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무부 고룡정보산업학교 학생과 직원, 어머니 멘토 등 23명이 지리산 노고단을 다녀왔다. 산행을 하면 좋은 점이 참 많다.
첫째, 사람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산행하면서 겪게 되는 약간의 어려움을 통해 친밀감을 쌓을 수 있다. 힘든 일을 같이했다는 점도 서로 친해지게 할 수 있다. 빨리 가는 사람은 늦게 오는 사람을 기다려 주고, 늦게 가는 사람은 앞선 사람 속도에 맞추는 과정에서 양보·신뢰를 쌓을 수 있다.
두번째 좋은 점은 나무들이 내뿜는 물질 중 ‘피톤치드’라는 것이 있는데, 병원균, 곰팡이, 해충 등에 저항하려고 분비하는 물질이다. 산행에서 자연스레 이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좋아진다. 실제 산행을 마친 다음날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는 혈액 속 ‘베타엔드로핀’의 양을 측정하면 평소보다 10∼20%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처럼 아이들과 바람에 운해가 넘나드는 지리산 자락을 바라보며 짙어가는 녹음을 만끽했다. 여름 ‘땡볕’은 어디 갔을까. 산 속은 덥기보다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로 시원했다. 어느덧 대피소에 도착해 처음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지리산 능선 초입인지라 수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하룻밤 머물다가는 그런 곳이다. 어머니 멘토들은 아이들과 간식을 나눠먹으면서 “힘들지?”라며 위로와 격려를 해준다.
사람들이 쉽게 정이 들 수 있는 것은 함께 같은 길을 걷고, 호흡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일이 아닐까? 한 어머니 멘토가 힘에 부쳐 노고단 대피소에서 산행을 포기하려하자 한 아이가 “어머니 저와 함께 가요”라며 손을 내민다. 그러자 포기하려던 그는 아들 같은 아이의 손을 잡고 노고단 돌탑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돌탑에 도착하니 그간 힘들었던 여정을 잊은 어머니 멘토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지리산 해설사로부터 황폐해진 노고단 복원사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최종 목적지 노고단 정상을 향해 발길을 재촉했다.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정상에 올랐다. 구름이 넘나드는 노고단에서는 화엄사와 능선 자락이 내려다보인다. 저 멀리 있을 천왕봉과 계곡들은 운해에 가려있다. 아이들은 짝을 지어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제공한 일회용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비행청소년’이라는 사회적 낙인에서 벗어난, ‘신선’, 또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다.
하산 길에 구례 화엄사 인근에서 늦은 점심을 했다. 아니, 얼마나 맛이 있는지 밥을 세 그릇이나 먹는 학생도 있었다. 식당 주인한테 “우리 학생들이 3일을 굶었다”고 농담을 건넸는데, “밥을 너무 맛있게 먹어줘서 그저 고맙다”고 대답했다. 식당주인이 아닌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지리산국립공원 남부사업소에서 천연염색 체험을 했다. 하얀 천을 형형색색 자신들이 직접 물들이고, 그것을 건조대에 널면서 다들 신기하다는 표정이다.
건조되길 기다리며 지리산 반달가슴곰 사육과 연구를 하고 있는 종복원 기술원을 찾아갔다.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중에는 자연에 돌아가지 못한 채 다시 사육장으로 돌아오거나, 먹을 것이 없어 민가로 내려와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는 곰들이 있다. 혹은 사냥꾼이 쳐놓은 올무에 걸려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앞으로 지리산에 반달가슴곰 50마리까지 사육, 방생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마지막 체험학습으로 ‘나만의 머그컵 꾸미기’를 했다. 자신의 마음을 컵에 새기는 체험으로, 이날은 꽃과 이름, 소망을 새겨봤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부질없는 욕심을 청소하듯 지리산남부사업소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봉사활동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한 학생은 “산행이 힘들었지만 어머니 멘토와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격려와 응원을 받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만약, 학생들끼리만 산을 올랐다고 하면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을까? 지금까지 부모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이 참 많다. 자연스레 타인의 사랑을 받는 것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도 너무 서툰 게 사실이다. 물론 한 차례 지리산 산행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겠는가. 이것은 새로운 시작일 것이다. 이들은 힘든 산행에서 인내력을 기르고 정상에 오르는 성취감을 느꼈을 것이다.
앞으로 법무부 고룡정보산업학교는 다양한 분야 체험학습과 봉사활동, 가족관계회복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재비행을 방지할 생각이다. 지리산국립공원과 협의해 올해 3∼4차례 더 산행을 할 계획이다. 멘토링 등 민간 자원봉사자와 결연을 통해 성공적인 사회정착을 지원하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첫댓글 장하다
우리 총무님
이런 글을 올리면 안 되는데......
언제 이렇게 좋은일 하셨다요~~ 억시 총무님 짱이야요~~ ^ ^
잘생기고멋진총무님!(아부성발언)
대단하십니다~좋아요~아주~
자랑스럽구요~짱~
재수 성아야
나 이런 사람이야 알았지
까불고 있어....
메~~~롱
아니 나도 모르는 글이 올라왔네요.
아~~부끄러워서....
워매...엄청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