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은 명(明) 대의 유학자 홍자성 (洪自誠)이 지은 책으로서
유교(儒敎), 불교(佛敎), 도교(道敎)를 아우른 정신수양서이며 처세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전집(前集) 에서 223개 이야기(章)와 후집(後集)에서135개의 이야기(章)가 있다.
책에 써져있는 중요 내용들을 골라 발췌 해본다.
가. 채근담의 의미
근래에 나오는 책들처럼 고전도 그 서명(書名)이 책의 내용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도 단순한 글자 자체의 뜻만으로 파악할 수 없고, 그 의미를 자세히 풀어 본 뒤에야
합의를 알 수 있는 서명이 적지 않다. 이러한 서명은 책의 특징적 면모를 이해하고
사상을 탐색하는 중요한 출발점 역할을 하게 된다.
채근담도 특이한 서명 때문에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채근담이라는 서명을 붙인 것은 저자인 홍자성(洪自誠) 자신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다음 우공겸 의 채근담제사에서 알수 있다.
마침 벗 홍자성이 채근담을 가지고 와 나에게 보여주면서 서(書)를 써 달
라고 하였다. . 이러한 이야기를 채근(菜根)이라고 이름붙인 것은 본다.
스스로 청렴결백하게 수양하는 가운데서부터 나온 것이요.
또한 스스로 배양하는 속에서 얻은 것이니 그가 세상 풍파에 시달리고 험난한 역경을
겪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홍씨가 말하기를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하면 나는 마음을 편안히 하여 수고로움을 보익하며,
하늘이 내 처지를 불우하게 하면 나는 도를 형통하게 하여 불우함을 뚫고 나가니. 하늘인들
나를 어찌하 겠는가?'라고 하였으니 그가 경계하고 노력하였음을 또한 살필 수 있다.
우공겸은 친분이 있었던 홍자성의 부탁을 받아 제사를 써 주었다.
여기서 그는 서명의 유래를 홍자성의 생활태도, 인생역정 등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다.
한편 그 유래를 소학(小學)에서 찾으려는 학자도 있다.
일본 대정시 15년(1926년)에 간행된 채근담강화에 실린 복전아태랑(H회)의 서문을 보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중국 송대의 유학자인 왕신민'이 사람이 나물 뿌리를 씹어 먹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라고 하였다. 명대의 홍자성은 바로 이 말에 근거하여
채근담이라는 서를 취한 것이다.
사람이 나물 뿌리를 씹어 먹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라는 대목은
주희가 포전집 채근담에 나온다.
채근담 전집(前集)에서 몇개 장들을 본다.
1
도덕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은 한때 쓸쓸하고 외로우나. 권세에 빌붙어
아부하는 사람은 영원히 불쌍하고 처량하다.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은 세속을 초월한 진리를 살피고 죽은 후
자신의 평판을 생각하니, 차라리 한때 쓸쓸하고 외로울지언정 영원히불쌍하고
처랑하게 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34
이익과 욕심이 다 마음을 해치는 것이 아니다. 자신만이 옮다고 생각하는
독선이야말로 마음을 해치는 도적이다. 음악과 성욕이 꼭 도덕수양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총명하다고 잘난 체하는 것이야팔로
도덕수양의 장애물이다.
35
인정은 변하기 쉽고. 세상살이 험난하고 고생스럽기만 하다.
일이 순탄치 못할 때에는 반드시 한 걸음 물러나는 이치를 알아야 하고,
일이 거침없이 잘될 때에는 반드시 조금씩 양보하는 공덕을 더해야 한다.
36
소인을 대할 때 엄격하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미워하지 않기가 어렵고,
군자를 대할 때 공손하게 받드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예의 갖추기가 어렵다.
135
불가에서 만사가 인연에 따른다고 하는 '수연' (隨緣)과 유가에서 처지에 따라
마팡하게 행동한다고 하는 '소위'(素位)의 네 글자는 인생이란 바다를 건너가는
구명구(救命具)와 같은 것이다. 인생의 바닷길은 아득한데 한결같이 모든 일마다
완전함을 구하려 한다면 온갖 잡념이 어지러이 일어날 것이요
상황에 따라 마음을 편하게 갖으면 어디에서든 만족을 얻으리라.
후집(後集)
1.
속세를 떠나 산림에 사는 것이 즐겁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반드시 자연에 은둔하는
진정한 참맛을 터득한 사람은 아니며, 명예와 재물이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 반드시
병리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린 사람은 아니다.
21
내 앞에 놓인 현실에 만족할 줄 알면 바로 그곳이 신선의 세계요. ,
만족할 줄 모르면 그저 욕망 가득한 속세일 뿐이다.
세상의 온갖 인연을 잘 쓰면 어디서나 생기가 충만하나. 잘 쓰지 못하면
곳곳마다 살기가 가득하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인간이 사는 시회의 규범과 삶의 기준은 변하지 않는다.
현 세대에서도 마음에 새길 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