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찔레꽃은 피는데
고성기
여든 훌쩍 넘으신 울어머니
나이도 잊고 생일도 다 잊으셨으나
끝까지 잊지 않고 부르는 노래 ‘찔레꽃’
내 어려서 듣던 그 가락 그대로 아직도 수줍게 노래하시는
주름살 깊은 울어머니
달 밝은 선비 마을 ‘명월’을 감싸 안은
팽나무 숲 그 연륜처럼
세월에 이끼 묻어
구름 그리 흘러갔으나
그 맑은 목소리
은쟁반에 가득 고여
오늘도 옥구슬로 흐르고 흐를지니
제주의 딸, 오금숙!
백난아로 거듭 태어나
삼천리 어느 고을엔들 그 노래 그쳤으랴.
‘낭랑 십팔세’ 한반도를 돌고돌아
온 국민의 가슴속에 ‘찔레꽃’으로 활짝 피더니
예언처럼 ‘이별의 술잔’을 들더란 말입니까
1988년
‘백난아 히트 애창곡집’을 내며 쓰신 서문은
들찔레 보다 더 붉었습니다
“생각하면 유리알같이 눈물이 돌아 번져버릴 것 같은 아름다운 청춘이었습니다.
찬바람 불던 식민치하의 무대에서
만세소리 드높던 해방의 무대에서
포연이 자욱한 6.25의 무대에서
뜨겁게 뜨겁게 성원해주신 팬들의 박수소리 또한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사랑이 많고 아직도 열정이 많습니다
아직도 그리움이 많고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
이 생명 다할 때가지 노래할 것입니다.”
오금숙은 가고 없으나
백난아는 지금도 여기 살아
찔레꽃으로 피었습니다
세월의 날카로운 가시를 딛고,
이제는 하얀 찔레로 피었습니다
나이도 잊어버린 울어머니
처녀시절 부르던 노래
이제는 예순 넘은 아들이 부릅니다
우리들 어머니 주름살 가득 수줍음이 고이는 노래
그 ‘찔레꽃’을
이제는 우리 모두 가슴으로 부릅니다
부르다 부르다 목이 메면
가슴 깊이 빨갛게 묻으렵니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고향
언덕우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든 못잊을 동무야
달뜨는 저녁이면 노래하든 세 동무
천리 객창 북두성이 서럽습니다
삼년 전에 모여 앉아 백인 사진
하염없이 바라보니 즐거운 시절아
연분홍 봄바람이 돌아드는 북간도
아름다운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꾀꼬리는 중천에서 슬피 울고
호랑나비 춤을 춘다 그리운 고향아
첫댓글 내가 좋아하는 노래 찔래꽃...
많은 이들이 즐겨 부르고 있는노래
당신은 정말 행복한 분이십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