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9 가정용 최상급 와이파이6 공유기 ‘넷기어 오르비 RBK852’ / 최용석 기자
유무선 공유기 시장에 차세대 무선랜 규격인 ‘와이파이6’(802.11ax) 바람이 분다. 주요 유무선 공유기 제조사들이 올해 와이파이6 지원 제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무선랜 세대교체에 나선다.
와이파이6은 기존 와이파이5(802.11ac)와 비교해 더 넓은 무선 범위(커버리지)와 향상된 무선 속도를 지원함은 물론, 확장된 대역폭을 지원한다. 더 많은 기기가 동시에 접속해도 속도 저하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최대 10Gbps에 달하는 무선 속도를 지원해 기존 와이파이5에서 거의 이론상으로만 가능했던 ‘기가 와이파이’를 제대로 구현한다.
네트워크 솔루션 전문 기업 넷기어(Netgear)는 최근 ‘오르비(Orbi) RBK852’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와이파이6 지원 유무선 공유기 중에서도 단일 제품 기준 최상급의 성능과 속도, 확장성, 최대급의 무선 범위를 제공하는 고급형 제품이다. 유무선 공유기(라우터) 본체(모델명 RBR850)와 무선 범위 확장을 위한 새틀라이트(RBS850)의 2개 1조로 구성되어 있다.
넷기어 ‘오르비’ 시리즈의 특징은 전통적인 유무선 공유기의 틀을 깬 독특한 디자인이다. 이번 오르비 RBK852도 예외는 아니다. 은색 바탕에 흰색의 커버를 앞뒤로 씌운 유선형 외형은 처음 보면 공유기라고 판단하기 힘든 모양새다. 거실의 TV나 오디오 기기 등과 나란히 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IT 기기보다는 가전제품에 가까운 디자인이다.
몸체의 위로 쭉 뻗은 부분은 그냥 장식이 아니다. 공유기와 새틀라이트의 상단에는 각각 8개씩의 고성능 무선 안테나를 내장했다. 여기에 최대 2.2㎓로 작동하는 쿼드코어 프로세서(CPU)와 1GB에 달하는 메모리, 3개의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트라이 밴드 구성으로, 일반 개인 및 가정용 제품으로는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6Gbps(AX6000, 2400+2400+1200Mbps)의 무선 속도를 지원한다.
최신 공유기 제품들은 성능이 좋아지는 동시에 발열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발열을 제때 해소하지 못하면 고장 방지를 위해 공유기 CPU와 칩셋이 작동 속도를 낮추고, 이는 유/무선 인터넷 속도의 저하로 이어진다. 때문에 일부 최신 고성능 공유기는 발열 해소를 위한 냉각 팬을 탑재하기도 한다.
이를 대비해 오르비 RBK852의 제품 상단에는 각각 성인 남성의 손 하나만 한 면적의 대형 알루미늄 방열판이 내장되어 있다. 별도의 냉각 팬은 없지만, 자연적인 공기의 흐름만으로 성능에 이상 없는 수준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품 뒤쪽 하단에는 외부 인터넷 회선 연결을 위한 WAN(노란색) 단자와 내부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LAN 단자가 각각 달려있다. WAN 단자의 여부에 따라 공유기 본체와 새틀라이트를 구분할 수 있다. 모든 WAN 및 LAN 단자는 최대 1000Mbps, 즉 1Gbps의 기가급 속도를 지원해 ‘기가 인터넷’ 서비스에 대응할 수 있다.
공유기 본체의 WAN 단자는 바로 옆 LAN 단자와 묶어서 사용하면 최대 2.5Gbps의 속도까지 지원하는 ‘링크 어그리게이션(Link aggregation)’ 기능을 지원한다. 덕분에 나중에 1Gbps보다 빠른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가 나와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공유기 본체와 새틀라이트로 구성된 오르비 RBK852는 와이파이 음영 지역을 최소화하고, 최대 도달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메시 와이파이(Mesh WiFi)를 바로 구성할 수 있다. 기본 1조 세트만으로 최상의 조건에서 350평방미터(㎡)의 면적을 커버한다. 평수 기준으로도 100평이 넘는 범위다. 대부분의 일반 가정은 물론, 2층~3층 규모의 작은 건물 하나를 오르비 RBK852 한 세트로 와이파이망을 구성할 수 있다.
다른 유무선 공유기도 메시 기술과 확장기(익스텐더)를 사용하면 무선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오르비 RBK852는 최대급 범위와 더불어 최상급의 속도로 함께 유지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일반 와이파이망 구성을 위한 듀얼밴드(2.4㎓+5㎓) 회선에 본체와 새틀라이트 간 전용 회선(5㎓)을 따로 갖춘 고유의 ‘트리플 밴드’ 구성으로, 와이파이 범위는 최대한으로 넓히는 동시에 인터넷 속도 및 퍼포먼스 저하는 최소화했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말 속도 저하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IT조선 사무실에 오르비 RBK852공유기 본체를, 복도와 2개의 벽을 사이에 두고 대각선 위치에 약 20m쯤 떨어진 옆 사무실에 새틀라이트를 설치하고 메시 와이파이망을 구성했다. 이렇게 세팅한 상태에서 와이파이5 까지만 지원하는 아이폰XR로 속도를 측정했다.
우선 공유기 본체가 설치된 사무실 내에서는 다운로드 503Mbps, 업로드 455Mbps의 성능을 낸다. 다음, 새틀라이트 근처에서는 다운로드 454Mbps, 업로드 433Mbps라는 속도를 기록했다. 공유기 본체 근처에서 나온 속도의 90% 이상이다. 즉 오르비 RBK852만 있으면 집안이나 건물 구석구석에서도 4K급 영상을 끊김 없이 스트리밍이 가능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와이파이6을 제대로 지원하는 최신 단말기를 사용했다면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설치도 매우 간편하다. 넷기어가 제공하는 오르비 전용 앱을 이용하면 초보자도 5분 만에 초기 설정을 마치고 사용할 수 있다. 알기 쉬운 그림으로 보여주는 화면의 지시만 따르면 공유기 본체와 새틀라이트의 인터넷 설정과 연결, 메시 와이파이 구성 등을 자동으로 알아서 설정한다.
스마트폰과 오르비 전용 앱만 있으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오르비 RBK852는 와이파이6 기술의 특성을 살려 일반 가정은 물론, 중소규모 사무실용 유무선 공유기로도 더할 나위 없는 제품이다. 와이파이6의 핵심인 개선된 MU-MIMO(다중 사용자-다중입출력) 기술과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액세스) 기술을 통해 더 많은 무선 기기가 동시에 접속해도 훨씬 안정적이고 균일한 와이파이 속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하는 단말기가 갤럭시S10이나 S20시리즈 같은 최신 스마트폰, 인텔 10세대 기반 최신 노트북 등 와이파이6을 정식으로 지원하는 기기라면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다. 최고 수준의 무선 속도는 물론, 최적화된 통신으로 불필요한 전력 낭비까지 줄여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는 추가적인 혜택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르비 RBK852는 비싼 가격 만큼 최상급 속도와 범위의 와이파이 성능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4월 말 현재 넷기어 오르비 RBK852기본 세트(유무선 공유기+새틀라이트 1조)의 국내 출시 가격은 99만원으로 꽤 비싼 편이다. 유무선 인터넷 공유와 와이파이망 확장 외에 다른 부가기능(간이 NAS 기능 등)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러나 평균 10대 이상의 와이파이 사용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환경이거나, 실내 어디서든 끊김 없는 무선 4K 스트리밍이 가능한 최상급 무선 환경을 구축하려는 가정이나 중소규모 사업장, 소규모 건물이라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