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노자로 인해 향후 노동생산성이 1/3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선달님의 매우 신선한 지적에 별도의 게시글을 사족으로 붙입니다.
외노자로 인해 노동생산성이 왜 떨어질까요? 저임을 경쟁력으로 하는 단순가공공장은 선진국에선 없습니다.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들 단순가공공장이 선진화된 나라인 한국에서 구조조정 당하지 않고 오랜 기간동안 시장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바로 외노자 때문이죠. 사라지거나 해외로 이전되거나 해서 이 땅에서 사라져야될 구조조정 대상기업들이 이들 외노자의 저임으로 살아나고 있는 겁니다.
이들 단순가공공장이 생산한 제품의 부가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이들 업종은 글자 그대로 별 다른 기술이나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없는 단순기술이라 후진산업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 공장의 사업모델은 예외없이 인건비 따먹기 장사라 그 제품의 부가가치는 결코 많을 수 없지요. 노동생산성이란 노동자가 일정기간동안 생산해낸 부가가친덴, 외노자가 생산한 단순가공 제품의 부가가치가 높을 수 있을까요?
혹자는 삼성이나 현대중공업에서 이들 외노자를 사용하고 있는데 어째 그 기업이 후진기업이냐는 반문을 할 수 있습니다. 주가나 생산액, 이익률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의 IT 기업인 애플을 예로 들어보죠. 2Q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33%로 발표 되었습니다. 삼성은 고작 10%고 LG는 1%에 지나지 않습니다. 삼성보다 훨씬 선진적인 기업이죠
CPU chip과 같은 핵심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을 sourcing-out 하는 애플은 이제 제조업체로 분류됩니다. 최근엔 supply chain의 security 확보를 위해 부품기업의 수직계열화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도 하죠. 아무튼 S/W나 제약업체가 아닌 제조업체가 그것도 거대기업이 30%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한다는 건 아마도 인류가 처음 보는 일일 정도로 경이로운 수치죠. 참고로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5% 내욉니다.
이 애플의 생산공장이 세계 최대의 OEM 전문기업인 대만 폭스콘사이고 이 회사의 중국공장은 중국 최대의 수출기업이죠. 저임에 강도 높은 노동시간 등 열악한 노동여건으로 인해 최근 자살 노동자가 많이 생겨 유명해졌죠.
정리하면 첨단 선진기업의 특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노동자에 두 가지 그룹이 있는데, 하나는 단순가공공정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downstream process인 폭스콘에서 일하는 저임의 중국 노동자가 있고 다른 하나는 제품설계, S/W 개발, 디자인, chip 설계 및 생산 등 부가가치가 높은 upstream process 에서 일하는 고임의 미국 노동자가 있죠. 이게 바로 노동생산성이 낮은 중국인과 노동생산성이 높은 미국인 간의 빈부격차를 잘 설명 해주는 예가 됩니다.
애플의 전략은, 부가가치가 낮은 즉 노동생산성이 낮은 공정은 해외에서 sourcing-out 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공정에서만 직접생산 (in-house production) 하는 것이죠. 모든 공정에서 직접생산 (2~3 차 vendor 포함)하는 삼성과 뚜렷이 대비되는 전략입니다.
선진국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upstream 분야로 이동해 높은 부가가치에 따른 높은 노동생산성, 높은 국제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반면 후진국은 별다른 기술이 필요치 않고 부가가치가 낮은 downstream 분야 외에는 갈데가 없어 낮은 부가가치에 따른 낮은 노동생산성, 낮은 국제경쟁력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러면 산업구조를 조정하지 않은 채 노동생산성이 낮은 외노자의 고용을 현재처럼 지속시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나라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하락하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외노자로 인해 기업의 비용이 절감되고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하락으로 인해 노동생산성이 높은 선진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밀려 대재앙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첫댓글 제가 떨어질거라고 예상해서 경고한 것이 아니고, 외국에서( 예)도쿄미츠비시은행 글러벌분석, 싱가폴 정부와 싱가폴언론들의 내부진단) 외노자증가가 현저한 노동생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결론을 냈고, 그걸 제가 인용한 것 뿐이죠.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싱가폴의 분석이었군요. 아무튼 님의 날카로운 지적을 접하고 나서야 아하 그렇구나 싶었습니다. 역시 선달이란 이름이 예사롭지 않더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