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인류 역사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꼽으라면 단연코 불교문화일 것이다. 불교는 BC 560년경에 석가세존(釋迦世尊)께서 이 세상 모든 존재의 바른 이치를 깨달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전파하면서 시작되었다. 불교가 전법(傳法)의 초기에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단순한 고민과 문제들을 풀어주는 소박한 교훈과 교리(敎理)였다. 그러다가 인지(人智)가 발달함에 따라 그 가르침도 점차 발달하여 갔다. 인류역사의 흐름과 변천에 따라 흔히 원시(原始)불교니 소승(小乘)불교니 대승(大乘)불교니 하는 과정을 지나다가 선불교(禪佛敎)에 이르러 드디어 불교의 완성을 보게 되었다.
선불교는 참으로 인류가 남긴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정신세계다. 그러나 선불교의 역사도 또한 단순하지가 않다. 물론 초기불교에서부터 선불교적 요소는 충분히 있어왔지만 그러나 선불교다운 선불교는 서기 5백 년경에 달마(達摩) 스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석가세존으로부터 1천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가 된다. 그리고 다시 오늘까지 1천 1백여 년의 세월이 또 지났다.
이와 같은 역사 속에서 선불교가 걸어온 길도 또한 다른 문화와 같이 처음에는 단순하게 출발하여 차츰차츰 발달하고 다시 절정기에 이르렀다가 점차 쇠퇴하여 가는 길을 걸었다. 초기 선종(禪宗)에 달마 스님과 혜가 스님이 있었다면 선불교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황벽 스님, 임제 스님, 남전 스님, 조주 스님, 위산 스님, 앙산 스님, 덕산 스님, 동산 스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사가 있었다. 그들의 시대는 참으로 선불교의 꽃이 만개하던 때다. 그래서 오가칠종(五家七宗)이 벌어져서 저마다의 특별한 선풍(禪風)을 드날렸던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정에서 그 수많은 선자(禪者)들이 남긴 선불교의 전적(典籍)들도 또한 적지 않다. 이러한 선불교의 기록들을 선어록(禪語錄)이라 부른다. 수많은 경전들 중에 왕(王)이라고 부르는 경전이 있듯이 선어록에도 왕이라고 일컫는 것이 있다. 그것이 임제록(臨濟錄)이다. 임제록은 임제 스님의 법어를 기록한 것인데 그의 선풍(禪風)은 실로 청천백일에 어마어마한 번개가 치고 우레가 쳐서 일체 생령(生靈)들을 기절하게 하고, 강도 1천 도의 지진이 일어나고, 1만 길의 파도가 치솟아 온 대지를 찢어놓고 뒤집어 놓은 격이다. 그래서 바싹 마른 해골이 되어 황야에 나뒹굴던 만 인류의 정신에 신선한 새 생명을 불어넣게 된 것이 곧 임제선의 정신이다.
특히 한국의 불교는 모두가 이러한 임제의 가풍을 이어받아 오늘에 이르렀다. 그래서 임제 문중이며, 임제의 후손임을 큰 자랑이며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옛날 큰스님들의 비석에는 언필칭 임제 스님의 몇 대 후손이라는 명문을 흔히 볼 수 있다. 스님들이 열반에 들면 극락왕생을 빌지 않고 “아무개 영가시여, 본래의 서원을 잊지 마시고 속히 이 사바세계에 돌아오셔서 임제 스님의 문중에서 길이 인천의 안목이 되어 주십시오[某某覺靈 不忘本誓 速還娑婆 臨濟門中 永作人天之眼目].”라고 축원한다. 임제 스님의 가풍을 얼마나 사모하고 존경하였으면 죽은 뒤에도 이렇게까지 축원하겠는가. 부처님이 가신 길을 가지 않고 임제 스님이 가신 길을 따라가겠다고 말이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도래(到來)하였다. 인류도 금전의 가치보다 인간 본래의 지고(至高)한 가치에 눈을 뜨고 인간존중운동을 가장 우위에 두고 펼쳐야 한다. 인간의 지고한 가치에 눈을 뜨면 인간을 존중하여 받드는 일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바라는 바는 임제록이 모든 불자들의 교과서가 되고 나아가서 전 인류의 교과서가 되어 찬란했던 선불교의 꽃을 다시 활짝 피워서 사람사람이 본래로 지니고 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극히 고귀한 가치에 눈을 뜨고 사람을 부처님이나 하나님 이상으로 존중하여 받드는 길로 나아갔으면 하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전 인류가 모두 화목하게 사는 유일한 길이다.
인류가 남긴 최고의 인생지침서인 이 임제록이 보다 널리 전해지고 바르게 해독(解讀)이 되어 사람 본래의 가치에 눈을 떠서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작은 샘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교재를 편찬하여 내놓게 되었다. 그동안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많은 법우님들의 소중한 인연에 감사드리며 모든 분들에게 회향하는 바이다.
2009년 3월 15일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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