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의 첫 야간 기차를 탔다. 베이징에서 밤 10시 20분 출발하여 칭따오(청도)에 아침 7시 30분에 도착하는 특콰이 열차. 그러나 중국 침대칸은 6인이 기본이었다.ㅡ.ㅡ
4인실도 있지만 엄청난 가격차이 때문에 대부분 잉워(딱딱한 침대)를 타는데 우리 부부는
6인실의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말도 안통하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허리 아픈 남편과 함께하는 마눌의 얼굴은 심히 걱정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가장 아래층이 가장 좋다. 앉아서 책도 일을수 있고, 창가에 난 테이블도 쓸 수 있다.
그 다음이 중간층. 맨 마지막으로 가장 꺼리는 곳이 상층 침대이다. 사진에서는 별로 티가 안나지만
막상 올라가보면 2미터 가까운 높이가 아찔하기도 하고, 열차 천장이 바로 있어서 앉을 수도 없다.
오로지 올라가면 누워가야 하는 침대칸인 것이다.
결국 낑낑대며 배낭을 짐칸(위 사진에서 사람앉은 곳 위에 선반이 있다)에 올려놓고,
자전거 체인으로 엮어 놓고, 겨우 침대로 올라갔다.
아마도 이날 저녁은 내 주위 5미터 이내 사람들은 제대로 못 잤을 것 같다.
평상시 코골이도 심한 편인데다가 뒤척일때마다 허리가 아파와 낑낑 댔으니....떼이부치 중꿔런~
요 열차가 우리를 칭따오로 실어 나른 특콰이(T로 시작하는 열차이며, 빠른 편에 속한다)
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부터 비가 온다. ㅜ.ㅜ
방이는 어젯밤 너 코골이 심했다며 놀리기나 하고 ㅜ.ㅜ
지 혼자 우산쓰고 잘~~간다. 허리 아픈 또리는 낑낑대면서도 찍을 건 다 찍었다.
그렇게 도착한 칭따오. 역 앞부터 삐끼들이 난리가 아니다. 그러나 론리 신봉자인 마눌이 이미 찍어 놓은 곳에 가기 위해 과감히 뿌리쳤으나....
칭따오 역이 공사중이라 쓰팡(사방)역으로 종착역이 바뀐 것을 몰랐다 ㅜ.ㅜ
하긴 이게 여행의 재미이기도 하지만...비 맞으며 아무리 론리 지도를 보고 찾아봐도 비슷한 곳이 없다.
경찰한테도 물어보고, 상인에게 물어봐도 모두 '우루'라고만 할 뿐.....
그러나 알고보니 5번 버스를 타라는 얘기였다. 중국의 버스는 몇 번으로 불리지 않고 路(루)로 지칭된다. 5번이면 5(우)루인 것이다. 그걸 모르고 계속 비 맞으며 헤맸으니...
결국 비도 오고, 허리도 아프고, 길도 모르겠고....처음으로 택시를 탔다. 도시에서.....
그렇게 도착한 칭따오역 근처 잔잉빈관(잔잉 호텔, 혹은 여관). 원래 이 곳이 종착역이었으면 바로 찾았을 것을...택시비 13원내고 왔다.
80원에 쓰라는 것을 하루에 70원으로 깎고 들어가보니 엄청 넓다. 4인실인데 둘이 쓰라고 한다.
인터넷도 된다고 하여 케이블을 찾아보니 커넥터가 없다. 목 마른 놈이 우물판다고 내가 부속달라고 해서 작업을 해보지만 될 턱이 없다. 알고보니 방마다 인터넷 케이블이 연결되어 무료 사용이 가능한데 유독 우리 방만 케이블이 절단나 있는 것. 이 글도 우리 앞방 비어있기에 잠시 쓰자고 하고 3시간째 쓰고 있다. 중국 인터넷이 우리보다야 못하지만 쓸만한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잔잉빈관 소개 : 론리프래닛에 소개된 곳으로 칭따오역에서 3분 거리이다. 옛 건물이지만 친절한 주인이 맞아주고 있으며, 영어는 거의 못한다. 그러나 바디랭귀지로 오케이. 그리고 현관에는 시베리안 허스키 종인 피피가 지키고 있는데 엄청 순딩이다. 6일간 하루 70원(10000원정도, 베이징의 40% 수준)에 머물며 만족할만한 곳이다.
그러나 비가 오고 추운 날씨로 변하자 밤과 새벽에는 추위때문에 혼났다. 덕택에 코 감기까지 걸렸다. 샤워는 카운터에 얘기하면 틀어주고, 화장실은 좌변기이지만 반 자동으로 물을 채워야 한다. 배낭여행객이라면 추천할만 한 곳이다.
중국인들도 개를 엄청스리 좋아하는 듯하다. 길 가다보면 우리 나라에서도 비싸다는 품종의 개들이 넘쳐난다. 위 사진은 사자개로 유명한 중국 고유의 개. 이름? 생각이 안난다. ㅡ.ㅡ
일주일간 있었던 칭따오에서 날씨가 좋았던 날은 오직 3일뿐... 다른 날은 비가 오거나 바람이 엄청스리 불어댔다. 비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오는 날부터 시작한 비는 3일간 내렸다. 처음에는 허리에 무리 가지 않도록 쉬어주던 우리 부부는 제 버릇 개 못준다고 하루에 4-5시간은 비가 오더라도 싸돌아 다녔다. 그 중에 론리에 나와있던 식당을 찾겠다고 비오는 밤에 칭따오 거리를 헤맨 기억은 가장 싫은 추억으로 남았다. 비는 오지, 바람은 불지, 식당은 안 보이지.....엄청 주위에 떨고 다녔다.
덕분에 마누라는 방에서 빨래하느라 고생했다.
위 사진은 그나마 비가 그친 셋째날 칭따오 앞 바다이다. 우리로 치면 광안리 삘이 나는 곳으로 저 날씨에도 한 쪽에서는 수영빤스만 입고 배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곳곳에 세워진 것은 보트와 아쿠아리움 보라는 삐끼들의 입간판이다.
아직 해는 안 떳지만 비가 안온다는 즐거움에 방이와 또리가 해변을 찾았다. 마치 우리나라 서해안 어느 곳 같지만 분명히 중국 칭따오이다. 우리 뒤로 보이는 것이 칭따오의 상징이기도한 친안지오우(잔교)로 칭따오맥주에도 그려져 있다.
요거이 아까 멀리 봤던 잔교.
무료인 잔교까지 가서 보니 그물에서 물고기와 갯가재 등을 떼어내는 노부부가 있었다. 추운 날씨에 바다에서 건져 올렸을 그물에서 몇 마리의 고기와 갯가재들을 떼어내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더한 것은 노인의 손이 덜덜 떨리는 것이었고, 그나마 오른쪽 손의 두개 손가락 끝이 없었다. 그럼에도 저들이 파는 갯가재는 1킬로그램에 겨우 15원에 팔리고 있었다. 약 30마리의 갯가재를 우리돈 2200원 정도에 파는 노부부. 누구는 그들과 우리네 삶을 비교치 말라고 하지만 난 아직 그 경지까지는 못가는 것 같다.
안쓰러움에 서둘러 그 자리를 피했다.
중국 전역에서 볼 수 있다는 삼륜차. 아마 수제품인 듯 한데, 바퀴 세개에 껍데기만 올려 놓은 듯하다.
대부분의 모델이 마티즈와 비슷하다.
드디어 4일? 되는 날. 해가 떴다. 아니 해가 비춘다. 3일만의 해에 칭따오 할아버지도 창가에 빨래를 내건다. 이 날은 시내 어디를 가나 그동안 보지 못했던 빨래걸이와 각양각색의 빨래를 볼 수 있었다.
우리 부부도 오랜만의 햇빛을 받으며 체온을 올렸으며, 간만에 선글라스를 끼기도 하였다 ^^v
잔교 앞 건물에 새겨져 있는 칭따오의 과거 100년의 모습. 주물로 만들어 순서대로 붙여 놓았다.
중국어와 영어로 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누구는 중국의 문제 중 하나로 빈부의 격차를 꼽는다.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한켠에는 6천만명이 넘는 극빈층(연평균 수입 10만원 이하)이 있는 나라. 도로에는 우리나라보다 더 다양하고 비싼 외제차들이 넘쳐나고, 백화점에는 삐까번쩍하게 차려입고 쇼핑중인 사람들로 북적댄다.
흑묘백묘론을 주창했던 중국. 그러나 위 사진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떨지 궁금하다.
역시 입장료를 받지 않기에 찾은 노신공원에서 한 컷. 바닷가를 따라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노신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 놓았다고 한다.
칭따오 인민들이 사는 거리의 모습. 대부분 1층은 상점으로 꾸며놓았고, 아파트형으로 사는 곳이 많다.
칭따오 시정부쪽의 현대식 건물. 칭따오는 쓰팡(사방)쪽과 칭따오잔(청도역) 근처의 올드시티와 시정부를 시작으로 동쪽으로 이어지는 신도시로 나뉘어 진다. 한국 사람들이 4만명이상 산다는 칭따오에서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신도시쪽에 있는 듯하다. 어떻게 아냐고?
버스타고 지나다 보니 분당 어느 곳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으니까. 그만큼 한글로 된 간판이 많았고 한국 사람들도 많이 봤다.
올드 시티 어느 한 집의 모습. 오래된 담장을 그만큼 오래된 듯한 담쟁이가 휘감았다.
우리 부부의 한 끼 식사. 베이징에서는 뭣모르고 식당에서 20-30원짜리를 먹었는데 일주일정도 지나고 보니 4-5원이면 충분하다. 차오판(볶음밥)하나에 5-8원정도이고, 만두(파오즈, 지아오즈)는 10개에 4-5원이면 된다. 면 종류 역시 5-8원 정도.
칭따오에 있으면서 까르푸(중국식 발음 지아르푸) 등에서 빵과 야채등을 사서 아침을 해결하고 점심은 간단한 면종류나 볶음밥으로, 저녁은 만두로 해결하였다.
사진은 베이징에서 못 먹은(사실은 태국에서 먹었던) 베이징 카오야를 까르푸에서 사서 집에서 맥주 한잔 하는 모습이다.
이제 칭따오에서의 시간도 거의 지나간다. 칭따오는 휴양도시라고 하여 마냥 쉬려고 했으나 날씨와 추운 방, 아픈 허리 등으로 제대로 쉬지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아쉬움이 크다.
내일(4월 26일) 10시 37분 발 난징행 고속열차를 방이가 나 허리 아프다고 과감하게 루안쭤(1등칸)로 질러버려 편안하게 갈 수 있을 듯 싶다. 허리 찜질도 하고, 파스도 붙여보고 했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낫지 않은 허리...ㅜ.ㅜ 경험상 10일 이상 지나야 할 듯한데....이 글을 읽는 분들이 응원을 하면 힘이 될 듯하다. ^^
그리고 29일 상하이로 들어가 대학 후배 정조를 만나고, 한국에서 휴가를 맞춰 나오는 동해와 조인해 멋있는 상하이 투어를 한다. ^^ 화이팅!
<출처 : 중국여행 동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