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질적인 금남정맥 따르는 코스
- ▲ [좌]미륵산 정상부의 경사진 암부. [우]미륵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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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전북산악연맹 익산연맹의 김남섭 회장, 송병철 부회장, 서재을 자문위원, 정해수 대장, 서복희, 이금순, 유기세, 이문자, 황호섭, 이금용, 박정환, 김호기씨와 호남지리탐사회(회장 필자) 박영근, 양흥식, 장혜경, 김진호, 이시연, 안성희, 김호남, 오태순씨 등이 답사했다.
6년 전에 종주했던 실질적인 금남정맥(금강과 만경강 분수령)인 익산과 금마를 잇는 1번 국도인 쑥고개는 도로를 확장하면서 절개지에 동물이동통로를 만들어 전혀 다른 모습이라 들머리 찾는 데 혼선이 온다. 2002년 금남정맥 종주 때 지났던 구도로 좌측에 있는 진주소씨 표석을 따라 오르니 감회가 새롭다. 두엄 저장소로 변한 숲속에서 서쪽의 작은 고스락에 오른다.
잡목숲을 25분쯤 걸으면 이름 없는 삼각점이 발길을 잡는다. 곧이어 동쪽 상양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오르면 북쪽에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북쪽 상양, 남쪽 신사로 가는 사거리에서 서쪽으로 오른다. 곧이어 굴등고개 위에 닿으면 정맥을 종주하는 부여 김영환씨 리본이 반긴다. 칡뿌리를 채취하고 흙을 메우지 않은 웅덩이가 너무 많아 볼썽사납다.
우거진 녹음 사이로 정맥이 고도를 한바탕 올리고 나면 헬기장이고, 길이 아주 좋다. 북쪽으로 오르면 묘소가 자리 잡고 있는 용화산 정상에 닿는다(쑥고개에서 1시간10분 소요). 용화산과 미륵산을 자주 온다는 유기세-이문자씨 부부가 동쪽으로 헬기장을 거쳐 조각공원(40분 소요)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고 귀뜸했다.
- ▲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미륵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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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릉을 3분쯤 걸으면 전망이 좋은 조망대다. 정상으로 착각하기 쉬운 곳이다. 황사 때문에 희미하게 서쪽엔 미륵산, 동쪽엔 천호산이 조망된다. 북쪽은 서동요공원 세트장이 내려다보인다.
정맥이 동쪽으로 뚝 떨어지면 군부대의 사격 실수로 산불이 발생해서 남쪽 산자락에 즐비하게 늘어선 고사목들이 통곡하고 있다. 돌탑이 있는 서동요공원 세트장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완만한 능선을 걸으면 송신탑이 웅장하게 보이는 미륵산이 우뚝 솟았다. 낭산과 금마를 잇는 포장도로인 다름재 또는 아리랑고개로 불리는 도로에 내려서면(용화산에서 40분 소요) 수원백씨 묘비와 군부대 철조망이 있다.
나무계단이 설치된 숲길을 20분쯤 오르면 복원한 미륵산성을 만난다. 급경사 바위를 밧줄 잡고 오르면 묘소가 있는 능선에 닿는다. 북쪽은 송신탑으로 가고 정맥은 남쪽으로 간다. 바위능선을 오르면 헬기장을 지나 미륵산 정상에 닿는다(아리랑고개에서 40분 소요). 전북산사랑회와 익산시에서 세운 이정표(남쪽 미륵사지 2.4km, 교육연구원 2km, 북쪽 심곡사·아리랑고개 1.5km)와 넓은 공터가 있고 멋진 바위와 울창한 숲이 있다.
정상에서 하산 도중 남쪽 저수지를 바라보면 흡사 우리나라 지도를 닮았고 그 옆에는 공수부대가 보인다. 전망바위에 서면 미륵사지와 삼기농공단지가 지척이다. 남쪽 교원연수원, 북쪽 미륵사지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면 앙상하게 뿌리를 드러낸 소나무들이 아픔을 호소한다.
무등산 서석대처럼 미륵산 서쪽 자락에 주상절리의 암봉이 멋지게 다가온다. 미끄러운 철계단을 내려오면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작은 폭포와 쉼터가 있는 냉정약수(冷井藥水)가 나온다. 이 약수는 미륵산 중턱의 암벽에서 솟아나는 샘으로, 물맛 좋기로 소문났다. 금마지에 오월 단오절, 칠월 칠석과 백중, 팔월 한가위가 되면 인근 주민들이 미륵산 정기를 받은 약수로 목욕을 하기 위하여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기록이 있다.
넓은 공터 주차장 옆엔 미륵사와 소림사가 있고, 넓은 임도를 내려가면 미륵산이 우뚝 솟았다. 금마면 기양리에 있는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을 구경하고 뒤돌아보면 삼각추의 미륵산이 멋진 자태를 뽐낸다(미륵산에서 1시간 소요). 산행 후 김남섭 회장이 준비한 미륵산순두부집에서 순두부를 안주 삼아 동동주로 하산의 피로를 달랬다.
- ▲ 냉정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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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산사랑회가 답사한 제2코스는 이렇다. 미륵사지와 냉정약수를 거쳐 소나무숲으로 올라서면 계단이고, 5분쯤 오르면 등산로가 바윗길로 가파르다. 산이 대부분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평야지역에 우뚝 솟아 제법 산행미가 있다. 전망대 바위에 서면 북으로 익산시가지, 동으로 정상의 암벽과 그 주변의 바위들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곳부터는 송림과 올망졸망한 바위들이 어우러진 급경사를 오르면 거대한 바위가 있는 쉼터다.
정상이 바로 지척이고 흉물스런 한국통신과 군부대 통신시설이 보인다. 큰 바위 뒤에는 항공촬영하기 위하여 설치한 도근점이 있고, 곧이어 정상에 닿는다(미륵사지에서 1시간 소요). 조망도 좋지만 널따란 공터가 있다. 북쪽에 있는 통신시설은 미륵신앙의 요람인 산의 정기를 빼앗고, 정상의 간이매점은 쓰레기를 유발시켜 안타깝다.
미륵산에서 북릉의 산줄기가 뚜렷하다. 이 때문에 정맥꾼들이 무심코 송신탑 방향의 산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중간지점에 금강홍수통제소가 있어 더욱 혼선을 가져오게 돼 산 아래까지 내려갔다 돌아오는 수고를 하기도 한다.
정상에서 정맥은 남쪽(미륵사지 방향)으로 200m쯤 내려가다가 서쪽 장항동 방향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송림으로 꺾여 내려야한다. 10분쯤이면 사거리인데, 곧바로 운행하다보면 등산로가 마치 임도처럼 넓어진다. 잠시 후면 독도에 유의하여 대판 마을 뒤 잘록이에서 정맥이 넓은 등산로를 버리고 북으로 꺾어진다. 동으로 미륵산이 우뚝하다.
미륵산에서 40분쯤이면 산줄기가 좌측으로 꺾어지며 길이 희미해서 잡목과 씨름해야한다. 17분쯤이면 장항동 뒤 느티나무 옆 논두렁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금강과 만경강의 물줄기를 나누는 분수령이 신기하다. 이곳부터는 정맥이 전답과 장항동 뒤의 낮은 산과 임도를 15분쯤 따라가다가, 삼기주유소 뒤에서는 밭 한가운데로 정맥이 가다가 창고와 철조망을 건너 도로를 따라가면 석불사에 닿는다(미륵산에서 1시간20분 소요).
/ 글·사진 김정길 전북산사랑회 회장·호남지리탐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