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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커뮤니티 애니갤러리에서 이 "던전에서 만남을...."작품에 대해 좀 쓰려다 삼천포로 빠져
엉뚱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른글에 이 새계관엔 왜 칫솔이 없는지, 그러니까 칫솔 발명해 팔면 벼락부자 되는거 아니냔
댓글이 달렸던게 이 글의 발단인 것이죠.
그럼 복붙 하겠습니다.
구석기 시대, 즉 1만 2000년 전의 두개골에는 충치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치석은 있었겠지]
유골들로 추정해 보자면, 인류의 치아에 오랜 동반자 충치가 처음 자리한 것은 대략 신석기 시대
부터가 아닌가 하고
학자들은 생각한다네요.
불에 음식을 익히고 여기에 맛을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하면서부터 충치가 생겨났다는 것이죠....
영국의 한 고분에 쌓인 시대별 유골을 보면 신석기 유골의 충치 빈도는 2.94%.
청동기 유골 21.68%, 철기 유골은 40.67%로 점차 증가한 흔적이 나타났답니다.
.....조왕신과 화롯불의 여신은 인류에게 문명과 충치를 동시에 가져다주셨단 말씀.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해 고대인들은 일찌감치 이쑤시개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합니다.
수메르인들은 금속제로 만들어 아예 목걸이나 귀걸이로 달고 다녔으며 고대 로마에서는
우아한 깃털을 펜이 아닌 요지로 사용했다는군요.
중국의 한 고분에서는 용도가 다르게 보이는 종류별 이쑤시개들이 금구슬로 정성스럽게
엮어진 형태로 출토되었다고도 하구요.
하지만 이런 요지만으론 아무리 옛날이라 해도 치아관리라 하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분명 칫솔의 프로토타입이 존재해야만 하죠.
알려지기론, 가장 오래된 칫솔의 역할을 가진 도구는 기원전 3000년경의 이집트 무덤에서 발
견되었답니다.
빈랑나무[야자수의 한 종류]의 나뭇가지 한쪽을 잘근잘근 깨물어 북어채마냥 섬유질이 펼쳐지게
만든 볼펜크기의 도구가 그것이죠.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10b3753a
-http://blog.naver.com/kkhwang29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도 이런 형태의 칫솔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있답니다.
"질겅이는 나뭇가지(chewingstick)"로 불리우는 이 물건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사용되었단
기록이 있구요.
이 나뭇가지는 처음엔 좀 큰 크기였다가 점차 작아져 연필크기의 "질겅이 나무(chewstick)"로 정착됩니다.
현재에도 이슬람과 인도 문화권엔 이 칫솔의 조상이 사용되는 중이라고 하네요.
인도는 님트리(Neem Tree)라는 향취, 살충성분의 나무를, 이슬람권은 미스왁(Miswak)이란 나무를
사용한답니다.
1. 미스왁 상인(Miswak Seller) photo by jamalaly http://www.flickr.com/photos/jamalaly/346869306
2. 미스왁(Miswak) photo by __klaus http://www.flickr.com/photos/heymach/1278604483
3. 님트리(Neem Tree)를 씹는 남자 photo by 8thcrosshttp://www.flickr.com/photos/usathyan/2602734988
-그냥 생가지 형태인걸 보니 껌처럼 오래 씹어 향기를 베게 하고 섬유가 펴지면 그걸로 마무리를 한 듯.
빈랑나무에 대해 더 써 보자면, 이집트에선 이 나무를 칫솔나무로 쓴 것으로 모자라 아예 치약 재료로도
쓴 모양입니다.
가장 오래된 의학교본이라는 기원전 1550년 경의 에베르스 파피루스[Ebers papyrus] 문서에 의하면
그 내용이 있습니다.
"녹청과 빈랑나무 열매 가루 또는 부싯돌가루 1푼, 녹연(綠鉛)1푼, 꿀 1푼을 혼합."
-이런식으로 쓰였다는데 여기서 녹청은 구리 표면에 생기는초록 녹을,
녹연은 납의 녹, 혹은 납이 섞인 가루로 생각됩니다.[내용 출처에 그리 써 있으니 뭐....]
빈랑나무 열매와 꿀을 제외하곤 죄다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들이지만 그걸 제외하면 보존제 역할의 꿀과
연마제 역할의 부싯돌 가루와 녹가루들, 그리고 실질적 향취와 약효성분의 빈랑열매를 보면 현재의 치약과
꽤 유사한 형태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기원전 1200년 전의 메소포타미아에서는 백반과 박하를 손에 발라 치아를 닦았단 기록도 전해집니다.
...이집트 보단 이쪽이 그래도 인체엔 이로워 보이네요.
백반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에서 부터 민간요법에 쓰였고 박하의 멘톨성분은 유명하죠.
[그런데 백반은 불에 구어야 독성이 빠진다는데 과연...?]
반대로 로마제국과 그 이후의 유럽은 하필 소변을 치약의 주 재료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끈적하게 만든것은 치약으로, 액체상태인 것은 구강청결제로......
당시 의사들이 소변의 성분이 치아미백과 잇몸건강에 도움이 된단 주장을 해서 그렇답니다.
이런 주장은 무려 18세기 까지 이어지는데 영국과 독일은 흰붓꽃가루에 소변을 혼합해 만든 치약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게 아주 설득력이 없던건 아닌게, 실제로 암모니아가 세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치석의 뮤스탄균이 만들어내는 젖산을 암모니아가 제거해 치아 법랑질을 보호한단 것이죠.
게다가 이 소변을 부패, 발효시키고 "표백토"란 찰흙을 섞어 만든게 바로 빨래비누.....
오줌의 이 효능은 일찌감치 알려져 공중화장실 소변을 공짜로 수거해 양털의 기름기를 빼고 하던 고대
로마의 섬유업자들은 결국 소변세를 내기에 이릅니다.
한창 문명의 첨단을 구가하던 고대 인도에서는 꿀, 기름, 후추, 생강, 계피, 소금등 당시로선 고가의
재료들을 치약에 이용하는 사치를 부렸습니다.
[향신료야 뭐 도처에서 나왔을테니 차치하더라도 소금은 금값.]
한편 동양쪽에선 버느나무 가지를 칫솔나무(chewstick)로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중국쪽에선 한 무덤에서 이런 형태의 칫솔이 발견되었고 한국은 고려의 계림유사(鷄林類事 :
고려 숙종(肅宗) 때 개성에 왔던 송(宋)나라의 손목(孫穆)이 당시(11~12세기)고려인들이 사용하던
언어 353개를 추려 설명한 책. 고려시대의 언어연구에 귀중한 자료)에 양지(楊枝)란 단어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 양지가 바로 옛날의 양치질을 의미했다고 합니다.
불교에서 불제자로서 행해야 할 수신修身 중 하나로 이 양지가 포함되었다고 하니 버드나무 칫솔은
짧게 잡아도 불교가 들어온 고려 이전에 이미 있지 않았나 생각되는데요.
-버드나무과의 대표종인 수양버들과 그 나뭇가지.
사진은 다음 브리태니커 출처
이 부드러운 버드나무[정확히 수양버들인지 왕버들인지 주로 쓰인 품종은 모릅니다...]가지를
이쑤시개로도 쓰고 소금물에 담가 부드럽게 만든 후 잘게 쪼개어 솔을 낸 뒤 양지질[양치질]을 했단
기록이 이후 조선왕조실록에 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인용-
http://cafe.daum.net/pwc1234/UeBG/12?q=%B9%F6%B5%E5%B3%AA%B9%AB%20%C4%A1%BE%C6%B0%FC%B8%AE&re=1
좀 더 찾아보니 어떤 용자께서 실제 체험기를 올린 게시물도 있군요.
- http://cafe.daum.net/push21/MiK6/724?q=%B9%F6%B5%E5%B3%AA%B9%AB%20%C4%A9%BC%D6&re=1
"버드나무 양지" 하고 검색하면 단순하게 이쑤시개로 풀이한 자료들이 많은데 분명 "솔"의 형태로도
쓰였음이 분명한 양지(楊枝)입니다.
물론, 이런 양지는 승려나 왕족, 양반들이나 이용하고 일반 백성들은 강변의 고운 모래나 재를 손에
묻혀 이를 닦았다고 하네요.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나왔듯이 천일염을 치약으로 썻다고도 하지만 역시 당시의 소금은 너무 고가라
돈 있는 집에서나 썻으리라 추정됩니다.
모래도 효과는 있었는지 조선말기 선교사들 목격담에 의하면 당시 사람들 이는 흰편이었다고 합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C%B2%9C%EC%9D%BC%EC%97%BC
-http://www.hidoc.co.kr/news/healthtoday/item/C0000102004
어쨋건 이런 나뭇가지 솔이나 소금은 자칫 잇몸에 상처를 내기도 쉬울뿐더러 현재의 칫솔 형태와는
거리가 멉니다.
손잡이와 솔의 소재가 다르고 쓰기 편하게 솔이 손잡이에 수직으로 박힌 형태라야 제대로 된 칫솔이라
할 수 있겠죠.
칫솔다운 형태의 칫솔은 15세기 명나라 황제가 사용한 물건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
시베리아 멧돼지의 빳빳한 털을 대나무, 혹은 뼈로 된 손잡이에 촘촘히 심은 이 물건은 당연히 수공예로
무척 비싼값이었습니다.
조선에도 수입되었다고 알려진 이 귀족물품은 1600년대 청조시기에 이르러 프랑스 선교사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됩니다.
한 편, 검색으로 찾아 본 바에 의하면 명나라가 시초라 알려진 프로토타입 칫솔 발명이 어쩌면 발해일지도
모른단 자료도 있군요.
"친 톨고이" 유물 사진- 물론 이게 칫솔이 맞는지 전혀 다른 용도의 물건인진 알 수 없습니다.
http://tip.daum.net/question/69706450/69709546?q=%EC%B9%AB%EC%86%94%EC%9D%84+%EB%B0%9C%EB%AA%85%ED%95%9C+%EB%B0%9C%ED%95%B4+%EC%9C%A0%EB%AF%BC%EB%93%A4
현대의 형태와 같은 칫솔은 15세기 중국에서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년간 연해주의 청동기 및 발해유적을 발굴조사하는 강인욱 부경대 사학과 교수는 최근 펴낸
'춤추는 발해인'(주류성)에서 칫솔의 기원은 11~12세기 발해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강 교수에 따르면 몽골과 중국 북방에 있는 요나라 유적에서 칫솔이 다수 발견됐다.
몽골의 '친 톨고이' 성터에서 발견된 칫솔은 뼈를 갈아 칫솔 몸체를 만들고 칫솔모가 꽂히는 곳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이곳은 거란의 침략으로 발해가 망하고 몽골초원으로 끌려간 발해유민이 살았던 곳이다.
그는 칫솔은 문명을 영위하던 사람들이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거란족과 같은 유목민족의 창작품은 아닐
것이라며 칫솔이 발해의 창조품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 책 사진과 글: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09/12/30/0200000000AKR20091230149200005.HTML?did=1179m
그 후 1780년 윌리엄 애디스(William Addis)라는 사람이 영국의 뉴게이트 감옥에 수감 중
세기의 물건을 만들고야 맙니다.
윌리엄 애디스의 칫솔.
미국 최초의 칫솔 특허, 미국 특허청.
출처: http://www.wisdom-toothbrushes.co.uk/learning-centre/history.html
출처 http://www.wisdom-toothbrushes.co.uk/learning-centre/history.html
소의 대퇴부 뼈를 다듬어 손잡이를 만들고 잔구멍을 촘촘히 뚫어 소털, 돼지털을 넣은 뒤
철사로 털뭉치를 고정한 형태의 칫솔이 그것입니다.
석방된 윌리엄 애디스는 세계최초의 칫솔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릅니다.
그 회사에선 황소의 엉덩이와 허벅지 뼈를 손잡이로 만들고, 돼지와 멧돼지 털로 칫솔모를 만들었습니다.
브러시 형태는 신사용, 숙녀용, 어린이용으로 제법 다양하게 만들었다는군요.
이런 근대적 형태의 칫솔은 훗날 엉뚱하게도 미국의 워즈워스(H. N. Wadsworth)가 1857년 11월 7일
그 특허를 낼름 따내게 되고 이 칫솔은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에 까지 널리 사용됩니다.
그런데 이 천연소재의 칫솔이 심각한 세균의 온상이며 돼지털의 거친 끝이 상처감염을 유발한단 사실이
"파스퇴르"의 미생물 이론과 함께 알려지게 됩니다.
감염을 방지하고자 끓는물에 소독을 하자니 흐물흐물 변질되는 이 값비싼 수공예품은 결국 1935년 2월,
듀폰(Dupont)사가 개발한 세계최초의 합성섬유 "폴리머66"에 의해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립니다.
1938년 2월 24일, 듀폰은 이 합성섬유로 만든 첫 칫솔(Dr. West's Miracle-Tuft Toothbrush)을
출시한 것이죠.
듀폰의 새로운 칫솔.
출처: http://www.collectorsquest.com/blog/2006/06/26/collections-by-date-june-26th
출처:http://colgatereport.wordpress.com/2009/04/07/toothbrush-history
나일론 섬유는 습기가 스며들지 않아 세균이 억제되며 질기고 탄력성이 좋았습니다.
때문에 첫 상품화 당시 대중은 이 상품을 기적의 칫솔이라 부르며 칭송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자 이 제품도 나름의 단점이 부각됩니다.
당시의 나일론 섬유가 너무 딱딱해 잇몸에 상처를 잘 준단 점이었죠.
그래서 1950년 듀폰은 좀 더 부드러운 나일론 솔을 가진 칫솔(Park Avenue Toothbrush)을 출시합니다.
기존의 나일론 칫솔이 10센트, 신상품은 49센트의 가격에 판매됩니다.
이때서야 현재 우리가 쓰는 칫솔의 형태에 다다른 것이죠.
한편, 근대적인 치약의 시작은 18세기 영국에서 개발되었습니다.
이 분말형태의 가루치약은 독성이 있는 붕산을 첨가해 강한 연마력을 자랑했고 여기에 맛을 좋게 하기
위해 글리세린도 섞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근대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그 성능은 치약이 아닌 치독 수준으로 치아를 되려 썩게
만들었다는군요.
그저 상업과 위생의 의미에 있어서만 근대적인 물건이었던 겁니다.
-http://www.ajunews.com/view/20140529135232745
-http://media.daum.net/life/style/beauty/newsview?newsId=20141222171839579
1873년엔 미국 콜케이트(Colgate)라는 한 회사가 세계최초로 향기나는 치약을 선보였고 1896년엔
현재의 튜브형 용기에 담긴 치약이 등장합니다.
그 전엔 화장품 처럼 병이나 항아리 용기에 담겨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충치억제에 효과적인 불소가 첨가된 제대로 된 치약은 1956년에 와서야 겨우 나왔습니다.
충치와 불소의 관계에 대해선 미국의 치과의사 맥케이와 처칠이란 화학자가 1930년대 들어서 밝혀냅니다.
한국의 경우 1889년 일본 라이온사의 가루형태의 치분[齒粉]이 들어오면서 처음 치약이 쓰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에도 일부 계층만 치분을 사용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재래식으로 양치질을 했습니다.
-http://www.wikitree.co.kr/opm/opm_news_view.php?alid=243265&id=198722&opm=lgcorp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3122211060794217
광복 후에는 미국산 치약이 들어오지만 역시 가격의 벽으로 널리 보급되지는 못하고 1954년이 되어서야
락희화학공업사[지금의 엘자....아니 엘...뭐시기 기업]가 한국 최초로 치약을 개발해 미군 치약의 1/3 가격
으로 보급을 시작합니다.
한국은 그제서야 본격적인 칫솔과 치약의 시대가 열린것이죠.
[물론 이런걸 가지고 역사를 비하한다거나 하는 짓은 의미가 없습니다.
인류사의 문명들 흥망성쇄가 인간의 노력 보담 "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때문이죠.]
.....이렇게 자료들 검색하다 보니 내용도 불어나고 애니메이션 리뷰와는 많이 동떨어진 글이 되어버렸네요.
아무튼, 저 위의 벨과 헤스티아의 나뭇가지 양치질이 의외로 고증을 살린 장면이다!
라는게 결론이 되겠습니다.
첫댓글 이런 많은 개량이나 발전이 있었던 거군요. 갑자기 치솔이 새롭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