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천항 출발해 안골포서 끝나는
- 총 29㎞ 7개 걷기 구간 중 하나
- 명동방파제~제덕위판장 코스에
- 음지도·우도까지 들렀다가 와
- 작은 ‘모세의 기적’ 동섬 바닷길
- 가덕도·거제 사이 거가대교 조망
- 이색 보도교 등 볼거리 수두룩
지금은 경남 창원시의 한 행정구역인 진해구로 불리는 진해는 군항제와 벚꽃의 인상이 강렬하다. 경화역과 같은 곳은 벚꽃 철에는 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몰리는데 특정한 시기, 특정한 장소를 제외한다면 진해는 조금 한갓진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 이유로 지나치기 쉬운 게 진해의 해안선이다. 남쪽으로 열린 진해의 해안에서는 가덕도와 거제 사이로 거가대교 교각 너머 열린 바다를 볼 수 있다. 그 앞으로는 가깝고 먼 거리에 크기도 제각각인 섬들이 점점이 자리 잡아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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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지도의 솔라타워 앞에서 바라본 ㄷ자 모양의 독특한 형태로 내려가는 우도보도교와 우도 전경. 우도 뒤로 멀리 왼쪽에는 거가대교 교각과 대죽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등대가 있는 웅도 너머 거제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진해구의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진해 바다 70리길’ 가운데 5구간을 걸었다. 2016년 개통한 이 길은 서쪽 속천항에서 시작해 동쪽 안골포에서 끝나는 총 7개 구간 29㎞ 정도의 해안선 걷기 코스다. 차량 통행이 적은 해안도로와 포구를 따라 걷는 길에 이정표와 휴게시설을 설치했다.
이번에 찾은 5구간은 ‘삼포로 가는 길’이란 별칭이 붙어 있는데 명동방파제 앞에서 출발해 진해수협 제덕위판장 앞까지 가는 해안 길 3.4㎞이다. 경치 좋은 해안 길에 물때를 잘 맞추면 짧은 거리지만 동섬과 연결되는 바닷길이 열리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누구나 들어봤음 직한 노래 ‘삼포로 가는 길’의 무대인 삼포를 거치는 길이라 매력적인 코스다. 그러나 이 구간만으로는 거리가 짧아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취재팀은 5구간 코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입장료를 받지 않게 된 진해해양공원이 있는 음지도와 2012년 보도교로 연결된 우도를 함께 걸었다.
우도는 올해 행정안전부가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 중 단체나 가족이 놀기 좋은 ‘놀섬’으로 선정한 곳이다. 지난해에도 풍경과 자연경관이 아름다우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섬으로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에 선정돼 2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변은 작지만 음지도에서 연결되는 이색적인 모양의 보도교와 명동마리나 방파제가 있고 섬의 남쪽 끝에서는 가덕도와 거가대교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조망 명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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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도선장에 가기 전 바닷길 입구에서 바라본 동섬과 음지도의 진해해양공원 솔라타워. |
5구간의 중간쯤에 있는 삼포를 배경으로 한 노래 ‘삼포로 가는 길’은 이혜민이 작사·작곡하고 강은철이 불렀다. 소설가 황석영이 가상의 마을을 무대로 해 쓴 소설 ‘삼포 가는 길’과 착각하는 이도 있지만 이곳 삼포는 가상의 소설 무대가 아니라 노래의 배경으로서 실존하는 무대다. 마을 초입 노래비 앞면에는 ‘바람 부는 저 들길 끝에는/삼포로 가는 길 있겠지/굽이굽이 산길 걷다 보면/한 발 두 발 한숨만 나오네…’로 시작하는 노래 가사가 2절까지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이 노래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적어두었다. 삼포는 카페와 식당 몇 곳을 제외하면 몇 가구 되지 않는 규모에 작은 어선과 낚싯배만 정박한 한적하고 조용한 포구다.
이번 코스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 명동노인회관 옆 5구간 시작점 안내판에서 출발해 음지교~음지도 진해해양공원~전망대~솔라파크~우도보도교~우도(우도활성화센터~자갈 해변~명동마리나방파제)~다시 우도보도교 건너 음지도~해전사체험관~우도보도교~‘신비의 바닷길 동섬’ 입구~명동선착장~삼포~‘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를 거쳐 진해구 제덕동 진해수협 제덕위판장 앞 삼거리의 6구간 시작 안내판 앞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7.4㎞ 정도로 소요 시간은 2시간30분~3시간이다.
명동방파제 앞의 명동노인회관에서 출발한다. 바다 방향을 보면 진해해양공원의 솔라타워와 한창 공사 중인 짚트랙 탑승장이 풍경을 압도한다. 낚싯배가 줄지어 있는 포구를 지나면 진해해양공원이 있는 음지도로 건너가는 음지교 입구다. 다리를 건넌 뒤 정면 도로를 올라가 공사 중인 짚트랙 탑승장 앞을 지난 뒤 솔라타워로 올라가기 전 이정표 갈림길에서 우도보도교 방향으로 내려간다. ‘LOVE’ 조형물이 있는 전망대에서는 구산면 방향이 트인다. 보도교를 건너 우도로 들어선 뒤에는 오른쪽 해안도로를 따라 섬의 남쪽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다. 우도교회 수양관 앞 자갈 해변과 그 옆의 바위에서는 남쪽으로 거제도와 거가대교가 정면에 보인다. 남서쪽으로는 짚트랙 하차장이 있는 소쿠리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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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포 외곽 도로변에 세워진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
되돌아 나와 보도교 입구를 지나쳐가면 도선장을 지나 명동마리나방파제가 나온다. 북쪽으로 삼포가 정면에 바라보인다. 길을 되짚어 보도교를 건너 음지도로 돌아온 뒤 계단을 오르지 않고 오른쪽 덱 탐방로를 따라간다. 어류생태학습관 옆을 돌아 수변으로 내려가 해전사체험관을 지나 음지교를 건너온다. 오른쪽으로 꺾어 도로변 인도를 걷는다. 곧 손이 닿을 듯한 동섬 앞을 지난다. 물때에 따라 하루 두 번 길이 드러난다.
명동도선장을 지나 마을을 벗어나 오르막 한 굽이를 돌면 삼포가 내려다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포구로 내려갔다가 빠져나간다. 곧 삼포노래비가 있는 삼거리다. 도로를 따라 공구지고개를 넘으면 제덕 포구가 보인다. 낚싯배가 정박한 포구 끝까지 가면 진해수협 제덕위판장 앞 삼거리에 5구간 끝을 알리는 안내도가 서 있다.
# 교통편
- 진해시외버스정류장 간 뒤 남원로터리서 306번 타고 명동 입구 버스정류장 하차
이번 코스의 시작 지점인 명동방파제로 가려면 부산에서 진해시외버스정류장으로 간 뒤 창원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진해로 가는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하단, 웅동, 웅천을 거쳐 간다. 이 버스를 타고 웅천에서 내려 303번 시내버스를 타고 제덕, 삼포를 거쳐 명동 입구 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정류장에서 방파제까지는 300m가량 떨어져 있다. 돌아갈 때는 제덕·괴정 버스정류장(슈퍼 맞은편)에서 306번 시내버스를 타고 웅천에 내린 뒤 사상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진해시외버스정류장에서는 ‘남원로타리’ 정류장으로 가서 306번 버스를 타고 명동 입구에 내리면 되고 마친 뒤에는 괴정·제덕에서 303번 버스를 타고 진해정류장으로 가면 된다. 303번과 306번 버스는 웅천과 제덕, 삼포, 명동을 서로 반대로 일방 운행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로 31 창원해양경찰서 명동출장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해서 명동방파제 앞에 간 뒤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제덕에서 마친 뒤 차량을 회수할 때는 슈퍼 앞 정류장에서 303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