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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즉변통(窮則變通)
막히면 변통하는 이치가 있다는 뜻으로, 극단의 상황에 이르면 도리어 해결할 방법이 생긴다는 말이다.
窮 : 궁할 궁(穴/10)
則 : 곧 즉(刂/7)
變 : 변할 변(言/16)
通 : 통할 통(辶/7)
출전 : 주역(周易) 계사하전(繫辭下傳)
易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역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역은 막히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므로 오래간다.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만한 극도의 상황까지 최선을 다했을 때 돌파구가 보이며, 그만한 노력으로 하늘이 도운 듯 모든 이로움을 오래도록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2019년 발생한 전염병으로 인해 미국을 대표로 2020년 사상 유례 없는 화폐를 유통시켰다. 지금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겪는 인플레이션은 그 당연한 결과이지만 힘이 없는 신흥국들은 고스란히 그 피해를 뒤집어쓰게 되었다.
최근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강화시켜 에너지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고 언론에서 연일 걱정이다. 에너지뿐 아니라 원자재가격도 급등해서 기업도 스트레스가 심하다. 러시아는 곡물뿐 아니라 천연가스를 무기로 삼아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계속되고 러시아의 계획은 성공할까?
세계 곡물이나 에너지나 원자재 가격은 국제선물시장에서 먼저 움직인다. 국제원유선물가격은 이미 꼭짓점을 찍은지 오래다. 이를 토대로 미국에서는 유가는 꺾였다고 전망하는 대형은행도 있지만 정 반대로 지금보다 세배는 더 오를 것이라는 정반대의 전망을 하는 대형은행도 있다. 그러나 체감과 달리 천연가스만 제외하면 모두 꺾인 차트를 보여주고 있는데 유일하게 천연가스만 고개를 들고 있다.
필수품을 가지고 협박을 하면 먹히긴 하지만 세상에는 막히면 변통하는 이치가 있다. 세상엔 아무리 절실해도 궁색하면 대체 가능성을 생각하는 이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에너지를 팔아야 먹고 사는 러시아도 마냥 협박만 해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간다.
시진핑은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승리 69주년 기념 좌담회 연설 때 주역(周易) 계사하편(繫辭下篇)에 나오는 이 말을 따왔다. 중국인들은 매우 일찍부터 개혁과 창신(創新)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왔다.
비슷한 표현을 시경(詩經)에서 살펴볼 수 있다. "주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지만 그 천명은 오직 새롭기만 하다(周雖舊邦, 其命維新)"는 글귀다. 또 한비자는 "세상이 바뀌면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하고, 사회 시스템이 다르면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世異則事異則備變)"고 했다.
시경은 2천4백여 년 전에 지은 시가집으로 오경(五經)에 속하며, 중국 정치교범이 되는 책이다. 중국이 추구하는 번영과 부강한 길의 근본적 지향점은 변화와 발전을 추구해 진보로 나아가는 것이다.
프레드리히 엥겔스는 "사회주의는 늘 변화하고 개혁하는 사회"라고 단언한 바 있다. 이른바 '개혁개방은 단지 진행형일 뿐 종착역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세계의 변화는 나날이 새로워지고 민중의 요구도 높아져 개혁의 시간과 공간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개혁 추진에 대한 도전도 날로 늘어나 더욱 더 커지는 욕구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더욱 주시해야 할 것은 개혁은 후퇴가 없어 실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 볼 때 오늘 날의 개혁은 인민의 간절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어려운 과제지만 개혁 피로증후군을 극복하고, 개혁에 대한 의구심을 방지해야 한다.
시진핑은 "용감하고 굳건한 기개에 몰두하고, 용감하게 험난한 여울을 건너 사상과 관념을 옥죄는 걸림돌을 돌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진핑은 또 "과감하게 이익집단을 강화하는 울타리를 돌파할 때만이 견고하게 개혁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고, 능동적 발전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할 때 인민들이 더욱 많은 개혁의 성과를 향유할 수 있고, 국가가 더욱 더 빠른 발전과 진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神農氏沒, 黃帝 堯舜氏作, 通其變, 使民不倦, 神而化之, 使民宜之. 易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是以, 自天佑之, 吉無不利.
신농씨가 죽고 황제와 요순에 이르러 사람들이 게을러지지 않게끔 사회구조를 변통하고, 백성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그들을 지혜롭게 교화시켰다. 역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늘이 도우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간다(窮則變, 變則通, 通則久)의 뜻은 무릇 모든 사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지경에 빠지면 필연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변화는 곧 막힘이 없이 통하게 되고 통하면 오래도록 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세상의 만물은 모두 생성과 발전, 쇠락의 과정을 거친다. 쇠락의 단계에 이르면 반드시 변화를 도모해 출로를 모색한다. 만약에 옛것을 그대로 따르고 변화를 생각하지 않으면 제한된 범위 안에 앉아서 꼼짝없이 죽음을 기다릴 뿐이다.
바꿔 말하면 환경변화에 순응하면 죽을 고비에서 다시 살아나 위기를 극복하고 평안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자성어 ‘궁하면 변혁할 생각을 한다(궁즉사변窮則思變)’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이 말은 이후 중국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청나라 말기 변법자강론을 펼친 캉유웨이(강유위康有爲), 량치차오(양계초梁啓超) 등 변법 유신파들이 '주역'의 옛 사람들 교훈에 따라 "변하는 것은 고금의 정당한 도리(變者, 古今之公理也)"라며 완고한 수구파들을 공격했다. 이들은 비록 실패했지만 변법으로 살길을 찾자는 변법자강 운동을 벌여 근대 중국을 일깨우고 가르치는 계몽적 구실을 했다.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대학로는 서울에서 유동 인구가 많은 곳 중 하나다. 방역 수칙이 완화되고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 대한 인센티브가 실시된 탓인지 저녁과 주말에 대학로를 걸어보면 이전보다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반면 대학로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로변 상가에 ‘임대’를 써 붙인 건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대로변에서 한 블록 들어간 골목에도 ‘임대’를 써 붙이고 실내가 텅 빈 곳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물론 비는 곳에 재빨리 다른 업종이 들어서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몇 달째 비어 있는 곳도 많다. 대학로가 이럴진대 유동 인구가 많지 않은 곳이라면 사정이 더 심했으면 심했지 좋지 않으리라.
모든 가게의 점주들은 성공을 꿈꾸면서 영업을 시작했을 터인데 성공해서 더 너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영업을 그만두고 자리를 비웠을 때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만둬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조금만 버티면 좋아지지 않을까'라는 희망과 '뭔가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 그리고 '변화를 해봐야겠다'는 시도 등이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뭔가 해볼 수 있는 노력을 하지 않고 실패하면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겠지만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서도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만 돌리기가 어렵다.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 보면 "극에 이르면 바뀌게 되고 바뀌면 통하게 되고 통하면 오래갈 수 있다(窮則變, 變則通, 通則久)"고 한다.
궁(窮)은 막다른 곳에 이르러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을 가리킨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상황도 일종의 궁(窮)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람이 지금까지 검증된 지식이나 관행으로 닥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지금부터는 같은 지식이나 관행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는 맥락이다.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면 궁(窮)의 상황에서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변(變)은 지금 당면한 문제 상황을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이전과 다른 지시과 관행을 찾는 것이다. 상황과 현실이 달라지면 그에 따라 지식과 관행의 구성이 달라지지 않을 수가 없다. 예컨대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과 산업 분야가 오프라인만을 고집하지 않고 관심을 온라인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됐다.
통(通)은 앞의 궁과 변을 통해서 새로운 상황과 현실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다. 이전에만 활용된 지식과 관행을 혁신해 새로운 상황에서 소통과 통용의 길을 찾아 이전에 하다가 끊어졌거나 끊어지려는 일을 계속하고 연결하는 것이다.
구(久)는 궁(窮)과 변(變) 그리고 통(通)을 통해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궁(窮)에서 변(變)으로, 변(變)에서 통(通)으로, 통(通)에서 구(久)로 이어지는 과정은 지식과 관행이 단절되지 않고 선순환을 이루는 단계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주역(周易)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일이 궁(窮), 변(變), 통(通), 구(久)로 물 흐르듯이 이어지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 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임대'라는 글자는 궁(窮), 변(變), 통(通), 구(久)가 '주역'의 말처럼 순차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의 상황을 원래 책에서 하는 말과 현실이 같을 수 없다는 식으로 진단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지금은 궁에 이르렀지만 변화를 하려고 해도 혼자서 그 모든 작업을 해낼 수가 없다. 이렇게 새로운 상황에서 제대로 변화를 하지 못하니 문제를 풀어가지 못하고 이에 따라 문을 닫는 가게가 늘어가고 있다.
주역의 말과 달리 현실은 "극에 이르러도 바뀌지 못하고 바뀌지 못하니 통하지 않고 통하지 않으니 오래갈 수가 없다(窮則不變, 不變則不通, 不通則不久)." 즉 '주역'과 지금 거리의 현실은 궁(窮) 한 글자만 똑같고 이하는 모두 다르다.
지금 상황을 소상공인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 없다면 현재의 상황이 '주역'의 내용대로 진행되게끔 지원하는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소상공인의 문제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개별 거리의 상황에 한정되지 않고 국가 경제의 운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현대 사회는 '불통의 시대'라고 한다. 소통의 도구와 수단은 많은데 정작 소통의 길은 오히려 자꾸 좁아지고 있어 그런가보다. 혈관처럼 잘 통해야 우리 몸이 건강하듯이, 우리 사회도 소통하지 못하면 오해와 불신과 갈등을 낳는 사회적인 병리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먼저 잘 통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문을 여는 유연성이 있어야 하겠다. 닫힌 문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소통되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서로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쌍방이 믿는 마음으로 지극 정성으로 두드려야 한다.
주역 계사전에는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 통즉구(通則久)'라는 말이 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窮'은 부족하기에 정성으로 갈구하는 것이고, '變'은 마음의 문을 여는 유연성으로 변화에 쉽게 적응하는 것이다. '通'은 쑥쑥 잘 통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久'는 지속적 생명력을 잉태하는 영원성을 의미한다.
이렇듯, 우리의 지역사회가 오래 오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극 정성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서 깊은 '소통의 나눔'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랑의 첫 번째 의무는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는 말이 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모두는 변화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경청하는 운동을 선포해야 하겠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 할 때 지역 연합회를 중심으로 각 단체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으로 주민들이 바라는 바, 즉 여론을 잘 수집하여 상응하는 대책을 강구하여 줌으로써 위기를 대처한 위대한 우리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대동단결 할 때라고 생각된다.
궁즉통(窮則通)
궁즉통(窮則通)이라는 말이 있다. ‘궁하면 곧 통한다’는 뜻으로 극단의 상황에 이르면 도리어 해결할 방법이 생긴다는 말이다. 이는 궁즉변 변즉통(窮則變, 變則通)의 줄임말로 주역’(周易) 계사하전’(繫辭下傳)에 나온다.
易,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
역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한다. 이로써 하늘이 도와 길하며, 이롭지 않음이 없다.
사물이 극점에 도달하면 변화가 발생하고, 변화가 발생하면 막힘이 없이 통하고, 막힘없이 통하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만물의 순환 역학을 나타내는 말이다. 무엇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만한 극도의 상황까지 최선을 다했을 때 돌파구가 보이는 것이며, 그만한 노력의 결과로 하늘이 도운 듯 모든 이로움을 오래도록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장애를 이겨내고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가 된 이작 펄만 그가 연주하는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바이젠'을 들으면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깊은 감동을 받는다. 그가 많은 사람에게 연주로서 감동을 주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가 있었을까. 보이지도 않고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헬렌 켈러의 업적은 세계 장애인의 희망으로 우뚝 섰다.
대통령이 되기까지 열한번의 선거를 치른 링컨과 비행기를 띄우기까지 805번의 도전을 한 라이트 형제, 전구를 발명하기까지 1만여번이나 시도와 실패를 반복했던 에디슨 등 세상에서 큰 획을 그은 사람이나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놀랄만한 양의 많은 시간과, 실패를 긍정적으로 다룬 결과물이다. 큰 성공에 이를수록 엄청난 시련과 많은 시간을 공들여 노력해야 한다. 중간에는 당연히 실패도 경험하게 된다.
운(運)의 법칙에서도 궁즉통은 통한다. 실패의 악운(惡運)은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인데 그 악운(惡運)은 절대로 계속 가지 않는다. 실패의 운이 지나간 다음에 반드시 성공의 운이 오기 때문이다. 다만 그 실패라는 시간이 개인마다 ‘짧으냐! 기냐!’의 차이다. 뜻과 목표를 세우고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나 값진 성공의 열매를 따는 순간이 오게 마련이다.
시력과 청각과 말까지 잃은 헬렌 켈러를 최고의 위인으로 만든 앤 설리번의 말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패를 감추려고 정력을 낭비하지 마라. 당신의 실패에서 배우고 다음 도전으로 진군하라. 실패해도 좋다. 실패하지 않으면 당신은 성장하지 않는 것이다."
실패는 곧 성공을 낳게 해줄 씨앗이며 악운(惡運)은 곧 길운(吉運)이 다가올 징조인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지혜와 인내와 노력이 중요하다
원호문(元好問)은 여진족이 세운 금(金) 말기와 몽골족의 원(元) 초기에 활동했던 시인이다. 청(淸) 말기의 저명인사 증국번(曾國藩)이 역대 최고 시인 18인의 작품을 선별해 엮은 '십팔가시초(十八家詩抄)'에 그의 작품이 다수 수록돼 있다.
그는 몽골족의 침입으로 금이 멸망해가는 전란 속에서 조국의 문헌들과 수많은 시인의 작품이 망실될 것을 염려해 오랫동안 동분서주하며 자료를 모았다. 그렇게 애쓴 결과 그가 정리한 자료들은 후일 ‘금사(金史)’의 중요한 기초가 됐고, 시인들의 작품은 '중주집(中州集)'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전해졌다.
남송(南宋)과 대치하던 금이 북방의 중원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였다. 수록된 작품들 앞에는 각 시인들의 전기도 지어 넣었다. 그의 노력이 없었다면 금나라 시인들의 시 중에서 남겨진 것은 극소수에 불과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원호문의 시문집은 그의 호를 붙여서 '유산집(遺山集)'이라 부른다. 그의 시 가운데는 조국이 멸망하는 과정에서 보고 듣고 겪은 사연과 감회가 깃들어 있는 것이 많다. 그 작품들이 독자에게 주는 감흥은 뭔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청 중기의 유명한 사학자이자 시인 겸 평론가인 조익(趙翼)이 '제유산시(題遺山詩: 유산의 시에 붙임)'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가의 불행은 시인의 행운, 세상의 상전벽해 읊으니 시구가 절묘해지네(國家不幸詩家幸, 賦到滄桑句便工)." 결과적으로 왕조 멸망의 대재난이 시인에게는 훌륭한 시편들을 남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 셈이다.
두보(杜甫)의 시는 대부분 명작으로 꼽히지만 특히 안록산(安祿山)이 일으킨 전란을 겪으면서 지은 시 중에 대표작이 많다. 그 가운데 이른바 '삼리(三吏)'나 '삼별(三別)' 같은 시에는 부족한 관군을 충원하기 위해 관리들이 사방으로 다니면서 사람들을 잡아가는 등의 횡포와 이로 인한 대중의 고통이 그려져 있다.
'삼리' 중의 '석호리(石壕吏)'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관리가 사람을 끌고가는 정황이 생동감 있게 서술됐다. 지방의 하급 관리로 부임하는 도중 날이 저물어 시인이 석호촌(石壕村)의 어느 민가에 투숙했다. 그때 관리가 찾아오자 주인 노인이 담을 넘어 도망쳤다. 관리의 호통 소리에 그 아내가 나와 하소연했다. 세 아들이 모두 군대에 끌려가 집에는 노부부와 젖먹이 손자를 기르는 며느리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꼭 사람을 데려가려면 자기가 대신 가서 군사들의 밥을 지어주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결국 할머니가 관리를 따라갔다. 밤늦도록 남은 가족의 흐느낌 소리를 듣고 잠이 든 시인은 이튿날 아침 노인과 작별하고 임지로 떠난다.
또 '삼별' 중의 '신혼별(新婚別)'에는 어젯밤에 혼례를 올리고 오늘 아침에 군사로 징집된 남편을 떠나보내는 젊은 여인의 애끓는 마음이 절절하게 묘사돼 있다. 그리고 "나라가 무너져도 산과 강은 그대로 있다(國破山河在)"로 시작되는 그의 대표작 '춘망(春望)'이나 '등악양루(登岳陽樓)' 같은 작품 역시 전란 속에서의 비탄과 고뇌를 읊은 것이어서 더욱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이러한 작품들은 정사에서는 볼 수 없는 민간의 고통과 사회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문학뿐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따라서 이를 '시사(詩史: 시로 쓴 역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적의 침입이나 병란 등 국가와 사회의 위기가 개인에게 좋은 기회가 된 예는 당연히 무인에게도 많다. 평소에 '영웅에게 무용을 펼칠 곳이 없어서(英雄無用武之地)' 안타까웠던(?) 무인이 큰 공을 세울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물론 "10년 동안 군대를 양성하는 까닭은 한때에 쓰기 위해서다(養兵十年, 用在一時)"라는 말과 같이 준비가 잘돼 있어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국가나 사회의 위기뿐 아니라 개인의 불행이나 곤궁함이 때로는 훌륭한 문학작품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를 두고 북송(北宋) 중기의 구양수(歐陽脩)는 '시궁이후공(詩窮而後工)'이라고 표현했다. "시는 곤궁해진 다음에 더 절묘해진다"는 뜻이다. 그의 친구 매요신(梅堯臣)의 삶이 비록 곤궁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시가 더 훌륭해졌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전국시대 후기 굴원(屈原)이 '이소(離騷)'로 대표되는 20여 편의 '초사(楚辭)'를 세상에 남길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초(楚)의 고관으로 있다가 왕의 미움을 받은 끝에 조정에서 쫓겨나 강호를 떠돌았기 때문이다. 또 사마천(司馬遷)이 궁형(宮刑)을 당하지 않았다면 '사기(史記)'가 온전히 완성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소식(蘇軾)도 관직에서의 갖가지 우여곡절과 수차례의 유배 생활 없이 순탄하게 일생을 보냈다면 다양한 분야의 많은 명편들을 짓지 못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국문학사에서도 정철(鄭澈)과 윤선도(尹善道)가 관직 생활에서 불운을 겪지 않았다면 '사미인곡(思美人曲)'과 '오우가(五友歌)' 등의 명작들이 나올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정약용(丁若鏞)이 오랜 유배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가 지금과 같이 방대하지 않았을 테고, 김정희(金正喜)가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겪지 않았다면 '세한도(歲寒圖)'는 그릴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이 같은 경우를 두고 '맹자(孟子)'는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내리기 위해 먼저 그 마음에 고통을 주고 몸을 힘들게 한다. 또한 궁핍함을 겪게 하고 하는 일도 어렵게 만든다. 이로써 그 내면이 단련되고 능력도 증강되는 것이다."
어려움을 겪을 때 흔히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을 쓴다. 모든 사전에 '화가 바뀌어 복이 되다'라고 풀이돼 있다. 그러나 이는 아주 잘못된 해석이다. '화를 돌려서 복이 되게 하다'로 풀이해야 옳다. 화가 저절로 복이 되는 경우는 없다. 화가 복이 되기 위해서는 뭔가의 원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 원인은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지혜와 인내와 노력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오랜 쓰라림을 겪으며 참고 견뎠기 때문에 그 쓰라림이 다한 결과 달콤함을 맛볼 수 있으며(苦盡甘來),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 상황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기 때문에 살아날 수 있는 것(必死則生)이다.
'역경(易經)'의 말처럼 인간이 곤궁한 처지에 이르면 이를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하면 마침내 곤궁함에서 벗어나 형통할 수 있게 된다(窮則變, 變則通). 여기서의 '변화'에는 인간의 적극적인 자세와 강인한 의지, 그리고 진취적 사고와 역발상(逆發想)의 지혜 등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다. 일이 벌어지기 전에 복이 화가 되고 그 화가 다시 복이 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이미 지난 것은 돌이킬 수 없으니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앞으로의 삶에 희망을 걸어 긍정적으로 잘 살아가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논어(論語)'에 '지난 것은 아무리 말해야 소용없으나, 앞으로 올 것은 아직도 쫓아갈 수 있다(往者不可諫, 來者猶可追)'는 말이 있다. 이를 도연명(陶淵明)은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지난 것은 말해도 소용없음을 깨닫고, 앞으로 올 날은 쫓아갈 수 있음을 알겠노라(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는 운문으로 변형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생활을 즐겁게 시작하는 교훈으로 삼았다.
작금의 세상은 국가와 사회와 기업과 가계를 막론하고 전반적으로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세월에서 경험했듯이 모두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어려운 상황은 얼마든지 반전돼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가 도래할 수 있다. 겸하여 우크라이나가 공전(空前)의 환란(患亂)을 잘 극복해 전화위복 할 수 있게 되고, 우리에게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비하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되기를 바란다.
[참고]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계사전(繫辭傳)은 주역(周易) 십익(十翼) 중 하나로, 주역 사상의 난해한 내용을 체계적이고 철학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계사(繫辭)는 글자 그대로 '말을 매단다'는 뜻인데, 바꾸어 말하자면 주역의 괘사와 효사를 총괄하여 해설한 글이다.
계사전(繫辭傳)의 저자와 관련해서는 여러 이설이 존재한다. 전통적으로 공자가 십익(十翼)을 지었다고 하나, 송 대(宋代) 이후 학자들 간에 그 진위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그중에는 '계사전'이 전국 말에서 한 초에 걸쳐 여러 학인들의 손을 거쳐 쓰인 것이라는 설도 존재한다.
그러나 원저자와 관련된 고증적인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계사전'이 담고 있는 사상의 폭과 깊이를 살펴보건대, 이 글은 (지은이가 누구든) 방대한 학식과 통찰력을 두루 갖춘 성현이 집필한 문장임이 분명하다.
중국의 경학 전통에서 전(傳)은 경전에 대한 주석에 해당한다. 그러나 '계사전'의 경우 고대 중국 사회에서 일종의 점서(占書)적 기능을 수행해 온 주역이 의리(義理)적으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그렇게 보자면 '계사전'은 주역의 난해하고 심원한 세계로 학인들을 이끌어줄 철학적이며 총론적인 성격의 글이 되는 셈이다.
'계사전'은 구성상 '계사상전'과 '계사하전'으로 나뉘는데, 이는 중국의 전통적인 체용(體用)적 사유에 의거한 것이다. 즉 '계사상전'(체)이 형이상적이고 본체론적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면, '계사하전'(용)은 형이하적이며 인사적인 내용을 많이 포괄한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원칙적 차원에서의 구분이며, 모든 장의 서술 내용이 전술한 기준에 부합되는 것은 아니다.
'계사전'에서 또 하나 특기할 만한 것은 글의 서술 방식이 저자의 특정한 사상적 관점에 입각하여 수미일관하게 기술되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계사전'의 특징으로 말미암아 역(易)의 사상적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일견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체계를 세운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변화의 도'를 체(體)로 삼는 주역의 근본 종지에 위배되는 일이다. 오늘날 '계사전'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삼가 경계할 지점이다.
▶️ 窮(다할 궁/궁할 궁)은 ❶형성문자로 穷(궁)은 통자(通字), 竆(궁)은 본자(本字), 穷(궁)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구멍 혈(穴; 구멍)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躬(궁)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窮자는 '극에 달하다', '가난하다', '궁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窮자에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이를 종합해 보면 '매우 가난하다'이다. 窮자에는 그 가난한 정도가 잘 묘사되어 있다. 우선 窮자의 갑골문을 보면 宀(집 면)자에 人(사람 인)자, 呂(등뼈 려)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이것은 집에 뼈가 앙상한 사람이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이후 금문과 소전을 거치면서 人자는 身(몸 신)자로 바뀌었고 宀자도 穴(구멍 혈)자로 바뀌면서 '궁하다'라는 뜻의 竆(궁할 궁)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본래 '궁하다'라는 뜻은 竆자가 쓰였었지만, 지금은 이체자(異體字)였던 窮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窮(궁)은 ①다하다 ②극에 달하다 ③마치다, 중단하다 ④궁하다(가난하고 어렵다), 궁(窮)하게 하다 ⑤가난하다 ⑥이치에 닿지 아니하다 ⑦외지다, 궁벽(窮僻)하다 ⑧작다, 좁다, 얕다 ⑨궁구(窮究)하다(파고들어 깊게 연구하다) ⑩연구하다 ⑪드러나다 ⑫궁(窮)한 사람 ⑬의지(依支)할 데 없는 사람 ⑭궁려(窮廬: 허술하게 지은 집, 가난한 집) ⑮나라의 이름 ⑯크게, 매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진(盡), 다할 갈(竭), 가난할 빈(貧)이다. 용례로는 일이나 물건을 처리하거나 밝히기 위하여 따져 헤아리며 이치를 깊이 연구함을 궁리(窮理), 어려움이나 난처함에서 더 이상 벗어날 수 없는 상태나 처지를 궁지(窮地), 곤궁하고 궁색함을 궁색(窮塞), 궁경에 빠진 적군을 궁구(窮寇), 생활이 곤궁한 지경을 궁경(窮境), 몹시 가난하고 궁함을 궁핍(窮乏), 한 해의 마지막 때를 궁랍(窮臘), 딱하고 곤란함을 궁곤(窮困), 속속들이 깊이 연구함을 궁구(窮究), 극도에 달하여 어찌 할 수 없음을 궁극(窮極), 북극 지방의 초목이 없는 땅을 궁발(窮髮), 외따로 떨어져 구석지고 몹시 으슥함을 궁벽(窮僻), 곤궁하게 살아가는 상태를 궁상(窮狀), 생활이 어렵고 궁한 백성을 궁민(窮民), 아주 어렵고 곤란하게 된 사람을 궁객(窮客), 더 할 수 없이 괴로움을 궁고(窮苦), 산 속의 깊은 골짜기를 궁곡(窮谷), 가난하여 살림이 구차함을 곤궁(困窮), 어디까지나 캐어 따짐을 추궁(追窮), 가난하여 궁함을 빈궁(貧窮), 공간이나 시간 따위의 끝이 없음을 무궁(無窮), 몹시 궁함을 극궁(極窮), 더할 나위 없이 곤궁함을 지궁(至窮), 곤궁한 것을 잘 겪어냄을 고궁(固窮), 외롭고 가난하여 궁핍함을 고궁(孤窮), 가난한 사람을 구하여 도와줌을 진궁(振窮), 가난이나 궁핍을 벗어남을 면궁(免窮), 가난한 친구와 친척을 일컫는 말을 궁교빈족(窮交貧族), 궁지에 몰린 쥐가 기를 쓰고 고양이를 물어 뜯는다는 뜻으로 사지에 몰린 약자가 강적에게 필사적으로 반항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서설묘(窮鼠齧猫), 피할 곳 없는 도적을 쫓지 말라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적을 모질게 다루면 해를 입기 쉬우니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라는 말을 궁구막추(窮寇莫追), 피할 곳 없는 쥐를 쫓지 말라는 뜻으로 궁지에 몰린 적을 모질게 다루면 해를 입기 쉬우니 지나치게 다그치지 말라는 말을 궁서막추(窮鼠莫追), 곤궁해질수록 그 지조는 더욱 굳어짐을 이르는 말을 궁당익견(窮當益堅), 가난으로 겪는 슬픔을 이르는 말을 궁도지곡(窮途之哭), 막다른 골목에서 그 국면을 타개하려고 생각다 못해 짜낸 꾀를 일컫는 말을 궁여지책(窮餘之策), 막다른 처지에서 짜내는 한 가지 계책을 일컫는 말을 궁여일책(窮餘一策), 쫓기던 새가 사람의 품안으로 날아든다는 뜻으로 사람이 궁하면 적에게도 의지한다는 말을 궁조입회(窮鳥入懷), 궁년은 자기의 한 평생을 누세는 자손 대대를 뜻으로 본인의 한 평생과 자손 대대를 이르는 말을 궁년누세(窮年累世), 온갖 힘을 기울여 겨우 찾아냄을 이르는 말을 궁심멱득(窮心覓得), 가난한 마을과 궁벽한 땅을 일컫는 말을 궁촌벽지(窮村僻地), 가난하여 스스로 살아 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궁부자존(窮不自存),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 종일 일함을 일컫는 말을 궁일지력(窮日之力), 운수가 궁한 사람이 꾸미는 일은 모두 실패한다는 뜻으로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궁인모사(窮人謀事), 성정이 음침하고 매우 흉악함을 일컫는 말을 궁흉극악(窮凶極惡), 궁하면 무엇이든지 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기 어려우면 예의나 염치를 가리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궁무소불위(窮無所不爲), 하늘과 땅과 같이 끝간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궁천극지(窮天極地), 궁하면 변하게 되고 변하게 되면 두루두루 통해서 오래간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궁변통구(窮變通久), 이런 궁리 저런 궁리를 거듭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궁리궁리(窮理窮理), 울림을 미워하여 입을 다물게 하려고 소리쳐 꾸짖으면 점점 더 울림이 커진다는 뜻으로 근본을 무시하고 지엽적인 것을 다스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향이성(窮響以聲) 등에 쓰인다.
▶️ 則(법칙 칙, 곧 즉)은 ❶회의문자로 则(칙/즉)은 간자(簡字), 조개 패(貝; 재산)와 칼 도(刀; 날붙이, 파서 새기는 일)의 합자(合字)이다. 물건을 공평하게 분할함의 뜻이 있다. 공평의 뜻에서 전(轉)하여 법칙(法則)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則자는 '법칙'이나 '준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則자는 貝(조개 패)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則자의 금문으로 보면 貝자가 아닌 鼎(솥 정)자가 그려져 있었다. 鼎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솥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鼎자는 신성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則자는 이렇게 신성함을 뜻하는 鼎자에 刀자를 결합한 것으로 칼로 솥에 문자를 새겨 넣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금문(金文)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이 솥에 새겨져 있던 글자를 말한다. 그렇다면 솥에는 어떤 글들을 적어 놓았을까? 대부분은 신과의 소통을 위한 글귀들을 적어 놓았다. 신이 전하는 말이니 그것이 곧 '법칙'인 셈이다. 그래서 則(칙, 즉)은 ①법칙(法則) ②준칙(準則) ③이치(理致) ④대부(大夫)의 봉지(封地) ⑤본보기로 삼다 ⑥본받다, 모범으로 삼다 ⑦성(姓)의 하나, 그리고 ⓐ곧(즉) ⓑ만일(萬一) ~이라면(즉) ⓒ~하면, ~할 때에는(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많은 경우에 적용되는 근본 법칙을 원칙(原則),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지키기로 작정한 법칙을 규칙(規則), 반드시 지켜야 할 규범을 법칙(法則), 법규를 어긴 행위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규칙을 벌칙(罰則), 법칙이나 규칙 따위를 어김을 반칙(反則), 표준으로 삼아서 따라야 할 규칙을 준칙(準則), 어떤 원칙이나 법칙에서 벗어나 달라진 법칙을 변칙(變則), 변경하거나 어길 수 없는 굳은 규칙을 철칙(鐵則), 법칙이나 법령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헌칙(憲則), 행동이나 절차에 관하여 지켜야 할 사항을 정한 규칙을 수칙(守則), 기껏 해야를 과즉(過則), 그런즉 그러면을 연즉(然則), 그렇지 아니하면을 일컫는 말을 불연즉(不然則), 궁하면 통함을 일컫는 말을 궁즉통(窮則通), 서류를 모아 맬 때 깎아 버릴 것은 깎아 버림을 일컫는 말을 삭즉삭(削則削), 가득 차면 넘치다는 뜻으로 모든 일이 오래도록 번성하기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만즉일(滿則溢),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圖謀)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이르는 말을 필사즉생(必死則生),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임전훈을 이르는 말을 필생즉사(必生則死), 오래 살면 욕됨이 많다는 뜻으로 오래 살수록 고생이나 망신이 많음을 이르는 말 이르는 말을 수즉다욕(壽則多辱), 달이 꽉 차서 보름달이 되고 나면 줄어들어 밤하늘에 안보이게 된다는 뜻으로 한번 흥하면 한번은 함을 비유하는 말을 월영즉식(月盈則食),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잘못을 하면 즉시 고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함을 이르는 말을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남을 꾸짖는 데에는 밝다는 뜻으로 자기의 잘못을 덮어두고 남만 나무람을 일컫는 말을 책인즉명(責人則明), 너무 성하면 얼마 가지 못해 패한다는 말을 극성즉패(極盛則敗), 예의가 지나치면 도리어 사이가 멀어짐을 일컫는 말을 예승즉이(禮勝則離),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보면 시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겸청즉명(兼聽則明), 예의가 너무 까다로우면 오히려 혼란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예번즉란(禮煩則亂), 너무 세거나 빳빳하면 꺾어지기가 쉬움을 일컫는 말을 태강즉절(太剛則折), 세상에 도덕이 행해지면 즉 정의로운 사회가 되면 나아가서 활동함을 일컫는 말을 유도즉현(有道則見), 논밭 따위의 등급을 바꿈을 일컫는 말을 나역등칙(那易等則), 만물이 한 번 성하면 한 번 쇠함을 일컫는 말을 물성칙쇠(物盛則衰), 죽어서 남편과 아내가 같은 무덤에 묻힘을 일컫는 말을 사즉동혈(死則同穴), 달이 차면 반드시 이지러진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성하면 반드시 쇠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월만즉휴(月滿則虧), 꽉 차서 극에 달하게 되면 반드시 기울어 짐을 일컫는 말을 영즉필휴(零則必虧), 물건이 오래 묵으면 조화를 부린다는 말을 물구즉신(物久則神), 물이 깊고 넓으면 고기들이 모여 논다는 뜻으로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연히 사람들이 따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광즉어유(水廣則魚遊), 충성함에는 곧 목숨을 다하니 임금을 섬기는 데 몸을 사양해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충칙진명(忠則盡命), 예의를 잃으면 정신이 흐리고 사리에 어두운 상태가 됨을 이르는 말을 예실즉혼(禮失則昏), 물의 근원이 맑으면 하류의 물도 맑다는 뜻으로 임금이 바르면 백성도 또한 바르다는 말을 원청즉유청(源淸則流淸), 무엇을 구하면 이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구즉득지(求則得之), 자기가 남보다 먼저 실천하여 모범을 보임으로써 일반 공중이 지켜야 할 법칙이나 준례를 만듦을 이르는 말을 이신작칙(以身作則), 새가 쫓기다가 도망할 곳을 잃으면 도리어 상대방을 부리로 쫀다는 뜻으로 약한 자도 궁지에 빠지면 강적에게 대든다는 말을 조궁즉탁(鳥窮則啄), 짐승이 고통이 극도에 달하면 사람을 문다는 뜻으로 사람도 썩 곤궁해지면 나쁜 짓을 하게 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수궁즉설(獸窮則齧) 등에 쓰인다.
▶️ 變(변할 변)은 ❶형성문자로 変(변)의 본자(本字), 变(변)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련, 변)과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가 뜻을 합(合)하여 마음을 고쳐 사람이 달라진다는 데서 '변하다'를 뜻한다. (련)은 실이나 말이 헝클어지듯이 사물이 뒤섞이는 일, 또 뒤섞인 것을 고치는 일,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는 치는 일, 무리로 무언가 시키는 일, 變(변)은 변하게 하는 일, 변하는 일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變자는 '변하다'나 '고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變자는 䜌(어지러울 련)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䜌자는 말이 실에 꼬여버린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어지럽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變자는 이렇게 어지러운 상황을 뜻하는 䜌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을 그린 攵자를 결합한 것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바로잡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것은 상황이 바뀐다는 뜻이다. 그래서 變자는 어지러운 상황이 바뀌었다는 의미에서 '변하다'나 '고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變(변)은 (1)갑자기 생긴 이상한 일이나 사고 (2)때 없이 생기는 재앙(災殃) (3)난리(亂離), 야단, 변스러움, 등의 뜻으로 ①변하다(變), 변화(變化)하다 ②고치다, 변경(變更)하다 ③변통(變通)하다 ④움직이다 ⑤(조정에)고변(告變)하다 ⑥놀라게 하다 ⑦다투다 ⑧속이다 ⑨어그러지다 ⑩좁다 ⑪변화(變化) ⑫변고(變故) ⑬재앙(災殃), 재난(災難) ⑭상(喪), 죽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 고칠 개(改), 바꿀 역(易), 고칠 경(更), 가죽 혁(革)이다. 용례로는 바꾸어 고침을 변경(變更), 재변이나 사고를 변고(變故), 이랬다저랬다 변하기를 잘하는 성질이나 태도를 변덕(變德), 움직여서 달라지거나 달라지게 함을 변동(變動), 사변으로 일어난 소란을 변란(變亂), 달라진 모양이나 모습을 변모(變貌), 성이 나서 얼굴빛이 달라짐을 변색(變色), 어떠한 대응 관계로 변화하는 수를 변수(變數),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마음이 달라짐을 변심(變心), 기원을 같이하는 개체 사이에서 형질이 다른 것이 나타나는 현상을 변이(變異), 옷차림이나 모습을 다르게 꾸밈을 변장(變裝), 절개나 지조를 지키지 아니하고 바꿈을 변절(變節), 고쳐 만듦을 변조(變造), 바뀌어 달라진 종류를 변종(變種), 질이 달라짐을 변질(變質), 변하여 바뀜을 변천(變遷), 어떤 원칙이나 법칙에서 벗어나 달라진 법칙을 변칙(變則), 변하여 달라진 상태를 변태(變態), 형편과 경우를 따라서 일을 이리저리 막힘 없어 잘 처리함을 변통(變通), 급격하게 바뀌어 아주 달라짐을 변혁(變革), 모양이나 형식 따위가 달라짐을 변형(變形), 모양이나 성질이 바뀌어 달라짐을 변화(變化), 달라져서 바뀜을 변환(變換),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갑자기 심하게 변하는 것을 격변(激變), 갑자기 달라짐을 급변(急變), 갑자기 변함을 돌변(突變), 남에게 모욕을 당함을 봉변(逢變), 변하지 아니하거나 변하게 하지 아니함을 불변(不變), 사람의 힘으로 피할 수 없는 천재나 그밖의 변고를 사변(事變), 괴이한 변고를 이변(異變), 변화가 심해 종잡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변화무상(變化無常), 갑자기 생긴 일을 우선 임시로 둘러 맞춰서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임시변통(臨時變通), 그때그때 처한 뜻밖의 일을 재빨리 그 자리에서 알맞게 대처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임기응변(臨機應變),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 볼 정도로 바뀐 것을 이르는 말을 상해지변(桑海之變), 높은 언덕이 변하여 깊은 골짜기가 되고 깊은 골짜기가 높은 언덕으로 변한다는 뜻으로 세상일이 극심하게 뒤바뀜을 이르는 말을 능곡지변(陵谷之變), 병풍 사이의 변이라는 뜻으로 내부에서 일어난 변란 또는 형제간의 싸움을 이르는 말을 소장지변(蕭牆之變), 아침 저녁으로 뜯어고친다는 뜻으로 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자주 바꾸는 것을 이르는 말을 조변석개(朝變夕改) 등에 쓰인다.
▶️ 通(통할 통)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甬(용, 통)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甬(용)은 管(관)과 같은 모양의 것, 桶(통) 등 甬(용)이 붙는 글씨는 속이 빈 것, 꿰뚫는 것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通자는 '통하다'나 '내왕하다', '알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通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甬(길 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甬자는 고리가 있는 종을 그린 것이다. 通자는 본래 '곧게 뻗은 길'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甬자는 속이 텅 빈 종처럼 길이 뻥 뚫려있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길이 뚫려있으니 이동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그래서 通자에서 말하는 '통하다'나 '내왕하다'라는 것은 길을 가는 데 있어 거침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通(통)은 쉽게 빠져 나가는 것의 뜻으로 ①통하다 ②내왕하다 ③알리다 ④알다 ⑤정을 통하다 ⑥통(편지 따위를 세는 단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통할 철(徹), 통할 경(涇), 이룰 성(成)이다. 용례로는 통하여 지나가거나 옴을 통과(通過), 소식이나 의지나 지식 등을 남에게 전함을 통신(通信), 통지하여 보고함 또는 그 보고를 통보(通報), 외국과 교통하여 서로 상업을 영위함을 통상(通商), 말을 서로 주고 받음이나 전화 등으로 말을 서로 통함을 통화(通話), 특별하지 않고 예사임을 통상(通常), 서면이나 말로 통지하여 알림을 통고(通告), 통행하는 길을 통로(通路), 여러 곳에 두루 통용 되거나 관계가 같음을 공통(共通), 특별한 것이 없이 널리 통하여 예사로움을 보통(普通), 막힘이 없이 서로 오가는 일을 교통(交通), 거침없이 흘러 통함을 유통(流通), 막히지 아니하고 서로 통함이나 뜻이 서로 통함을 소통(疏通), 하늘에 통하는 운수라는 뜻에서 매우 좋은 운수를 이르는 말을 통천지수(通天之數), 절친한 친구 사이에 친척처럼 내외를 트고 지내는 정의를 일컫는 말을 통가지의(通家之誼), 무엇이든지 환히 통하여 모르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불통지(無不通知),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음을 일컫는 말을 사통팔달(四通八達)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