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내용을 삭제하지 마세요!!
(아래 선 아래에 글을 올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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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전부터 내가 늙어 몸의 기관들이 쇄퇴된다면 이목구비 중 눈의 기능이 가장 늦게까지 정상이기를 바랬다.
귀가 나빠져 남의 말을 좀 못들어도 성대가 어찌되어 말을 못하게되어도 눈만 정상으로 사물을 볼 수 있다면 상당
부분 만족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몇년전부터 한쪽 눈이 희뿌얘져서 그래도 남은 한쪽이 잘 보이니 다행이라고만 여겼는데 작년부터 나머지
눈까지 흐릿해져서 인터넷을 찾아보았더니 가까운 곳 괜찮은 안과가 있다하여 우리애에게 엄마가 내일 택시타고
가까운 안과에 잠깐 갔다 올테니 그리 알고만 있어라 했다. 까페를 운영하는 그 애에게 폐끼기 싫어서.
그랬더니 펄쩍 뛰며 인터넷에서 밤새 찾아본 결과 좀 떨어진 도시에 좋은 안과가 있다며 전화를 걸고 어쩌고하더니
예약을 하고 바로 나를 데리고 그 안과를 찾아간다. 까페는 단골들에게 맡겨놓고 차를 운전해 가고 내가 눈이 잘 안보여
비틀대면서 어찌 혼자 갈 생각이었냐며 길길이 뛰면서.
검사결과 두눈 다 백내장이라 하루에 하나씩 이틀간 수술을 해야한다고. 이틀에 걸쳐 수술은 무난히 했는데 일주일간
두눈이니 8일간 세수도 하면 안되고 로션도 어떤 화장도 하면 큰일난다고 의사가 엄포를 놓는다.
눈이 잘 보이게만 된다면 그쯤이야.. 하며 쉽게 생각했는데 사흘이 지나니 발광이 나기 시작한다. 스스로 내가 굉장히
더럽다고 생각되고 눈감고 누워만 있으라하여 가만히 있으니 온갖 생각이 꼬리를 문다.
가장 절실하게 생각나는 것은 지리산 파르티잔(우리는 빨치산이라하는데 빨갱이+지리山의 합성어가 되어 묘하게
끔찍한 감이 들게한다) 들이 춥고 배고픈 산속에서 세수란 생각도 못했을 것 아닌가, 몇년간 푹신하고 따뜻한 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다는 것도.. 그 누구였던가 김정순여사였던가 남편과 투쟁하다가 북으로 다시 가서 필시 두분의 한쪽인
부모님에게 자신들의 아이들을 맡기고 다시 남으로 와서 결국 지리산으로 들어가지 않았던가. 아이들을 떠나올 때
두사람은 그것이 필시 그들의 마지막 죽음의 발걸음이 될것이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차거운 눈속에서 그들은 서로 말은 안했겠지만 얼마나 아이들이 그리웠을까..
세수를 못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한달간 밤이나 낮이나 고개를 숙이거나 옆으로 눕지말고 똑바로 천장만 보고 눕고
24시간 절대로 티비나 티비 핸드폰을 안봐야 한다는 것. 낮에도 될 수 있으면 눈을 감고 누워지내며 전깃불도 될 수
있으면 켜지말고 어둠속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것이 좋다.. 햇빛 찬란한 밖에도 나가지 말고. 그러니까 모든
형태의 빛은 눈에 독이 된다는 것. 기공 요가 족욕같은 운동도 눈에 안압(眼壓)이 올라가니 하지말고 그저 밖에 살살
잠깐 걷는 게 좋단다.
그중 제일 힘든 건 잘 때 천장만 보고 똑바로 누워자야 한다는 건데 의식을 잃고 자면서 어찌.. 그 때부터 우리애는
제 이불을 가지고와서 내옆에 누워 밤새 내가 혹시 옆으로 눕지 않는가를 감시하며 졸다가 깼다가 뜬눈으로 지세운다.
혹시라도 내가 옆으로 누우면 눈에 붙인 렌즈가 떨어져나가 모든 수술은 헛수고가 되고 일이 커진다며.
그애는 옆으로 나를 향해 누워 감시하다 깜빡 잠이들면 다시 깨서 감시하기를 반복하니 보통일이 아니다. 둘째날이
밝아져서 내가 이제 네방에 가서 자라 엄마는 내안에 계신 하느님께 나를 잘 감시해 달라고 부탁하여 끄떡없이
바로누워잔다 했더니 '엄만 또 이상한 소릴 하네'하면서도 아무리 봐도 내가 똑바로 누워 자기만 하니 사흘째밤부터
제방에 가서 잔다. 잠을 못자 눈이 벌게 가지고 낮에 까페 일하기도 힘드니.
게다가 잘때 눈에 바다속 잠수할 때 끼는 잠수경처럼 생긴 앞으로 좀 튀어난 플라스틱 안경을 끼고 자야하는데 불편
하기 짝이 없다. 바로 누워자는 것도 힘든데 머리뒤에 안경밴드가 배기는 것도 그렇고. 아침에 일어나면 내방부터
들어와보고 바로 누워자는지 안경은 밤새 끼고 잤는지 물어본다. 한번은 너무 불편하여 나도 모르게 안경을 벗어던지고
잔 후 그랬다고 말했더니 마구 화를 내며 안경이 없으면 엄마도 모르게 눈을 비비게 되는데 그러면 렌즈가 빗나간다,
그러면 모든 수술은 다시해야한다며 야단하여 귀찮기가 말할 수 없었다. 몇일 지나고 또 안경을 벗고 잔 후 애가 묻길레
귀찮은 생각에 안경을 잘 끼고 잤다고 했더니 말없이 나간다. 아 그렇구나 거짓말을 한다는 건 아주 편하고 좋구나!
그 다음번에 또 안경을 벗어던지고 자게 됐는데 그날 아침 나는 또 거짓말을 해야하나 바른대로 말해야하나를 잠시
고민하다가 그래도 나의 자존심이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들어 바른 말을 했다가 또 된통 당했다. 그래서 그담부턴 안경을
절대로 벗지 않았다. 거짓말후의 편함과 내 양심의 저해도 다 싫었고 좀 불편해도 밤새 안경을 착용하는 게 낫다는
결론으로.
그러면서 문득 왜 아이들이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는지 이해가 갔다. 부모는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과잉보호를
하고 안들으면 심한 꾸중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게된다. 그러면 편하게 넘어가는데 그것이 들통나면
큰 혼줄이 난다. "아빠가 거짓말하는 걸 제일 싫어한다 했지? 했어 안했어?" 그리고는 거듭되면 급기야 매가 떨어진다...
내가 당해보니 알겠다. 거짓말은 부모들이 유도한 탓이다. 미국 초등학교 선생들이 백여개되는 나라 애들 중 한국남자애
들이 너무 말을 안들어서 힘들다고 비명지르는 이유를. 미국 초등학교는 대부분 여선생들인데 가끔 있는 남선생들에겐
한국남자애들이 반항을 안한다. 한국에서도 남자애들은 꼭 여선생들에게만, 애들 아빠들만 수업중에 쳐들어가 여선생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이유. 아빠에게 그렇게 당하고 큰 남자애들은 어른이 되서도 폭력적이 되고 결혼해서도 마누라 애들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사랑의 이면은 폭력성 독재성인가.
다른 눈 한쪽은 백내장치료가 안되고 있는데 이유는 걷어내고 보니 망막이 손상이 되어 앞으로 넉달간이나 더 치료를
해봐야 한단다. 그것도 지금 꼭 낫는다는 확신도 안된다며. 그래서 내가 우리애에게 한쪽눈만으로도 충분히 다행스러우니
그것으로 치료는 그만하겠다 했다가 아주 혼이 났다. 부모가 SKY 입학시키려 그리도 애를 달달 볶는 식으로 그애는 나의
한쪽눈 포기는 그 대학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부모와 자식은 역할이 뒤바뀔 뿐 그 악연(?)은 같은가 보다.
이글은 인터넷 30분만 하기로 허가를 받아 겨우 쓴 것이니 다시 고치고 자시고 할 수가 없어 그냥 올린다.
옛날에 티비 인터넷 핸드폰이 없던 시절에 어떻게 살았을까. 그래도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첫댓글 쾌유를 빕니다.
이제 건강한 눈으로 좋은 글도 계속 올리셔야지요
봄 나들이 나오셔네요........괘차 하셔요......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포에 메모리장치가 용량
오버된다는 것이 라고 보여지죠.
신체리듬은 사용자가 관리하기 따라서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생명은 언제나 그렇게 적응하고 살아가죠.
민방이 무식하다고 하지만 그 민방을 쓸대는 그래도 나을거라는
신념을 만들어 내죠. 그래서 다 나았다는 암시가 세뇌되면 최면작용을 만들어서
진짜로 나은 경우도 있다죠.눈의 혈액순환이 잘 안돼서 그런 것이니
눈운동을 많이 시키면 회복되리라 보여지죠.
하하하하하하하하 건강하길 바랍니다.
주변에 후회하신분 많더군요
산모 미역국 꼭 드시듯 수술후 마무리 잘하세요
일주일 다 지나기도 전에 이 글을 쓰신 것 같군요? 글 내용으로 보면 한쪽 수술은 아마도 의사가 실수를 한 모양입니다. 백내장도 아닌데 백내장이라고 지레짐작한 같습니다?
따님이 엄마를 많이 닮으신것 같네요
효심이 대단합니다
좋은 사연글,
재미지게 쓰여진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이글을 안경없이 쓸 수 있는 것 보면 눈이
갓 태어난 상태 가까이로 많이 회복된 것
같습니다.
가만히 누워 모든 기능은 정지된 듯 해도
뇌만은 끊임없이 돌아가던 걸 보면서 아직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그 많은 상념들을 다 쓰려면 너무 길어질가봐
생략했습니다.
역시 안이비설신 중 눈이 제일 중요한가 봅니다.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뇌 이구요.
언니 글을 늦게 보아습니다
맘이 너무 아풉니다
빨리 나아서 세상을 아릅답게 보시기를 바랍니다
언니
하느님께 제발 세상을 아름답게 보시기를 기원합니다니다
언니 사랑해요......
수술경과 가 좋아보이니 다행입니다
항상 건강 챙기시고
밝은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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