 치명적이고 매력적인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첼시의 오스카는 중앙미드필더, 측면도 소화할수 있으나 현재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그 위력을 발하고 있고, 말씀하신 비달 역시 칠레대표팀에선 변형 3백의 중앙을 차지하기도 할정도로 다양한 자리에서 활약했으나 그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중앙 미드필더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에스티벤과 마라냥 수비수 부터 세컨 탑까지 모두 활약할 수 있는 야야투레 역시 자신이 가장 위협적인 위치가 수비 앞선의 중앙미드필더 자리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동시에 모두가 인정할수있을 만큼 자신있는 포지션이 있다면 정상급 선수에 한걸음 다다갔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구자철로 인해서 팀이 휘둘리는 모습이 보고싶은건 아닙니다. 다만 구자철이라는 사람 특성상 어느 위치에 있건 팀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할거라고 믿기에 그에게 최적의 포지션을 찾아주고자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씀 드려봅니다ㅎㅎ 좋은 글 언제나 잘 읽고 있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에스티벤과 마라냥 볼프스시절 얘기가 나와서 좀 덧붙여 보자면 구스타보 영입전 구자철에게 주어진 8번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때도 기대만큼 공수 밸런스가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요. 다만 그때는 디에구의 영향도 간과할수 없다고 생각하는게 디에구는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좋은 선수가 못되고 당시 수미로 출전하는 선수 역시 컨디션이나 폼의 이유로 인해 활동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비와 공격 2선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는 것은 구자철 뿐이었습니다. 물론 구자철이 좀더 심플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한 부분도 있었구요. 그리고 구스타보 영입후에 구자철은 자신의 역할을 아예 잃어버렸습니다.
@에스티벤과 마라냥 구스타보가 수비 앞선에서 부터 거의 중앙을 전부 커버하는 어마어마한 커버범위를 뽐내는 바람에 뒤에는 구스타보-앞에는 디에구 사이에서 갈곳을 잃어버린것이 팀에 녹아들지 못한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구스타보 역시 뮌헨에서 줄곧 묵묵히 중원 수비만 하다가 이적한지라 그동안 참아왔던 자신의 공격본능과 기술-시야-패싱 능력을 모두 폭발시키듯 플레이 했던게 오히려 옆에서 뛸 구자철(그 역시 공격적인 재능이 장기인 선수)에게는 더 안좋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맞는 옷이라고 말들을 하는 이유는 구자철이 중앙 공미에서 폼이 제일 좋기 때문입니다. 뭐 다른 설명은 할 필요도 없죠. 개인적으로는 구자철이 공미라기 보다는 세컨에 가깝다고 생각은 하지만 쨌든 매우 공격적인 선수고요. 톱 아래에 위치하면서 활동량이 좋아 필요에 따라 많이 내려왔다 올라가는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 이때문에 중미로도 괜츈하지 않을까 하지만 막상 써보면 별로였죠. 세컨에 위치해서 3선라인에 적잖은 도움을 주지만 막상 중미 내지는 3선에 위치해서는 그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