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소설) 서열
만덕이 가출했다. 해가 기울고 기온이 내려갔다. 더 버틸 기운도, 갈 데도 었다. 별수없이 농장으로 돌아왔다.
소리 안나게 대문을 열고 조심스레 발을 들였다.
"헉!"
만덕이 대문을 닫으려다 기절초풍할 뻔했다. 귀신을 만난 듯 놀랐다. 대문 바로 옆에 춘자가 팔짱을 끼고 서서 노려보고 있었다.
풀죽은 만덕을 본 춘자가 물었다.
"어디 갔었어?"
"......."
"묻잖아. 전화도 안 받고 어딜 갔었어?"
"가출했었어."
"왜?"
"이런 데서 사람이 어떻게 살어?"
"멀쩡한 밥 먹고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사냐?"
만덕이 솔직하게 속에 있는 얘기를 꺼냈다.
"니 나이가 나보다 한참 밑인데도 말을 짧게 하잖아! 난 그것부터 싫어!"
이 한 마디 때문인지 모스겠으나 춘자의 태도가 바로 달라졌다. 춘자가 처음으로 말을 길게 했다.
"오, 그러셌쎄요?"
만덕이 귀를 의심했다. 춘자의 말이 길었다. 만덕은 믿을 수가 없었다. 검증을 해보고 싶었다. 씨익 웃으며 말했다.
"술상이나 봐와!"
,
춘자의 말은 여전히 길었다.
"네네. 어련하시겠어요?"
만덕은 거리에서 방황하지 않고 농장으로 돌아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